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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다운사이징 시기 다가온다

국내 주택시장 경색·해외 발주감소..업계 “하반기 구조조정 위기 올 것”

노경은 기자 ㅣ rke@sisapress.com | 승인 2016.01.18(Mon) 15: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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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건설사가 수주한 쿠웨이트 원유집하시설과 가압장 시설개선 프로젝트(KOCFMP) 공사 현장

국내 건설업계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해외 수주가 여의치 않아 국내 주택사업에 몰두했지만 주택시장도 점차 경색되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까지는 국내 시장에서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분양물량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이달 초 각 건설사 수장들이 내놓은 키워드만 봐도 성장보다는 생존에 초점을 두고 있다.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의 신년사는 이러한 위기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황 사장은 "올해는 지금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어려운 여건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냐, 해외 시장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살고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와 해외시장 모두 악재가 있어 방향 설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건설업계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2008년까지 국내 주택시장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아파트 가격 폭등기에 강남3구 재건축 시장에서 재미를 봤다. 당시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강남3구의 재건축을 통해 부흥기를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래미안, 반포자이, 강남구 도곡렉슬, 대치아이파크, 송파구의 엘스, 리센츠, 파크리오 등 현재 국내 최고 아파트로 평가받는 곳들도 이 시기에 이들이 재건축한 단지다.

당시 과투자가 진행된 국내 주택시장이 금융위기 때 얼어붙고 난 후부터 2014년까지 건설사들은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 4대강 사업으로 국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할 때 해외로 나가 선진기술을 익혀 기술 혁신을 이룩했다. 이게 국내건설 침체로 둔화된 건설사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이즈음 글로벌 건설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도 닦았다. 2009년 491억 달러였던 해외수주액이 2010년 716억 달러로 46% 급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5년 건설사들은 다시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수년 동안 이루어 해외부문 외형이 급성장했으나 이면에 리스크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등 일부 건설사들은 실제 어닝쇼크에 시달렸다. 7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던 해외수주액은 2015년 400억 달러 대로 떨어졌다. 다행히 수년간 침체됐던 주택시장이 정부정책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일부 건설사들은 국내 분양시장으로 되돌아 와 해외수주에서 생긴 손실을 보충했다.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주택시장은 당장 내달부터 시작되는 대출규제, 공급과잉으로 집값 상승세가 멈춰서면서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해외 상황도 별반 좋은 게 아니다. 특히 해외건설의 황금어장인 중동 각국이 유가하락의 타격으로 발주나 공정 진척이 지지부진하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해외공사의 원가 개선, 저가 수주 경쟁 회피와 같은 방어 경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16일 이란 제재가 해제된 게 건설업계의 큰 호재라고는 하지만, 이란 정부의 재정 부족과 저유가 심화로 건설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장 시급한 인프라 사업이 먼저 하반기부터 발주되고 한국 업체들에게 의미가 있는 석유 및 가스 플랜트는 일러야 내년 이후에나 본격화 될 듯하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일각에서 건설사들의 다운사이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상황에 최고로 민감한 건설업종의 특성상, 개별 건설사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의 문제가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국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분양열기가 미약하게나마 남아있어 상반기에는 분양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는 장담할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출구전략도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하반기부터 상당수 건설사들이 인원감축 등 조직슬림화를 통한 다운사이징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림그룹의 고려개발은 자본이 완전 잠식돼 감자와 증자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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