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도 프리미엄폰 전략 흔들린다..애플, 인도 공략 박차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6.01.22 16:32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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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인도시장 진출에 전략 수정 불가피해진 삼성
애플이 인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며 삼성전자의 신흥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 사진=뉴스1

삼성전자의 신흥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놀란 애플이 인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애플, 인도=삼성’이라는 스마트폰 시장의 암묵적 카르텔이 깨질 조짐을 보이며 삼성전자는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보단 인도 등 신흥국 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중국 시장은 이미 애플과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IHS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유럽시장과 유사한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성장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성숙화 되면서 수요도 줄고 있다.

반면 신흥국은 마지막 남은 스마트폰 시장으로 여겨진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중국 스마트폰 보급률이 64.3%로 미국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스마트폰 시장 수요 정체가 예상돼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신흥국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이를 예상하고 신흥국에 집중 투자했다. 갤럭시A, 갤럭시Z 등 중저가 모델로 초반에 시장을 잡고 이후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로 바꾸게 하는 ‘락인(Lockin)’전략을 구상한다는 계획이었다. 스마트폰은 락인 효과가 특히 강한 분야다.

지금까지 이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최근 리서치업체 SA(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조사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향후 성장가능성이 큰 스마트폰 신흥시장 15개 국가 중 14개 국가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애플이 끼어들었다. 중국시장 수요 침체가 예상되자 애플은 최근 인도 정부에 정식 매장을 여는 것과 함께 온라인에서도 제품을 팔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신청했다. 허가가 나면 인도에도 정식 애플스토어가 생기게 된다. 애플스토어가 생긴다는 것은 애플이 그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한국은 아직 애플스토어가 없다.

애플이 인도시장에 뛰어든 것은 인도가 신흥국 중에서도 특히 매력적인 국가이기 때문이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급격히 커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A는 지난해 인도에서 스마트폰 1억1800만대가 팔렸고 2017년엔 1억740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현지화 전략으로 인도시장을 공략해왔다. 자체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 갤럭시Z시리즈를 인도에서 제일 먼저 공개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점유율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3.2%로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이 순위에서 5위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애플의 인도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는 자칫 수익성 낮은 중저가폰만 팔고 애플에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내줘야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프리미엄 제품만 보유한 애플이 인도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 시각도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반대로 인도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많지가 않다”며 “제품군이 다양한 삼성과 달리 프리미엄 제품뿐인 애플은 인도시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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