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열전]⑳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성과제일주의 강조
  • 황건강 기자 (kkh@sisapress.com)
  • 승인 2016.01.22 18:08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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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조직 만들 것”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은 겸손하기로 유명하다. 자신을 낮추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고 평가 받는다. 그는 하나은행 남부지역본부장부터 충남북지역본부, 대전영업본부, 충청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하며 영업통으로 불리던 시절에도 스스로가 '시골 촌놈'이라며 칭했다. 

그가 통합 KEB하나은행의 첫 은행장으로 확정되자 하나은행 내부에서 반발하는 기류가 포착되기도 했다. 정통 하나은행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함 은행장은 1956년 충남 부여군에서 태어나 논산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일각에선 하나은행이나 외환은행 출신을 제치고 서울은행 출신이가 통합은행장이 됐다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그는 역대 은행장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몸을 낮춘다. 주변 인사들은 다른 은행장들과 비교해도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서울은행에 근무하면서도 주경야독으로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남에게는 관대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다는 평가다.

취임후 행보에서도 그는 외부에 자신을 알리기보다 은행 내실을 다지는데 먼저 나섰다. 현장에서부터 갈고 닦은 영업통이라 영업제일주의를 강조하며 성과를 끌어올리는데 힘썼다. 본인도 행장실에 앉아 있기보다 직접 영업을 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노력은 형용사가 필요없는 숫자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통합후 KEB하나은행의 원화 총대출액은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172조원을 넘겼다. 취임전인 8월말 170조원에 비해 2조원이 늘었다. 월평균 활동고객 수는 약 3만9500명으로 취임전보다 1만명 이상 늘었다.

그는 올해에도 외부에 자신 성과를 알리기보다 은행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신년사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만 신년사를 냈다. 

그는 탁월한 영업성과를 기록한 행원급 직원들을 특별승진 시키는 등 올해도 성과제일주의를 이어가고 있다. 임직원의 화학적 통합을 위해 공정한 평가와 능력에 따른 승진이 필수라는 지론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임직원은 직급연한이나 급여, 고과 기준 등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다. 은행 이름뿐인 통합이 아니라 화학적 통합을 위해서라면 승진이나 보상에서 공정한 잣대가 필요하다.

함 은행장은 올해 특별승진자를 발표하면서 “출신 은행이 아니라 능력과 성과에 따라 직원을 중용하겠다. 이 원칙은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오직 성과로만 평가받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하나의 은행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출신이라고 우대받지 않고 외환은행 출신이라고 차별받지 않는 조직을 만드는 것. 그것이 함영주 행장이 그리는 KEB하나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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