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진짬뽕 대박으로 업계 2위 안착
  • 고재석 기자 (jayko@sisapress.com)
  • 승인 2016.01.25 16: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함영준 회장 신제품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삼양 제치고 농심에 도전
지난 2014년 4월 3일 이강훈 오뚜기 사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퀸튼 포춘 앤유 레전드, 제이미 리글 맨유 아시아 사장(왼쪽부터)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오뚜기-맨체스터유나이티드 파트너십 론칭행사에서 유니폼 증정식을 갖고 있다. / 사진=뉴스1

오뚜기의 상승세가 무섭다. 3개월 새 진짬뽕 4000만개를 팔아 지난해 최고 히트작으로 끌어올렸고 진라면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삼양식품과의 2위 경쟁에서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다. 라면시장 매출 극대화를 내세운 함영준 회장의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1일 농심이 닐슨코리아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보다 2.1% 상승한 18.3%를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1.9% 떨어지며 11.9%에 머물렀다. 12월 점유율만 놓고 보면 두 회사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2위 경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현재 국내라면 순위 20위권에 속한 오뚜기 제품은 진라면 매운맛, 순한맛, 참깨라면, 진짬뽕 등 4개다. 진라면의 안정적 매출구조와 진짬뽕의 공습이 도드라진다. 참깨라면 매출도 완만한 상승세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불닭볶음면 큰컵을 20위권에 올렸다. 하지만 불닭볶음면 하락세가 눈에 띤다. 전년도 9위에 오르며 삼양의 새 주력제품으로 떠올랐던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12위로 밀려났다. 팔도비빔면보다도 순위가 뒤처졌다. 갓짬뽕을 출전시킨 프리미엄 짬뽕전쟁에서도 열세다. 해외에서 불고 있는 불닭볶음면 인기에 위안을 삼아야 할 상황이다. 제품개발과 마케팅 모두 투자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삼양이 남긴 틈새를 파고들었다. 차별화된 제조기법을 도입해 프리미엄 짬뽕 시장을 선도했다. 고온에서 야채를 볶는 웍(Wok)원리는 불맛을 그대로 구현했다. 짬뽕라면 중 유일하게 닭육수를 활용한 점도 맛 차별화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마케팅 투자는 더 공세적이다. 배우 황정민을 내세워 TV와 영화관 CF를 집중 공략한 광고전략은 3사 중 가장 돋보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2년간 내보낸 진라면 류현진 광고도 진라면 판매를 30%이상 늘리는 데 기여했다. 류현진 계약 이후 오뚜기의 광고비 지출은 4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4년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협찬 파트너십도 맺었다. 이 당시 오뚜기 3분카레 광고에 해외 유명 축구스타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오뚜기가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를 할 수 있던 배경은 가정간편식 시장의 매출상승 덕이다. 1인 가구 확산에 따라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오뚜기 제품이 큰 수혜를 봤다. 농심이나 삼양식품과의 경쟁에서 분명한 차별화 요소다.

오뚜기의 적극적 투자에 힘입어 진짬뽕 판매량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진짬뽕은 12월에만 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월 80~100만개를 판매하는 기세대로라면 1월 매출은 200억원을 넘길 태세다.

전직 요리사 출신이기도 한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흰국물라면과 달리 짬뽕라면은 친숙한 맛이기 때문에 스테디셀러로 남을 것”이라 전망하며 “진짬뽕의 연간 가능한 매출을 2000억 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이 기세를 몰아 노무관리도 차별화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말 대형마트에서 판매직으로 일하는 시식사원 18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숙련된 현장직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함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으로 알려졌다.

주가 상승은 오뚜기의 성장세를 잘 보여준다. 진짬뽕 출시 초기 주가는 110만 수준이었다. 1월 말 현재 주가는 137만원~142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는 오뚜기가 2위 자리를 완전히 굳히고 올해 안에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올 한해 농심과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지가 주목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