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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가 조경태 데려가도 부산에서 싹쓸이 못한다카이”

“김무성, 자존심 없다” “문재인·안철수, 정치 모른다” 들끓는 부산 민심

부산=박준용 기자 ㅣ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1.25(Mon) 17: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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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주자 ‘빅3’인 김무성·문재인·안철수의 지역구인 부산의 유권자가 4·13 총선 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1월21일 부산 자갈치시장. © 시사저널 박준용

“조경태가 가도 새누리당이 부산 총선에서 싹쓸이는 못할 기다. 야당 지지하는 사람도 꽤 될 긴데…. 그런데 민주당(더불어민주당)에는 뽑고 싶어도 사람이 없다 아이가.”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구 을)을 지난 17·18·19대 총선에서 세 번 ‘찍어줬다’는 택시기사 김덕기씨(64)가 운전대를 잡은 채 혀를 차며 말했다. 이날은 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약칭 더민주) 탈당 이후 새누리당에 입당한다는 소식을 몇몇 언론이 보도한 1월20일이었다.

정치 평론가가 조 의원이 새누리당에 입당하는 경우 벌어질 부산 총선 판도 변화를 예측하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듣던 김씨는 ‘조 의원이 새누리당 가도 찍어줄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야당 떠나니까 아쉽다. 원래는 부산에서 민주당(더민주) 국회의원 당선된다는 게 신기했다”면서 “야당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부산에서 새누리당이 의석 독점하는 걸 견제한다고 찍어준 것도 있었지. 조 의원이 새누리당 간다니까 다시 생각해야겠다”고 말했다.

“조경태 잘하는데…새누리당 왜 가나”

조 의원은 다음 날인 21일 새누리당에 공식 입당했다. 부산에서 더민주 소속으로 내리 3선을 한 그다. 특히 19대 총선에서는 58.19%의 과반 득표를 했다. 16대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도 맡은 그는 자신을 ‘원조 친노’라고 말한다. 이후 ‘반노’로 돌아서 문재인 더민주 대표를 연일 비판하던 그는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며 “이렇게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조 의원의 탈당에 지역구인사하구 을 주민들 일부는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20~40대 젊은 세대에서 이런 모습이 감지됐다. 감천동에 산다는 대학생 박 아무개씨(27)는 “(조 의원이) 탈당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문 대표를 엄청 비판하는 것도 좀 그렇다”고 말했다. 정치 혐오나 무관심이 심해진다는 얘기도 나왔다. 감천동의 한 횡단보도 앞에서 만난 조 아무개씨(34)는 “19대 총선에서 조 의원을 뽑았다”면서 “자기 이익을 위해서만 싸우는 거 아닌가. 이번에는 투표 안 하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조 의원 지역구 중·장년층 여론은 이와 온도차가 있었다. 우선 부산역에서 사하구로 가기위해 탄 택시에서 운전기사 윤 아무개씨(58)부터도 “조경태씨 일 많이 하잖아. 나는 새누리당 지지하는데 조경태씨만 뽑았다. 문재인씨한테 딱 맞는 말만 하던데”라고 조 의원을 치켜세웠다.

특히 1월21일 오후 4시쯤 사하구의 재래시장을 찾아 민심을 들어보니 조 의원 편이 많았다. ‘조 의원이 지역구 관리는 잘한다’는 평을 받는 이유를 알 만했다. 사하구 다대동 재래시장에서 25년간 건어물 장사를 했다는 김병수씨(58)가 전기난로에 몸을 녹이며 말했다. “조경태 의원? 새누리당으로 나와도 된다고 봐야제. 3선 했는데. 새누리당이든 국민의당이든 상관없다. 자기만 소신 있게 하면 찍어주삘라고 한다마.” 김씨가 앉은 간이의자 뒤편에 놓인 소형 TV에서 종합편성 채널에 출연한 정치평론가 패널 몇이 조 의원의 탈당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쏟아내고 있었다.

조 의원을 지지하는 이유로 “일 잘한다” “자주 온다”가 꼽혔다. 조 의원이 초선 때 부산 지하철 1호선을 자신의 지역구인 다대포로 연장하는 사업을 성공시킨 영향으로 보였다. 사하구 장림 재래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두만씨(58)가 그런 의견이었다. 김씨는 조 의원에 대해 묻자 자세를 고쳐 앉고 관심을 보이며 “(조 의원이) 새누리당 간 것은 잘했다고 본다. 서부산 발전이 지금 너무 안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예산 따오는 거 아니냐”면서 “조 의원이 1년에 여덟 번은 시장에 오는 거 같다. 서민하고 시락국(시래기국) 한 사발 먹으면서 이야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지역구 젊은층 배신감 느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3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 을)이 1월21일 부산시의회에서 탈당과 새누리당 입당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조 의원의 탈당에 부산 지역 더민주 측은 담담했다. 더민주 부산시당 관계자는 “부산 낙동강 벨트(북·강서 을, 사상, 사하 갑, 사하 을) 사수 전략에서도 조 의원은 따로 움직였다”면서 “원래 없는 것과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소란이 일어난 곳은 새누리당이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조 의원 입당에 애써 웃음을 감췄다. 박민식 새누리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부산 사람들 사이에는 ‘18석 중16석을 가진 부잣집에서 마지막 한 곳까지 독식해도 되겠느냐’ 하는 반발심리가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자칫 오만방자한 언동은 치명적인 역풍을 맞는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시당 관계자는 “그래도 야당이 낙동강 벨트에서 사하 을(조경태 의원지역)은 완전히 새누리당에 내줬다고 인정해야 되지 않을까”라면서 반색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조 의원의 탈당 연쇄 반응으로 갈등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사하 을에출마하려 했던 기존 새누리당 후보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부산 사하 을 예비후보인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아무리 현역이라도 야당내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왕따가 되다시피 한 인물을 데려온들 무슨 득이 될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김흥남·조정화 등 현직 시의원과 당협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등 이 지역 핵심 당원들도 1월19일 “정치공작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부산 정계에 30여 년간 몸담은 최정헌 새누리당 중앙당 부위원장은 “사하 을에 원래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출마하려고 했는데 조 의원이 당에 온다고 해서 사하 갑으로 바꿨다”면서 “당에서 조 의원에게 전략공천을 주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새누리당 소속으로 사하 을에서 조 의원과 붙어보겠다고 벼르던 인사들의 힘이 빠졌다”고 말했다.

“문재인, 인재 영입은 잘했다”

조 의원 탈당 파장은 부산 총선 판도까지 뒤흔들 기세다. 결과적으로 문 대표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까지 대권 주자 ‘빅3’를 총선 때 부산에 출마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먼저 입장에 변화를 보인 것은 문 대표 쪽이다. 문 대표는 당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하지만 조 의원이 탈당한 1월21일 진성준 더민주 전략기획위원장에게서 문 대표의 부산 출마설이 나왔다. 진 위원장은 문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기본 입장은 불출마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부산에서 출마하면 더민주가 바라는 ‘동남풍’이 불까. 문 대표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사상구에 출마해 55%대 표를 얻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부산 표 중 40%를 얻어 ‘선전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평이 갈린다. 우선 문 대표가 김종인 더민주 선거대책위원장,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등을 영입한 것에 대해서는 호평하는 분위기였다. 문 대표의 지역구 안에 있는 부산 사상터미널에서 만난 김기남씨(70)가 그런 경우다. 자신을 윤리교사 출신이라고 소개한 그는 “김종인씨는 좋게는 안 본다. 그래도 독약도 쓸 데 있는 거 아닌가. 지금이 쓸 데다”라면서 “부산 사람들 야당 지지가 딱 40~45% 정도 된다. 문재인씨가 부산에 출마하면서 대표 그만두면 나는 좋다”고 말했다.

문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주로 ‘정치 전략의 부재’와 ‘친노 비판’으로 모아졌다. 부산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BIFF) 광장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 아무개씨(70)는 “(문 대표가) 머리회전이 빨리 안 되나”라면서 “뭐할라꼬 대표에서 한 발짝 미리 물러나지도 않고 야로 부리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직장인 박정훈씨(27)도 “문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에 편승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부산시 수협 자갈치 공판장 초입에서 20년간 장사를 했다는 정 아무개씨(65·여)도 “정치에 관심은 별로 없지만 문재인하고 안철수는 정치한 지 얼마 안 돼서 뭘 잘 모르는가 보다”며 손사래를 쳤다.

안철수 개인에 대한 관심 높아

2015년 12월15일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고향인 부산을 방문, 김해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조경태 잡기’에 실패한 안철수 의원도 국민의당이 부산·경남(PK) 지역에 자리를 잡기 위해선 부산 출마를 계속 외면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안 의원에 대한 부산 시민의 평가도 문 대표와 비슷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의견에는 문 대표와 달리 지켜보자는 약간의 기대심리도 섞였다. 안 의원이 아직 부산에 서 한 번도 선거로 직접적 평가를 받아 보지 못한 탓도 있는 듯했다.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김 아무개씨(70)는 “안철수씨는 아직은 B급 정치인 아닌가”라고 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안철수씨가 되면 좋지. 안철수씨가 현재 경제를 살리는 데 맞다. 김종인씨 같은 사람도 예전 경제학자인데 안철수씨는 그래도 새롭지 않나”라고 말했다.

부산 서면 인근에서 만난 문 아무개씨(28)도 “(안 의원이) 리더로 나선 것은 거의 처음이지 않나”라면서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내는지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에게 “추진력이 약하다”는 비판은 여전했다. “야당을 깼다”는 부정적 시선도 있었다. 부산 광안리 주변에서 만난 류 아무개씨(25)는 “안 의원은 처음에는 괜찮다고 봤지만 ‘간을 본다’는 뜻의 ‘간철수’라는 느낌만 든다”면서 “현재 상황도 그런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부산역 인근에서 만난 북구 만덕동 주민 최수영씨(50)도 “야당을 깨고 나온 게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효자 노릇을 한 게 아니냐”면서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 개인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지만 그의 신당에 대해서 말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무소속인 이철조 부산 동구의원은 “국민의당도 1월20일 부산시당 발기인대회를 했다”면서 “현재 부산에서는 국민의당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조직도 없고 해서 바람이 일지 않는다.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월2일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열린 2016년 초매식에 참석해 첫 경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무성에 뿔난 부산 시민 “의리 없다”

‘부산 빅3’ 중 조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에 따라 상대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본 인물은 김무성 대표다. 최정헌 새누리당 중앙당 부위원장은 “김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한 시민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조 의원 영입을 했기에 회복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부산에서 김 대표의 입지는 여전하다. 부산일보가 1월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부산 시민 32.2%가 김 대표를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 대표(14.5%), 안 의원(10.2%)과 격차가 컸다. 그래서인지 김 대표의 지역구 영도는 총선에 대한 관심은 적어 보였다. 영도구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최홍배 한국해양대 교수는 “지역구에 거물이 있으니 확실히 선거 분위기가 안 뜬다. 영도 총선은 선거 없이 일정만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는 김 대표에게 주는 표가 온전히 ‘인물’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다. 특히 시민들은 지난해 7월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며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찍어내려 할 때 김 대표가 보인 모습을 부정적으로 기억했다. 그가 유 전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한 것이 “여당 대표로서의 자존심과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의리’가 없다”는 것. 김 대표 부친이 친일 논란에 휩싸인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영도구에서 만난 박대호씨(52)의 말이 이를 대변한다. “친일했던 사람의 자제가 국회의원 하고 대통령을 하면 되겠나. 우리나라도 이제 독립투사 자손이 좀 해야지. 그리고 저번에 원내대표를 지켜주지도 않고 의리도 없더라. 여당 대표가 돼가지고 간신처럼 대통령한테 바짝 기고 그래서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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