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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다간 중국이란 거대한 코끼리에 밟힌다”

홍준영 한국핀테크연합회 부회장이 말하는 한국 ‘핀테크 경쟁력’의 위기

감명국 기자·정리: 장지연 인턴기자 ㅣ . | 승인 2016.02.04(Thu) 14:22:20 | 13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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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국내에선 중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저가·저질 상품’을 말하는 이가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 중국의 IT(정보기술)산업은 이미 한국을 앞서 나가고 있다.” 스타트업 미디어이자 중화권 네트워크인 ‘플래텀’의 조상래 대표가 얼마 전 기자에게 한 말이다. 1월28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가진 홍준영 한국핀테크연합회 부회장은 더 절박한 위기감을 말한다. 그는 “중국이 지금 전 세계 핀테크 시장의 70%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중국이란 거대한 코끼리에 밟히기 직전이라는 것이다. 금융(Fin)과 기술(Tech)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그 속에 뛰어들고 있는데, 정작 IT 강국이라 자처하는 대한민국은 핀테크의 개념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는 형편이다.

 

ⓒ 시사저널 최준필


‘핀테크’ 하면, 흔히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아직 많은 듯하다. 정확히 설명한다면.

핀테크의 핵심적인 본질은 금융을 혁신시키는 수단이다. 그 혁신 전략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기존 금융에서 IT로 향하는 ‘점진적 혁신’이다. 지금 은행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실질적인 핀테크의 혁신은 ‘와해적 혁신’이다. 즉 IT에서 핀(Fin, 금융을 뜻하는 financial의 준말)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국내의 카카오나 KT 등 IT기업들이 인터넷뱅크 사업에 진출하는 것 등이다. 우리 ‘스타트업(start-up, 신생 벤처기업)’들이 기존의 뱅크로 들어가서 금융을 혁신시키는 이 모델이 바로 핀테크의 본질이자 와해적 혁신의 본질이다. 말씀하신 인터넷뱅킹 등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내부에서 하는 금융 솔루션 등의 전산화로서 이는 핀테크의 본질과는 다르다.

핀테크 시대에 접어들면 지금과 다른 어떤 변화가 올 수 있나.

당장 화폐만 놓고 보자. 지금 사용하고 있는 종이화폐라는 아날로그 방식이 디지털 비트로 바뀌는 것이 전자화폐다. 전자화폐에 신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보안 기술이 들어가야 한다.  핀테크는 신뢰를 줄 수 있는 보안 연결 플랫폼이다. 그다음에 기존의 종이화폐에서는 결코 할 수 없었던 방식, 즉 전자화폐 사용 데이터 정보가 모이게 되고, 이 정보가 엄청나게 많이 수집·축적된다. 그걸 응용할 수 있다. 미래 비트의 시대는 정보를 누가 얼마나 가지고 있고, 이를 얼마나 잘 분석해서 나중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느냐 하는 싸움이다. 이게 빅데이터다. 인공지능(AI)과 다양한 연결 지능이 결합해 예측이 가능한 시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본질, 즉 보안 연결 플랫폼과 빅데이터 플랫폼이라는 결합 플랫폼이 바로 핀테크의 본질이다.

한국이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막상 핀테크 분야에서는 다소 뒤처지는 듯하다. 해외의 상황은 어떤가.

대표적인 핀테크 본고장인 미국은 대부분 와해적 혁신을 채택했다. 전 세계 핀테크 기업 100위 중에 60%가 현재 미국 기업인데, 전부 IT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중 1위가 IBM, 2위가 마이크로소프트다. 영국 핀테크 기업들도 다 IT기업들이다. 문제는 중국이다. 놀랍게도 중국이 지금 전 세계 핀테크 시장의 70%를 주도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한다는 게 무서운 것이다. 제아무리 좋은 핀테크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시장을 만나지 못하면, 즉 그 기술이 시장과 연결되지 못하면 기술은 무용지물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바로 그런 경우다. 영국도 그런 문제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한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국가인 영국 역시 새로운 핀테크 기술이 등장해도 시장과 바로 연결되기 어렵게 만드는 보수적 금융 규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를 뚫고 가기 위해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고, 학교와 금융이 같이 지원하는 방식의 거버넌스 생태계를 만들어놓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나.

카카오나 네이버는 스타트업을 기반으로 해서 매출 1조원 이상의 실적을 올려 성공한 대표적인 유니콘이다. 이들은 글로벌로 가야 한다. 구글하고 붙어야 하고, 아마존하고 붙어야 한다. 중국의 알리페이하고 붙어야 하고, 샤오미하고도 붙어야 하는데, 이들이 그렇게 하기 위해선 필요한 게 있다. 플랫폼도 가지고 있고, 3500만의 국내 고객을 가지고 있지만, 핀테크의 혁신적인 신기술이 없다. 그렇다면 답은 나온 것이다. 기술이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과 카카오·네이버 등이 결합을 해서 글로벌라이징으로 가야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시도하고 나섰다. 그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카카오뱅크가 등장하고, 케이뱅크가 등장한 건 아주 바람직하다. 물론 늦었다. 4~5년 더 일찍 나왔어야 하는데. 지금 인터넷뱅크 사업자의 자본금 규모 등 자격 문턱이 높은데, 좀 더 낮춰야 한다. 문턱을 좀 더 낮춰서 작은 벤처들도 서로 조합을 만든다든지 연대를 해서 뱅크 사업에 스스로 진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앞서 중국이 무섭다는 말을 했는데, 특히 중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미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들은 자국의 전자화폐인 ‘알리페이’를 쓰고 있거나, 현금을 사용한다. 그 많은 여행객이 국내에 오지만, 제주도도 가고 부산도 가지만, 과연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그들은 명품 쇼핑센터에서 고가 의류와 가방 등을 산다. 그런데 현금으로 산다. 그 자금은 고가 면세품을 만드는 대기업들로 간다. 한 번 다녀간 외국인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그들이 쓰는 돈이 서민들에게도 전달되는 낙수(落穗)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갈 수 없는 구도가 구조화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현금을 쓰니까 정보가 모이지 않고, 또 그나마 알리페이를 쓰기 때문에 그 정보가 고스란히 중국으로 간다. 소비를 통한 고객의 맞춤형 상품을 준비한다든지, 고객에 대한 새로운 상품을 유도하고 새로운 프로모션 서비스를 통해서 재방문을 유도한다든지, 대한민국이 계속 실질적인 가치를 누적시키고 발휘해나갈 수 있게 해주는 정보가 전혀 지역경제에 모이지 않는 것이다. 미래가 없는 것이다.

최근 삼성에서 새롭게 주력할 3대 업종으로 스마트카, 바이오와 함께 핀테크를 꼽았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간편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한계가 분명하다. 삼성전자는 위기다. 중국의 샤오미를 예로 들면, 샤오미는 혼자 안 들어온다.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 전문 업체인 ‘텐센트’, 인터넷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결합해서 들어올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삼성전자는 네이버가 필요하다. 원래 네이버가 삼성에서 스핀아웃된 회사다. 삼성이 관리를 잘못했다. 소프트웨어 사업 해봐야 그게 얼마나 돈이 될까,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네이버가 삼성을 먹을 수도 있다. 삼성이 지금 위기를 겪는 이유는 플랫폼 부재 때문이다. 샤오미가 빨리 성장하는 건 중국 시장의 플랫폼을 갖고 있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자마자 바로 시장과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압축성장과 세계화가 동시에 되는 구조다. 삼성은 반도체와 모바일 기기 성공 이후에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데서 너무 많은 실수를 범했고, 결국 뒤처져 있다. 삼성전자의 가치는 이미 세계 100대 기업에서도 아슬아슬한 상황이 됐지만, 고작 15년 된 구글은 세계 2위의 자산 가치를 가지고 있다.

만약 지금처럼 한국이 뒤처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중국은 거대한 코끼리다. 우리 집 안방으로 코끼리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의 선택은 코끼리 등 위에 올라탈 것인가, 짓밟힐 것인가 그 기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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