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 배당 인색?...헤지펀드 공습
  • 하장청 기자 (jcha@sisapress.com)
  • 승인 2016.02.16 16:57
  • 호수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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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표 대결로 이어지지 않을 것”
GS홈쇼핑 주가 추이 / 사진=시사비즈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털이 GS홈쇼핑에 대해 배당확대 등 주주친화정책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같은 외국계 투자자들의 주장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분쟁이 제2의 엘리엇 사태가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C펀더멘털은 지난주 GS홈쇼핑에 배당을 순이익은 80% 수준으로 확대하고 자사주 10% 매입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SC펀더멘털은 GS홈쇼핑 지분 약 1.4%를 보유하고 있다. 우호지분을 합치면 3%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GS홈쇼핑은 SC펀더멘털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GS홈쇼핑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인 약 40%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단기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날 GS홈쇼핑 주가는 전일대비 5600원(3.15%) 오른 18만3600원에 마감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삼성물산과 엘리엇 간 분쟁 이후 국내 대기업과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주총 표 대결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GS홈쇼핑 측은 SC펀더멘털의 일방적인 요구 사항에 불과하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우호지분 구도에서 GS홈쇼핑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이나 표 대결로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외국계 자본이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전포석의 의미”라며 “팽팽한 심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겠지만 주총 표 대결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GS홈쇼핑은 매년 꾸준히 배당성향을 늘리고 있다. 2012년 주당배당금(DPS)는 3000원으로 배당성향은 12%에 불과했지만 2013년 3500원(17%), 2014년 7700원(42%), 지난해엔 5200원(41%)로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실적 부진에도 불구, 유통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성향을 고수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GS홈쇼핑은 7500억원 가량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투자 계획이 없어 주주가치를 높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연말에도 주당 5000원대의 현금배당이 가능할 것”이라며 “배당매력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연구원은 “이번 이슈로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홈쇼핑 업체들이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저평가 상태의 홈쇼핑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GS홈쇼핑 주주 구성은 최대주주인 GS가 30.0%를 보유하고 있고, 대한항공과 한진 등의 우호지분은 각각 4.50%, 3.50%다. 그는 “자사주 4.9%까지 더할 경우 GS계열의 우호지분은 43% 이상이지만 외국계 펀드의 지분율은 35%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GS홈쇼핑이 SC펀더멘털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GS홈쇼핑과 표 대결에서도 외국계 펀드는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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