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진심? 눈동자를 보라”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2.17 10:25
  • 호수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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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경영학과 개설 10주년 맞이한 ‘인상학 박사 1호’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교수

“운명에 체념하지 않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2013년 인기를 끈 영화 <관상>에서 관상가의 아들인 진형(배우 이종석)은 과거에 급제하고 이런 말을 남긴다. 그는 유명 관상가인 아버지의 판단을 거슬러 관직에 올라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 한다. 

‘국내 인상학 박사’ 1호인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의 연구는 영화 <관상> 속 진형의 생각과 결이 같다. ‘운명 결정론적’ 관상학을 벗어난 ‘인상학’에 힘을 쏟은 것이다. 인상학은 관상학이 말하는 ‘생긴대로 산다’가 아니라 ‘사는대로 생긴다’는 명제를 더 믿는다. 

주 교수는 이런 생각을 실용학문에 적용해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를 이끌었다. 초반에는 생소한 학문에 의문을 던지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학과는 점차 자리 잡았다. 이제는 선거철이면 정치인에 대한 인상학 분석을 문의하기 위해 주 교수를 찾는 이가 많다. 주 교수는 올해 학과 설립 10년째를 맞는다. 2월 18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축하행사를 열 예정이다. 2월 16일 주 교수를 만나 그의 인상학 이야기를 들었다.

‘사는대로 생긴다’는 인상학은 ‘마흔 이후 자신의 얼굴은 책임져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요즘은 마흔까지 안 가도 된다. 20대에도 적용된다. 옛날에 마흔 살이 기준이었던 것은 대체로 30대 초반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통제 받을 대상이 없었을 때 10년 간 어떻게 살았느냐를 따진 것이다. 지금은 옛날보다 자녀의 의사대로 부모가 들어주는 편이니 젊은 사람도 마음이 인상에 나타난다. 

인상학에서 사람을 처음 보면 뭘 보나. 

대상에 따라 다르다. 전체적으로는 인상을 본다. 얼굴에 나타나는 기혈도 본다. 그러면 느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기준은?

눈썹 사이가 중요하다. 미간이 펴져 있는 게 좋은 인상이다. 안 좋은 것은 눈썹 사이에 주름이 딱 잡히는 거다. 가만히 있어도 주름 잡히는 사람도 있다. 이는 평소에 얼마나 인상을 썼는지 보여준다. 눈도 중요하다. 가까이서 눈을 마주쳐도 먼 데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윽한 눈이 좋다. 눈이 코앞에서 왔다 갔다 하거나 눈이 흔들리는 것은 좋지 못하다. 

시대에 따라 달라지나.

전쟁시기에는 여성과 남성 모두 턱이 넓은 강인한 인상이 좋게 평가 받는다. 그 이후인 현재는 여성 연예인들을 봐도 얼굴 폭이 좁은 게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납대대한 얼굴이 호평 받다가 지금은 예민하지만 턱이 좁아도 된다고 본다. 

선거철에 정치인·언론에서 인상 분석을 많이 요청한다던데. 

맞다. 그런 경우에는 정치인에게는 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눈은 정신세계를 나타낸다. 정치인 중 여기저기 떨리고 초점이 흔들리는 분이 있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대중 앞에 서서 연설할 때 도 그런다. 그런 인물은 자신의 생활 뿐 아니라 신념도 불안하다는 뜻이다. 

거론되는 대권 잠룡에 대해 인상 평가를 해주자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경우 얼굴선이 가늘어서 매너 있어 보이지만 정치인 같은 거친 면은 없다. 주변에 눈썹이 짙은 추진력 있는 사람을 두면 좋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턱이 들어갔고 얼굴이 안으로 오목하다. 진지하고 많은 것을 하려는 욕구가 있지만 참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느린 인상에 얼굴이 볼록하고 살집이 있다. 포용력이 있지만 느린 그와 발맞추는 사람이 없으면 힘들 수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얼굴이 맑다. 창조적인 대신 정치인치고 얼굴이 두껍지 않다. 얼굴의 기색이 자주 바뀐다. 

‘얼굴경영학’ 전공을 개설하고 10주년을 맞았다. 

처음에는 위태했다. 실용학문으로 접근하려 했는데 언론도 잘모르니까 학과 이름을 들먹이며 ‘있다 없다’ 코너에서 ‘이런 학과도 있다’고 언론에 나온 적도 있다. 열심히 논문과 책을 써서 조금씩 이 학문을 알렸다.

‘얼굴경영학’에서 말하는 인상학이 왜 중요한가.

인상학은 사회에 필요하다. 현재 사회는 심리학적으로만 사람의 상태를 분석하려 한다. 하지만 사람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조치해야 해결할 수 있다. 그 때 그 사람을 붙잡고 일일이 설문에 응답하게 해서 심리분석을 할 수는 없지 않나. 눈에 보이는 인상으로 판단해야 할 때가 올 수 있다. 인상학은 이 때문에 심리학, 뇌과학, 골상학(骨相學) 등과 연계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좋은 관상을 위해 성형을 하는 풍조도 있다. 어떻게 보는가. 

그보다 마음을 성형하는 게 좋다. 해외에 입양된 사람은 사고가 다르기에 이국적 외모를 소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마음도 바뀌어야 인상이 바뀐다는 얘기다. 성형을 한다 해도 표정이 따라야 살이 붙고 근육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성형만 하면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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