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지난해 대형사고 이어질 뻔 한 준사고 11건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6.02.17 16:11
  • 호수 137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종실 내 연기 발생하고 엔진 정지하는 등···안전 더욱 신경써야 목소리
2013년 7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214편 B777-200 여객기가 착륙하다 활주로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충돌한 여객기 잔해의 모습. / 사진=뉴스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에서 지난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준사고가 11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객기 조종실 내 스파크와 연기가 나거나 엔진 정지, 활주로 이탈 후 재진입, 기내압력조절장치 이상 등 부상자는 없었지만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들이었다.

17일 국토교통부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준사고는 대한항공 4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나항공이 2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각각 1건이었다. 나머지 3건은 조종사 교육용 항공기에서 발생했다.

항공법상 항공기 사고란 사람의 사망·중상·행방불명, 항공기의 중대한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결함 등을 뜻한다. 준사고란 항공기 사고로 발전할 수 있었던 사건을 의미한다.

대한항공 여객기 준사고는 지난해 2월13일 미얀마 양곤공항에서 지상이동 중 날개 끝 부분이 다른 항공기와 부딪혀 손상한 사례, 4월15일 중국상공 고도 2만7000피트에서 여객기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비상선언 후 산소마스크 사용 및 고도강하 사건이 있었다.

또 지난해 7월5일에는 괌 공항에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했다가 재진입한 사고를 냈고 같은 달 23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에서 비행 중 엔진 이상으로 리야드공항으로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평하고 있다. 2005년 8월 121명이 사망한 그리스 헬리오스 항공기 추락 사고는 대한항공과 유사하게 기내 기압 장치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사고였다. 기내 압력을 유지하는 여압 장치 설정을 자동으로 하지 않아 조종사와 탑승객들이 의식을 잃었고 추락했다.

대한항공 항공기가 괌 공항 활주로를 이탈했다 재진입한 사고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브라질 항공사인 TAM항공 3054편은 2007년 7월 17일  목적지인 콩고냐스 상파울루 공항에 도착했으나 활주로를 이탈해 탑승자 186명 전원과 지상 인원 8명 등 194명이 사망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준사고도 심각했다. 지난해 1월14일 러시아 상공에서 조종실 내부에서 스파크와 연기가 발생해 비상 착륙한 사고가 있었다. 7월14일에는 서해 상공에서 우측 엔진이 화재로 정지해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1998년 9월 2일 승객 215명과 승무원 14명 등 탑승자 229명이 사망한 스위스 항공 111편 추락 사고는 아시아나항공과 유사하게 기내 연기와 스파크 발생으로 생긴 사고였다. 스위스항공 111편 조종실에서 연기와 스파크가 발생했고 화재로 이어져 해상에 추락했다. 다행히 아시아나항공 조종실에서 발생한 스파크와 연기가 화재로 번지지 않아 인명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 여객기는 작년 5월28일 청주공항에서 앞에 착륙한 군용기가 활주로를 완전히 빠져나가기 전에 착륙했다. 자칫 항공기간 충돌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제주항공 여객기는 지난해 12월23일 김포에서 제주로 가던 중 기내압력조절장치를 켜지 않아 급강하한 사건이 준사고로 분류됐다.

항공기 준사고는 2012년 7건, 2013년 4건, 2014년 3건이었지만 지난해 11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발생한 준사고 11건에 대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에 있다.

플레인크래시인포(planecrashinfo)에 따르면 비행기 사고 원인에서 조종사 과실이 지난 50년간 5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았다. 2010년에서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준사고 중 사고 원인이 밝혀진 27건 중 12건이 조종사, 정비 과실이었다. 뒤이어 부품 결함및 엔진결함이 11건, 조류 충돌이 4건에 이르렀다.

사고, 준사고의 범위에는 들지 않지만 비정상운항으로 분류된 항공안전장애 현황을 보면 지난해 총 108건이 있었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한항공은 32건, 에어부산 10건, 제주항공·티웨이항공 각 8건, 이스타항공 7건, 진에어 5건, 에어인천(화물전용) 2건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륙 중단이 46건으로 가장 많고 회항 29건, 주기장복귀(램프리턴) 12건, 목적지 교체 7건 등이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항공 사고는 작은 부분에서 문제들이 발생해 복합적인 요인들이 겹쳐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준사고와 대형사고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경우가 많다. 최근 준사고가 급증하는 데 대해 각 항공사들은 안전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