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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환익 한전 사장 "에너지신산업, 민간과 동행"

전기요금 인하 반대..."OECD서 가장 싸...가정용 누진제는 개선 필요"

한광범 기자 · 하장청 기자 ㅣ totoro@sisapress.com | 승인 2016.02.23(Tue) 06:32:34 | 13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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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19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 사진=한국전력

조환익(65) 한국전력 사장이 22일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전은 이날 전남 나주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조 사장 연임 안건을 의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청, 인사혁신처 재가 요청을 거친 뒤 박근혜 대통령이 재가하면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조 사장은 2006년 산업부 차관으로 공직 생활을 마친 후 공기업을 연이어 맡으며 경영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2012년 12월 한전 사장에 취임한 후 사상 세 번째로 연임을 하게 됐다. 1998년 퇴임한 이종훈 전 사장에 이어 무려 18년만이다.

본지는 한전 주주총회 3일 전인 지난 19일 조 사장을 만났다. 조 사장은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웃으며 "고단하게 됐다"면서도 '조환익호(號) 한전 시즌2' 구상을 소상히 설명했다.

조 사장은 연임 배경에 대해 "통상 전문가로서 한전이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특별한 사명을 갖고 전선에서 더 싸우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에너지신산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겠다"며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100조원대 신시장과 50만개 일자리 창출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사장은 "(새 기후변화 협약인) 파리협정 이후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대통령께서 탄소 감축을 부담이 아닌 산업 창출의 기회라고 말씀하셨다"며 "한전으로서도 업(業)의 변화를 통해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해외 진출을 시키고 고용을 늘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조 사장은 한전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기요금 인하 요구에 대해 "교각살우(矯角殺牛)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그는 가정용 전기요금 문제로 지적돼 온 누진제에 대해선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한전 본사가 이전한 전남 나주를 에너지신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겠다는 지역 발전 구상을 전하기도 했다.

-한전 사상 3번째로 연임이 확정됐다. 소감은?

"고단하게 됐다.(웃음) 사실 지난해 12월 중순 임기가 끝나고 뒤통수가 아름답게 나가려고 생각했다. (공직 생활 등을 하며) 함께 해외 전선에서 뛰던 사람들이 (현장에는) 한 명도 없다. 유일하게 남은 노병이 됐다. 아마 해외 통상 전문가로서 한전이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특별한 사명을 갖고 전선에서 더 싸우라는 것 같다. 파리협정 이후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소 감축을 부담이 아닌 산업 창출의 기회라는 의견을 밝혔다. 거기에 한전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한전이 그런 역할을 할 충분한 여력이 되나?

"과거 적자와 여러 문제에 시달렸던 한전은 현안 문제도 다 해결했고 투자여력이 있는 회사로 바뀌었다. 신용등급도 전 세계 에너지 회사 중에 제일 높은 AA등급이다.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을 때 전력 공급을 잘하는 것이 한전의 업이었다. 하지만 예비율이 항상 20%를 넘는 지금 상황에선 한전이 수요 관리면에서 새로운 업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해외에 진출하고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한전이 먼저 과감하게 마중물 투자를 해 여건을 만들면 기업들이 앞다퉈 들어온다. 한전이 여건을 조성한 전기저장시스템, 스마트그리드, 전기차충전사업에 삼성, 현대차, LG, SK 등이 전부 뛰어들고 있다. 연임에 대해선 제가 이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환익호(號) 시즌2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취임 후 매년 경영구호를 만들었다. 올해 화두는 보합대화(保合大和, 화합을 이뤄 전체가 함께 조화롭게 나가자)이다. 본격적으로 한전이 다시 중심이 되자는 거다. 과거 한전은 주변 생태계와 경합했다. 전력산업 파이를 누가 더 갖고 가는지를 두고 민간업계와 갈등도 있었다. 이제는 그 대신 한전이 중심이 돼 일종의 공유경제 형태로 전체 생태계를 키워보려고 한다."

-예시를 들어주실 수 있나?

"예를 들어 과거 전력 사정이 빡빡할 때는 민간 발전회사들이 한전으로부터 이익을 많이 냈다. 한전이 비싼 발전단가 전기까지 사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전력 사정에 여유가 생겨 그런 걸 안 산다. 그래서 민간 발전회사들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이제는 한전이 다른 방식으로 민간 발전회사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같은 생태계 안에 있으니 모두 함께 생존해야 한다. 그렇게 만든 경쟁력으로 해외를 바라봐야 한다. 한전이 해외에 나갈 때 보합대화의 정신으로 반드시 민간기업과 함께 나가려고 한다."

-한전이 주도할 수 있는 에너지신산업은 무엇인가?

"전력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하는 에너지신산업이다. 한전의 전력 품질은 세계에서 압도적인 1등이다. 거기에 한국은 IT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이다. 이 두 가지를 융합해 그 경쟁력으로 새로운 기후변화 협약 체제 안에서 산업을 만드는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스마트빌딩,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타운에 이어 스마트시트, 스마트아이랜드까지 가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 있는 분야를 찾아 해외로 뻗어나가는 사업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지난해 한전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 외에 어떤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나?

"전기요금 현실화, 유가 하락, 본사부지 매각 등 외부적 여건이 좋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서 한전 가족들의 노력을 저평가하는것이 아쉽다. 한전 경영진과 전 직원들은 고유가 시절부터 뼈를 깎는 경영효율화 노력을 해왔다. 본사 부지매각도 단순히 운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특히 작년에는 기술개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 신규수익 창출 등을 통해 8600억원에 경영효율화 및 자구노력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해외사업 분야 매출이 4조원을 넘겨 전체 매출 대비 7.2%에 달했다."

-최대 실적 달성 후, 전기요금 인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여름철에 개인용 전기에 요금폭탄을 안겨준다는 비판을 받는 주택용 누진제는 분명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요금이 지나치게 수직적이고 단계가 많다. 한전이 부담을 안더라도 개선할 의지가 있다. 하지만 한전 실적과 전기요금 인하를 연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한전 이익 중 단 1원도 직원들 복지를 위해 나가지 않았다. 모두 빚을 갚거나 재투자, 배당에 썼다. 그렇게 투자해 국민에게 선순환할 수 있도록 시장을 위해 써야한다. 예를 들어 전기요금을 2% 내리면 한전으로서는 막대한 손실이지만 국민 입장에선 체감 효과가 없다. 2013년 두 차례 전기요금을 올린 후 2014년부턴 전기요금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실적을 전기요금 인하와 연결 짓는 건 자칫 교각살우(矯角殺牛)가 될 수 있다."

-특히 산업계에서 전기요금 인하 요구 목소리가 크다.

"한국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제일 싸다. 일본은 한국의 2.5배 수준이다. 그동안 이렇게 싼 전기요금으로 한국 경제가 경쟁력을 갖춰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잘못된 선택'이 고착화 돼 있기도 하다. 발전소에서 가스, 석유, 석탄을 사용하면 60%는 날아가고 40%만 에너지가 된다. 날아가는 60%는 자원손실뿐 아니라 전부 온실가스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에너지 과소비가 생긴다. 축사를 예로 들어 보자. 축사에서 가스나 석유를 쓰면 100%가 에너지화가 되는데 이걸 굳이 40%만 에너지가 되는 전기로 한다. 이런 것이 잘못된 선택이다."

-그럼 이익금은 구체적으로 어디에 쓸 예정인가?

"과거 전기요금 인상 억제로 인해 증가된 차입금 상환에 최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6조4000억원 상환했고, 올해는 4조2000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연말엔 부채비율이 90% 이하 수준이 돼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에너지신산업 분야 등에 8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송배전설비 지중화를 확대하고 전력설비 선진화 등 국민편익과 직접 연관된 부분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또 적정 수준의 배당도 필요한 상황이다."

-경영실적 외에도 한전 직원들에게도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비결은 무엇인가?

"사장 취임 구호가 '어게인 켑코(Again Kepco)'였다. 노동조합을 포함해 직원들이 그 구호를 매우 좋아했다. 막 취임했을 때 직원들은 빚덩어리 회사라는 세간의 비판 때문에 자존심이 굉장히 상해있었다. 한전 직원으로서 자존심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새 사장이 취임 구호를 '어게인 켑코'라고 하니까 무척 좋아했다. 그렇게 먼저 신뢰구축에 힘을 쏟았다. 2013년 경영구호였던 '무신불립(無信不立)'도 그런 상황을 반영해 내세운 것이다. 이제 직원들이 어딜 가도 떳떳하다. '어게인 켑코' 구호 그대로 한전이 돌아온 것이다."

-나주 혁신도시 이전 1년을 넘겼다. 지역 발전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되고 있나?

"한전이 나주에 내려온 것은 전력 수도를 천도한 것과 다름없다. 한전도 새로 태어나야 하는 동시에 나주에도 에너지밸리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주는 한전 이주 1년 동안 엄청나게 변화했다. 한 지역이 1년 사이 그렇게 바뀔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다. 지금까지 77개 기업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오는 2020년까지 500개 기업을 유치한다는 로드맵을 설정했다. 에너지밸리는 에너지신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될 것이다. 아울러 본사 처·실과 지역 마을 간의 자매결연 맺기와 지역인재 장학금 지급, 다문화가정 어머니 나라 보내기 등을 통해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모범사례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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