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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2차 집단 탈당 사태 ‘모락모락’

컷오프 이어 ‘3선 이상 50%, 재선 이하 30%’ 대상 정밀심사도 예정…집단 이탈 물밑 움직임 포착돼

김지영 기자·김현│뉴스1 기자 ㅣ young@sisapre | 승인 2016.03.02(Wed) 00:35:26 | 13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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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월24일 국회 정론관에서 ‘컷오프’ 관련 브리핑을 마친 후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 내 ‘공천 전쟁’이 시작됐다. 야권은 그동안 분당사태를 겪으면서 20대 총선 공천과 관련한 작업이 늦어짐에 따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非박근혜)계와 이한구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장을 내세운 친박(親박근혜)계 간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천 파열음이 작았다. 그러나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당의 공천 작업이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공천 혁신’을 앞세운 칼바람이 빠른 속도로 휘몰아치고 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내에선 “야권은 공천 물갈이를 하면서 앞서나가는데 우리는 공천 룰을 놓고 계파 갈등만 두드러져 이대로 가다간 총선에서 과반 확보도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컷오프 대상자 탈당 및 탈당 예고

야권 내에선 공천 혁신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느냐가 호남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선거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피비린내 나는 공천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칼을 꺼내든 쪽은 더민주다.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 이후 당이 안정감을 찾으면서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을 중심으로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민주는 2월24일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의 컷오프(공천 배제) 명단을 발표한 데 이어 25일엔 김종인 대표의 광주 방문에 맞춰 북구 갑과 서구 을 등 광주 지역 2곳의 선거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연이은 인적 쇄신책으로 물갈이 요구가 높은 호남민심을 적극 끌어안겠다는 전략적 포석이 담긴 것으로 읽힌다. 더민주의 한 핵심 당직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당은 공천심사를 할 때 지역별로 필요에 의해 당겨서 할 수도 있다”며 “현재 광주가 급하기 때문에 우선 전략공천 지역으로 요청한 두 곳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관리위는 조만간 공천심사를 통해 ‘3선 이상은 50%, 재선 이하는 30%’를 정밀심사대상으로 분류한 후 공천 탈락자를 가릴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각에선 “현역 의원 절반 가까이 물갈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민주의 핵심 인사는 “대폭적인 물갈이 공천으로 당내에서 반발이 일어나고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국민에겐 ‘더민주가 정신 차리고 쇄신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총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김 대표가 공천 칼날을 꺼내들자, 탈락자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후 폭풍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당장 비례대표로 대구 출마를 준비 중이었던 홍의락 의원은 컷오프 발표에 2월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대구를 버렸다”며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대구 선거를 이끌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도 기자회견을 통해 홍 의원에 대한 컷오프 철회를 요구하며 “요청이 실현되지 않으면 저 또한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컷오프 대상자로 발표된 문희상·김현·전정희 의원 등은 이의신청을 했다. 만약 이의신청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엔 과거 비주류로 분류됐던 송호창·전정희 의원 등의 탈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한때 자신의 측근이었던 송 의원을 향해 “함께 의논하자”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親문재인계’와 ‘동교동계’ 결별하나



 

 

특히 최근 공천 배제 명단에 친노(親노무현) 주류 측이 대거 포함되면서 주류 측의 반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친노 원로인 문희상·유인태 의원과 친노 핵심인 노영민·김현 의원, 범주류로 분류되는 신계륜·임수경·백군기 의원 등이 컷오프 명단에 오른데다 범주류인 강기정 의원(광주 북구 갑)이 당의 전략공천 지역 선정으로 사실상 공천 배제를 당했다. 당 안팎에선 지금까진 시작에 불과하고 다음 타깃은 범주류에 포함되는 86(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운동권 그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강기정·임수경·김현 의원 등은 86그룹 인사들이다. 김 대표가 2월25일 광주에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이용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과거 세력과 관행은 단호하게 끊어내겠다”고 밝힌 것도 주류 측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주류 측의 한 인사는 “정밀심사를 공관위원들의 찬반 투표로 한다는데, 그 결과를 누가 순순히 받아들이겠느냐”며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공천 과정에서 비대위 체제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주류인 이원욱 의원은 강기정 의원 지역에 대한 전략공천 지역 선정에 대해 “완전히 사천(私薦)”이라고 반발하며 연판장을 돌렸다.

컷오프 파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컷 오프 대상인 신계륜 의원 등이 집단 탈당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컷오프 대상 의원의 측근은 2월2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컷오프뿐만 아니라 조만간 (‘3선 이상 50%, 재선 이하30%’) 정밀심사를 통해 상당수 의원이 공천 배제 대상자로 분류될 것”이라며 “정밀심사를 통해 공천에서 배제될 의원 명단도 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어서 해당의원들이 정밀심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탈당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컷오프를 계기로 지난해 12월에 이은 ‘2차’ 집단 탈당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2차 집단 탈당자들이 ‘제3지대’에서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확보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원내 17석)보다 앞선 ‘기호 3번’으로 출마하려는 물밑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2월26일 현재 집단 탈당이 예상되는 의원으로 컷오프 대상인 신계륜 의원과 컷 오프 명단에 없는 설훈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정밀심사를 통해 공천에서 배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진급 J 의원과 또 다른 J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탈당을 예고한 한 중진 의원은 “이번에 더민주를 깨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컷오프 대상 의원의 측근은 “우리 당에 김종인 대표가 합류할 당시 문재인 대표와 합의한 것 중 하나가 ‘인적 청산’이었다. 지금 그 합의대로 가고 있다”며 “만약 집단 탈당 사태가 또 벌어지면 ‘친(親)문재인’ 계파와 ‘동교동계’의 결별이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탈당 예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범(汎)동교동계로 분류된다.

국민의당은 2월23일 선거대책위를 공식 출범시키고 2월25일 전윤철 체제의 공천관리위를 가동하면서 공천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공직후보자자격심사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전윤철 위원장의 사의 표명설이 나돌았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전 위원장은 공관위원장까지 겸임하는 것으로 발표됐지만, 해외 일정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갖가지 설이 나돌기도 했다. 국민의당의 한 당직자는 “결국 권한 문제 때문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전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된 탓인지, 당 지도부는 2월25일 밤에 열린 공관위 첫 회의에서 전 위원장에게 전폭적인 힘을 실어줬다. 김한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제가 (공관위)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공관위는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성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저는 공직생활을 통해서도, 과거 청와대 비서실장을 하면서도 그랬지만, 원칙에 맞지 않는 것에 대해선 대통령에게도 승복하지 않았다”며 지도부의 공천 개입에 대해서도 차단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월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컷오프 대상자에 오른 것에 대해 반발하며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국민의당 내부 “현역 의원 물갈이 공천해야”

여기에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경쟁하고 있는 더민주의 공천 칼바람이 자극제로 작용하면서 최근 잠잠해졌던 ‘호남 지역 현역 물갈이론’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2월25일 더민주가 광주 지역 내 2명의 현역 의원 중 1명인 강기정 의원을 사실상 공천 배제하자, 국민의당 내에선 ‘현역 물갈이’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당직자는 “이제는 광주 등 호남에서 물갈이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누가 더 현역 의원 물갈이를 많이 해내느냐가 호남 지역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직자도 “이번 일이 호남 의원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가세했다. 일각에선 뉴DJ(김대중 전 대통령)론으로 ‘현역 물갈이’를 강조해왔던 천정배 공동대표가 지역구인 광주 서구 을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물갈이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핵심 인사는 “천정배 대표가 호남 지역의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면 자신은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물갈이를 주장할 순 없지 않겠느냐”며 “천 대표가 수도권으로 올라와 안철수 공동대표와 함께 수도권 선거를 이끄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 현역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 호남 지역 의원은 “일부러 현역을 떨어뜨리거나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해선 안 된다. 전략공천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호남 의원도 “당 소속 의원들은 다른 당과 비교해보면 절대적으로 소수”라며 “현역 의원들은 희생을 감수하고 합류한 측면도 있는데, 무조건 물갈이 대상으로 삼으려는 것을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호남 의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당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상돈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호남 물갈이에 대한) 얘기가 조금씩 나오고는 있지만, 워낙 현역 의원들이 소수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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