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형 제조업체 A사는 저임금을 무기로 하는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이 거세지자 이를 타개하고자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 먼저 설계도 정보를 디지털화했다. 설계 정보가 가공 기계에 자동으로 반영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기존에는 설계도 정보를 직접 금형 기계에 입력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입력 오류도 발생했다. 그러나 스마트 시스템 도입 후 전체 작업시간이 전보다 30~50%가량 단축됐고, 설계도 정보 입력에 따른 오류 발생률도 절반으로 줄었다.

정부는 이런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제조업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나섰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함께 중국·인도 등 후발국의 추격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스마트공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제조업 효율성을 높인 공장을 말한다. 제품에 바코드나 RFID코드를 통해 물류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부터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공장 자동화를 구현하는 고도화 단계까지 다양한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각 기업은 스마트공장을 통해 생산품의 불량률을 줄여 원가를 낮춘 제품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수준은 기초, 중간1, 중간2, 고도화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기초 단계는 생산 이력 및 불량 관리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기존에 수기로 작성했던 생산 품질 검사 등을 디지털화 시켜 오류를 줄이는 방식이다. 

중간1단계는 디지털화된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고 분석하는 수준이다. 분석된 정보는 제품 개발, 생산, 유통 각 단계에 공유된다. 이를 통해 적절한 관리가 가능하다. 2단계는 수집 분석된 정보를 통해 원인과 결과를 판단하고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간다. 고도화 단계는 실제와 가상이 결합된 고도화 ICT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한 것으로, 완전히 지능화된 자동 생산체계를 의미한다.

현재 국내 대기업은 중간2 등급 이상 스마트공장을 구현하고 있으나, 대다수 중소기업 들은 기초 이하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중간 단계 이상의 스마트공장을 전국적으로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스마트공장 기술개발 로드맵 초안을 공개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로드맵은 2020년까지 스마트공장 1만개를 보급하는 사업과 연계해 관련 기술개발 전략을 담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스마트공장 기술개발을 단계별로 실시해 2020년 선진국 대비 9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공회의소, 삼성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스마트공장추진단은 2014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총 1240곳의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지원했다. 올해는 800여 곳을 추가로 구축해 스마트공장을 2000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스마트공장추진단은 2014년 시범사업을 통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277개 기업을 대상으로 성과를 분석한 결과, 불량률이 3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생산성은 평균 30% 증대됐고 비용은 23%가량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마트공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우선 보안 문제가 있다. 공장에 IoT가 결합되면서 인터넷 보안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전통적인 제조공장에 IoT 기술을 접목시킨 스마트공장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융합 보안이 우선 적용돼야 할 곳이 스마트공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조업 종사자들의 보안 인식이 다른 산업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고용 감소다. 최근 한국은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장 관리가 모두 자동화된다면 관리 인력 감축이 불가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다른 고용난을 야기시킬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공장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그 동안 직접 공장을 관리해 오던 인력 대부분이 퇴출 될지도 모른다”며 “이번 정책으로 인해 정작 혜택을 보는 것은 스마트공장관련 시스템을 컨설팅해주는 대기업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