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광화문에서 오케스트라와 만나다
  • 황의범 기자 (hwang@sisabiz.com)
  • 승인 2016.03.08 10:30
  • 호수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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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리버풀 편
전통 있는 도시에 관한 문화공연에 음악을 곁들인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가 지난 6일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 사진=세종문화회관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 두 번째 주제 리버풀 편이 7일 세종M씨어터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는 음악과 토크쇼가 결합된 융합 콘서트다. 밀라노, 리버풀, 뉴욕, 파리 등 4개 도시에 얽힌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풀어가는 형식의 공연이다. 지난 6일 밀라노편을 시작으로 9일까지 리버풀·뉴욕·파리로 이어진다.

오케스트라는 전설적인 록 밴드 비틀즈의 히트곡과 바로크 음악을 접목시킨 연주를 선보였다. 원로 아나운서 황인용씨와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이 함께해 공연에 깊이를 더했다. 관련 영상이 곁들여져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공연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졌다. 첫 무대에서 황 아나운서는 리버풀 출신 밴드인 비틀즈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다음으로 레 비트(Les Beat) 오케스트라가 바로크 스타일로 편곡된 비틀즈 명곡들을 연주했다. 마지막 무대에서 한 위원은 리버풀을 연고로 한 프로축구팀 리버풀FC를 다뤘다.

황 아나운서는 팝 라디오 진행 경력을 살려 관객들에게 비틀즈를 쉽게 설명했다.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한 원숙한 진행이 돋보였다. 황 아나운서는 “드러머 링고스타는 뛰어난 작곡가는 아니었지만 성격이 좋아 멤버들 간 불화를 조정했다”며 비화를 곁들이기도 했다. 이는 공연에 재미를 더했다.

2부 시작은 비틀즈의 ‘I wanna hold your hand(당신 손을 잡고 싶다)’였다. 비틀즈의 경쾌한 곡과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를 하나로 만든 무대는 공연장을 들뜨게 했다. 네 번째 곡 '예스터데이(Yesterday)'와 ‘바흐 G선상의 아리아’의 컬래버레이션까지 관객들은 숨죽여 연주를 감상했다.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공연 기획자 박현주 엔터엠 대표는 “비틀즈와 바로크 음악은 여백이 많다”며 “이런 공통점 덕분에 두 장르를 한 음악으로 섞어도 이질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들린다”고 두 장르의 어우러짐을 설명했다.

다음으로 한 위원이 리버풀FC를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었다. 한 해설위원은 전통적인 유럽 축구 강팀인 리버풀FC 역사를 주로 다뤘다. 한 위원은 “20년 동안 리버풀FC가 강팀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후임 감독들이 전임자의 스타일을 잘 따랐기 때문”이라며 “개인만 튀려고 하는 지금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고 설명했다.

레 비트가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는 김동녘 테너와 함께했다. 김 테너는 '미셀(Michelle)'과 '예스터데이'를 열창했다. 오케스트라 선율에 김 테너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마지막으로 오케스트라가 걸(Girl), 레이디마돈다(Lady Madonna), 헤이쥬드(Hey Jude), 롱앤와인드로드(The Long And Winding Road)를 차례로 연주하고 공연을 마무리했다. 

연주가 막바지에 이르자 노래를 흥얼거리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모든 연주가 끝난 뒤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도 있었다.

한편 이날 공연장에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했다. 세대에 따라 반응이 조금 달랐지만 대부분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다. 공연 감상을 아내와 나누던 권혁우(56)씨는 “비틀즈는 젊은 시절 나의 우상이었다”며 “비틀즈와 클래식을 결합한 음악을 듣는 새로운 경험을 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하은(25)씨는 “비틀즈나 클래식을 잘 알진 못했지만 많이 들어본 멜로디를 들을 때 기뻤다”며 “언젠가 서울을 주제로 이런 공연이 열리길 바란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는 2013년 시즌1(피렌체, 세비야), 2015년 시즌2(런던)으로 이어져 왔다. 시즌3는 9일까지 밀라노·리버풀·뉴욕·파리 편으로 이어진다. 이번 공연은 공연기획사 엔터M과 시사저널, 시사비즈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모두투어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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