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충만 뉴욕, 광화문을 홀리다
  • 이용우 기자 (wyl@sisapress.com)
  • 승인 2016.03.09 10:37
  • 호수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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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토크 콘서트 밀라노‧리버풀 이어 세 번째 이야기 '뉴욕 편'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 뉴욕 편이 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렸다. / 사진=이용우 기자

문화 토크(TALK) 콘서트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 뉴욕 편이 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렸다. 밀라노와 리버풀에 이어 열린 3일차 공연은 뉴욕의 건축물과 재즈, 야구를 주제로 진행됐다.

진행자 박현주 엔터M 대표는 “뉴욕은 모던의 상징이자 유행을 리드하는 도시다. 생동감 넘치는 뉴욕의 천의 얼굴을 하나씩 벗겨보자”며 무대 시작을 알렸다. 이날 토크 진행자는 박현주 대표, 이현호 건축사, 이진원(제프리) 평론가가 나섰다. 고희안 재즈 피아니스트는 공연 중간에 패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패널들은 뉴욕과 관련된 자신의 추억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이현호 건축사는 “8년을 살았지만 도시에 적응하는데 힘들었다. 하지만 JFK공항에 도착할 때마다 고향에 도착한 기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911테러가 났을 때 맨해튼을 7시간이 걸려 빠져나온 기억이 난다”며 당시 긴박했던 분위기를 회상했다.

이진원(제프리) 평론가도 “뉴욕에서 보낸 20~30대는 제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분출했던 시기”라며 “뉴욕 거리를 많이 걸었다. 1~2시간 걸으며 바라본 건축물을 통해 도시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현호 건축가는 “뉴욕은 채워가는 방식이 아닌 비워두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며 “도시 중심부에 뉴욕의 허파 센트럴파크가 만들어졌고 좌우측에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맞물린 건축물이 세워졌다”고 말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록펠러 센터, 링컨센터 등 역사적인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상징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피아노와 드럼, 베이스로 구성된 고희안 트리오의 공연 무대는 토크 중반에 펼쳐졌다. 고희안 트리오는 ‘벗 낫 포 미(But not for me)’를 시작으로 ‘문 리버(moon river)’, ‘잇츠 올라이트 위드 미(It’s alright with me)’ 등 재즈 변주곡을 연주했다. 고희안 피아니스트는 “재즈를 들을 줄 아는 관객이 온 것 같다. 첫 곡은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저도 모르게 열정적으로 연주했다”고 말해 관객의 웃음을 유발했다.

고희안 피아니스트는 “재즈는 소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재즈는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즉흥적이고 자유롭게 연주해야 한다. 그래야 관객이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이진원 평론가는 고희안 피아니스트에게 즉석 연주를 부탁했다. 먼저 진행자 박현주 대표가 베토벤의 ‘비창’을 원곡으로 연주했다. 당황한 고희안 피아니스트는 피아노에 앉아 차분함을 되찾고 베토벤 소나타를 라틴 리듬으로 연주했다.

토론 주제는 야구로 이어졌다. 이진원 평론가는 “양키스는 뉴욕의 상징”이라며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구단이면서 명문구단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 양키스 유니폼에는 이름이 없다”며 “선수보다 팀을 우선시한다는 뉴욕 양키스의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키스에는 선수 누구라도 기르던 수염도 잘라야 하는 규범이 있다. 그런데도 야구 선수들은 양키스에 입단하길 원한다. 진행자들은 “뉴욕에 사는 것도 비슷하다”며 “마치 양키스에 입단하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 연주는 대중에게 익숙한 재즈곡으로 채워졌다. 고희안 트리오는 뉴욕에 어울리는 부르봉 스트리트 퍼레이드(Bourbon Street Parade)를 시작으로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마리아 세르반테스(Maria cervantes) 등을 연주했다. 마리아 세르반테스 연주에서는 한웅원 드러머의 정렬적인 연주가 돋보였다. 연주를 하다 스틱을 뒤로 던지는 등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관객의 환호를 자아냈다.

공연을 관람한 장원석(54)씨는 “뉴욕에 온 것 같았다. 특히 재즈 공연은 최고였다”라며 “사인회는 왜 안 하느냐”며 아쉬워했다. 주현락(40)씨는 “공연이 너무 멋있었다”며 “토크와 함께 진행되는 공연은 처음이라 신기했고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문화 토크 콘서트는 3월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란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을 섭외해 대표적 문화도시인 밀라노, 리버풀, 뉴욕, 파리를 주제로 음악과 도시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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