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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주력한 ‘장마당 경제’에 직격탄

유엔 대북 제재 결의가 북한 경제에 미칠 영향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3.09(Wed) 10:47:40 | 13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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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의 초강력 대북 제재가 결의된 3월3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 압록강대교에서 짐을 실은 화물차가 강을 건너고 있다. © 연합뉴스

“침략에 대해 전쟁으로 처벌하는 것 외에 경제적 제재로선 가장 강도 높고 포괄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단 육·해·공에 걸친 전 방위제재 조치는 북한의 공식·비공식 경제의 활력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북 제재 결의 내용을 놓고 보면, 공식 경제 측면에서는 무역량 축소 등으로 외화 수입이 줄어들어 재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고, 비공식 부문에서도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자금과 물자가 끊기면서 장마당 경제에도 부정적 여파가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경제체제가 제재에 익숙하고, 또한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당분간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의 이전 관행 등을 고려하면, 우선은 급한 소나기를 피해나가는 방식으로 대외 교역 등을 자제하면서 상황을 좀 더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北, 환금성 높은 광물자원 수출 타격

그간 북한의 대다수 국가기관과 인민경제부문 공장, 기업소들이 자력 존속을 위해 시장에 의존함에 따라 시장 활성화가 촉진되고 국가의 경제적 역량은 약화돼왔다. 당과 군, 정보 계통의 특수기관들은 혁명자금 상납과 운영자금, 그리고 국가대상건설이나 국가적 본보기 사업들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산하 무역회사들을 통해 외화벌이를 해왔다. 특히 북한의 특수권력기관들은 환금성(換金性)이 높은 광물자원을 중국에 팔아왔는데, 이번 유엔제재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무역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핵과 미사일 개발로 돌린다는 지적에 따라 미·중 양국은 이번 대북 제재 결의안의 핵심 사항으로 북한산 광물자원 수입 금지를 명기했다.

북한에는 귀중한 외화 획득 수단인 석탄 무역을 차단함으로써 핵개발을 억제하겠다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림수가 북한의 권력기관에는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특수기관이 관여하는 공식 무역뿐 아니라 밀무역까지 막는다면 핵심 권력층으로 유입되는 수입원을 차단하는 효과는 어느 정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3월2일(현지 시각)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 AP 연합

장마당 타격이 주민 소득 감소로 이어질 듯

더구나 석탄 등 광물들을 중국으로 운송하는 수단은 주로 선박과 트럭인데, 앞으로 북한행(行) 및 북한발(發) 화물에 대한 전수조사가 의무화됨으로써 지금까지 허용됐던 불법 거래들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장성택 처형 이후 지하자원 이권을 넘겨받은 북한 군부는 광물 수출대금으로 군인들의 식량과 피복 등 필수품들을 자체 조달해왔고, 일부는 당 39호실 등에 상납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유엔의 대북 제재가 대량살상무기 개발 억제뿐 아니라 북한 군인들의 복지 수준을 떨어뜨리는 데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제재가 북한 경제의 성장 동력 역할을 하는 장마당에 미칠 영향도 눈여겨봐야 한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당국이 시장을 덜 통제하면서 주민들의 삶이 조금씩 나아져왔다. 올해도 국가가 거의 통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 활동은 꾸준히 활성화돼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입국한 탈북자들과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을 들어보면 먹고살 만한 사람이 많아졌고, 그렇기 때문에 문화생활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유엔의 대북 제재가 여러 경로를 거쳐 북한 주민들의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져 불만이 증대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사상 최고 강도라는 이번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는 북한이 총력을 기울이는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나왔다. 북한은 오는 5월초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를 두 달 남짓 앞두고 ‘70일 전투’라는 구호까지 내걸며 가시적인 성과 내기에 ‘올인’하고 있다. 김정은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국방 분야에서는 성과를 보여줬으니, 이제는 민생 향상을 위한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유엔의 이번 대북 제재 효과가 예상외로 빠르게 나타난다면 김정은의 이 같은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정은 체제 이후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부로 느끼는 북한 주민들이 내부 반발 세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제재가 얼마나 철저하게,얼마나 오랫동안 이행되느냐다. 북한은 내부에 축적해놓은 일정한 자원과 달러로 버티면서 다양한 회피 수단 모색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이행 여부는 유엔 회원국들의 주권에 속한 사항이고, 핵심 열쇠를 중국이 쥐고 있는 만큼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시간이 더 지나야 알 수 있다. 더구나 미·중 양국은 이번 제재가 ‘주민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대전제에 합의한 만큼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도 있다. 사실 상 민수 또는 민생 관련 용품(livelihoodpurpose)이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민수용이냐 군수용이냐는 유엔 회원국 자체 판단에 맡겨져 있다. 노동자의 해외 송출과 원유 공급도 빠져 있다. 중국이 이번 제재로 북한 체제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내버려둘 가능성도 없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숨통은 열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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