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패션, 샹송의 조화…파리에 빠지다
  • 배동주 기자 (ju@sisapress.com)
  • 승인 2016.03.10 10:16
  • 호수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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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토크 콘서트 마지막 이야기 ‘파리 편’

“파리(Paris)는 본성을 누르지 않는 매력적인 도시다”

불문학자이자 프랑스 문화 전문가 민혜련 작가는 파리에 매료돼 10여년을 이 도시에서 보냈다. 150년 전 계획된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패션을 넘어 스타일을 창조한 도시. 파리는 이탈리아와 러시아의 식문화를 결합, 최고의 요리 오뜨 퀴진(Haute Cusine)을 탄생시켰다. 이브 생 로랑은 파리에서 생 로랑 시크로 여성에게 자유를 입혔다.

매력적인 도시 파리에 대한 이야기가 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졌다. 공연기획사 엔터M과 시사저널, 시사비즈가 공동 주최해 지난 6일 시작한 문화 토크(TALK) 콘서트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의 마지막 '파리 편'은 음식과 패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샹송과 어울려 2시간의 즐거움으로 승화되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선보였다.

진행자 박현주 엔터M 대표는 “조금은 다른 형식의 공연이다. 편안하게 보고 즐기며 자유롭게 몸을 움직여도 될 듯하다”며 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파리 음식에 대한 설명은 민혜련 작가가, 패션에 대한 설명은 성범수 아레나 패션 팀장이 맡았다. 샹송을 부른 신연아 호원대 실용음악과 교수는 공연 내내 관객과 소통했다.

악기가 놓인 무대에서는 이야기와 음악이, 제4의 벽이 무너진 공연장에서는 이해와 감탄이 혼재했다. 민혜련 작가가 “절대군주 태양왕 루이 14세가 이룬 베르사유 궁전 시대의 사치는 오늘날 프랑스 음식의 유명세를 만든 토대가 됐다”고 설명하자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브 생 로랑이 파리 최대 오트 쿠튀르 하우스인 크리스티앙 디오르 수석 디자이너 발탁 당시 나이가 21세였다”라는 성범수 팀장의 말에 관객은 “와”하며 감탄했다.​

무대 뒤로 놓인 대형 스크린에서는 왠지 익숙한 풍경의 파리가 패널들의 발언에 맞춰 바뀌며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패널의 설명 뒤로는 영화 속 장면을 재생되기도 했다. 파리의 패션과 관련해 상영된 영화 <코코샤넬>의 한 장면을 보며 성범수 팀장은 “실제로 가브리엘 샤넬이 저렇게 이쁘지는 않습니다”라고 덧붙여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을 관람한 민은애(30)씨는 “영화 속 장면에서 시작되는 상세한 설명을 듣다보니, 무비토크 현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라고 말했다.

신연아 교수가 샹송 '라 비 앙 로즈(La vie en rose)'를 부르는 동안 뒤로는 파리의 노천카페가 배경으로 펼쳐졌다. 공연을 관람한 김경은(24)씨는 “샹송을 듣는 동안 실제로 파리 시내 한 카페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곡 ‘세시봉(C'est si bon)’에서 신연아 교수는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신 교수가 샹송을 노래하는 동안 관객은 “시봉시봉”이라며 ‘더할 나위 없이 좋다’라는 뜻의 후렴을 따라 불렀다.

한편 파리의 음식을 소개한 민혜련 작가는 “프랑스의 흡수력과 본성을 누르지 않는 열린 마음이 오늘의 파리를 만든 것 같다”며 “우리도 열린 마음으로 조금은 더 여유롭고 편안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범수 팀장은 “요즘 의식주에 관한 관심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이는 우리의 기본 생활이 얼마나 주목받지 못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며 “패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6일 시작한 문화 토크 콘서트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는 9일 파리 편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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