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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이건희’에도 붙게 된 의문부호

호텔신라,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이중고…이부진 사장 리더십도 ‘흔들’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6.03.10(Thu) 20:21:52 | 13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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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별명은 ‘리틀 이건희’다. 외모뿐 아니라 승부근성까지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 삼성그룹 내에서는 그를 오빠인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맞서는 강력한 후계 경쟁자로 거론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2001년 호텔신라에 입사했다. 당시 호텔신라의 매출액은 4304억원에 불과했다. 이 사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회사 실적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호텔신라는 3조2517억원의 매출과 7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사장은 면세점 사업 위주로 회사 체질을 개선했다. 2001년 60%였던 면세점 사업 비중은 2014년 90%까지 올랐다. 이 과정에서 이 사장은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했다. 2010년 인천국제공항 신라면세점에 루이비통 매장을 처음 유치했다. 이 사장은 방한한 아르노 회장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는 세계 3대 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의 향수·화장품 운영권을 획득하며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현재 호텔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과 마카오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2015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잡고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권을 획득했다. ⓒ 시사저널 고성준

2015년 따낸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권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호텔신라는 그동안 서울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고 싶어도 마땅한 부지가 없어 고민이었다. 호텔신라의 면세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 독과점 우려도 나왔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7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서울 용산에 아이파크몰을 운영하고 있지만, 면세 사업 경험이 전무한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40%대 외국인 투자자 비율, 10%대로 급락


호텔신라의 주가는 지난해 8월 13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한때 14만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2001년 호텔신라의 주가가 7000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20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이 사장은 그룹의 후계자가 아님에도 눈에 띄는 경영 성과를 보여주면서 언론의 관심이 더했다.

 

이 사장의 최근 행보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현재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매출은 2014년 2조9090억원에서 2015년 3조2517억원으로 11.8%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390억원에서 772억원으로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률은 4%대 후반에서 2%대 후반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해외 사업도 녹록지 않다. 호텔신라는 2014년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듀프리·DFS벤처싱가포르·킹파워그룹 홍콩·뉘앙스-왓슨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창이국제공항 면세점에 입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4년 55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00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호텔신라의 부진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한때 14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7개월여 만에 6만원대까지 하락했다. 3월2일 현재 호텔신라의 주가는 6만7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호텔신라 주식을 집중적으로 내다팔고 있다. 지난해 7월 40%를 오르내리던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현재 10%대 후반까지 추락한 상태다.

 

호텔신라 측은 “지난해 6월 한반도를 덮쳤던 메르스의 영향 때문”이라고 실적 하락 이유를 밝혔다. 호텔신라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해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면세점 매출이 감소했다”며 “올해 초부터 실적이 다시 좋아지고 있는 만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실적 역시 연말이 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관계자는 “면세점을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이라고 일반인들이 오해하고 있다”며 “개장 초기 투자가 필요한 만큼 일정 기간 적자는 불가피하다. 단기적이지만 올해 말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4년 1월2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의 손을 잡고 삼성그룹 신년 하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최근 실적 하락은 면세점업계 공통의 문제”

 

하지만 주변의 시각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이부진 사장 주도로 진행된 면세점 위주 사업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호텔신라의 주가는 지난해 7월 발생한 메르스 사태 전후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1월까지도 11만원대를 유지했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30%대 후반이었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팔아치웠고, 주가 역시 4개월여 만에 50% 가까이 하락했다. 호텔신라의 실적 하락이 단순히 메르스 영향 때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국내 면세점 사업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중국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한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유커(중국 관광객)의 한국 재방문율과 체류 기간은 뚜렷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최근 4년간 방한한 중국 관광객 중 재방문자 비중이 14.8%에서 11.6%로 하락했다. 체류 기간도 10.1일에서 5.7일로 급감했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커들의 행동이 예전 같지 않다”며 “유커가 빠져나간 자리를 면세점업체들이 어떻게 채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더 심각한 사실은 세계 면세점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소비 진작’을 위한 수입관세 및 소비세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해외에서 소비되는 내수를 국내로 돌려 국부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다. 중국 내 면세점 증설과 면세 품목 확대 계획도 밝혔다. 올해 초 8000위안(약 150만원)이던 면세 한도를 1만6000위안(약 300만원)으로 두 배 상향 조정했다. 샤넬과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가 향후 앞다퉈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면세점 위주의 호텔신라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 사업을 통해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호텔신라 관계자는 “최근의 실적 하락은 면세점업계 공통의 문제”라며 “롯데나 워커힐이 시내 면세점 운영권을 넘기면서 이제 호텔신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 사장의) 리더십 문제는 정책적인 문제로 우리(호텔신라)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며 “향후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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