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자기술센터장 "사람이 운전하는 자율주행차 만든다 "
  • 정지원 기자 (yuan@sisapress.com)
  • 승인 2016.03.15 18:48
  • 호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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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과제 고정밀 맵 개발·해킹 대비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시연을 보이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인공지능은 바둑만 두는 것이 아니다. 구글은 2009년부터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해왔다. 불과 7년도 되지 않아 인공지능은 주차, 차선변경, 긴급제동까지 배웠다. 빠르게 발전하는 자율주행기술에 자동차 업체들은 서로 다른 수를 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자율주행자동차 개발방향에 대해 "무인자동차가 아니라 지능형고안전자동차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자율주행차는 지능형고안전차”

자동차 업계에서는 무인차시대가 도래하면 자동차 수요가 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은 IT업체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도요타는 전기자전거·차량공유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중이다. GM은 자동차 생산을 넘어서서 카셰어링 업체 메이븐을 만들었다.

포르쉐는 내연기관 자동차로도 지금의 시장 지위를 수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포르쉐는 “사람들은 직접 운전대를 잡기를 원한다.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GM처럼 사업을 다각화하지도 않고, 포르쉐처럼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이는 현대차 제네시스의 광고문구인 ‘운전의 재미를 즐기시는 분에게도 뒷좌석에서 편안한 공간을 누리시는 분에게도 제네시스를 타고 계시는 당신은 주인공이 됩니다’에도 드러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기술이 안전을 증진함으로써 직접 운전대를 잡기를 원하는 운전자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할 수도 있다고 본다.

박동일 현대차 전자기술센터장은 “(현대차는) 무인차가 아니라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할 것”이라며 “현대차의 자율주행자동차 개발방향은 무인차가 아니라 운전의 안전성을 증진하는 지능형고안전자동차”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정밀 지도와 V2X(차량·사물 간 통신)기술의 접목이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의 핵심”이라며 “자동차의 주변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시사저널의 경제매체 시사비즈가 주최한 2015 AI컨퍼런스에서 박동일 현대자동차 전자기술센터 센터장이 ‘자율주행차량과 인공지능 기술’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율주행차량이 가져올 혜택과 현대차의 인공지능 기술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 사진 = 이종현 기자

◇현대자동차 자율주행기술, 어디까지 왔을까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천명한 플래그십 세단이다. 제네시스에 들어간 자율주행기술은 현대차 시판 자동차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자율주행기술의 대부분은 안전운행 보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은 앞차와 거리 유지를 돕는 장치다. 차량이 완전히 정지한 후에도 차량이 출발하면 미리 설정해둔 속도로 주행하는 시스템도 포함된다.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은 앞차의 급제동을 감지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량을 멈추는 장치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과 차선이탈 경보장치의 신호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구현된다.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은 아웃사이드 미러로 확인할 수 없는 시야 사각지대 차량 또는 후방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을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충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됐다.

주행조향보조 시스템(LKAS)은 자동차가 카메라로 전방차선을 인식, 핸들을 제어해 차선을 유지하는 장치다. 운전자는 차선이탈경보기능, 차선 유지 보조기능, 능동 조향보조기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차선 이탈 시 운전대 진동 등으로 경고하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에서 한 단계 진화된 기술이다.

과속위험지역 자동감속 기능은 고속도로의 속도제한 구역에서 네비게이션과 연동해 자동으로 감속시키는 시스템이다. 운전자가 규정 속도로 안전운행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ASPAS)은 차량 측면에 탑재된 초음파 센서가 주차공간을 탐색해 클러스터 화면을 통해 운전자에게 브레이크 페달 및 변속기 조작을 안내해주고 스티어링 휠을 자동으로 제어함으로써 정확하고 신속한 주차를 돕는 첨단 편의 시스템이다. 실생활에서 자주 활용되는 직각주차모드와 평행주차모드까지 모두 지원해 더욱 편리하다.

◇자율주행자동차 남은 과제…고정밀 맵 개발·해킹 대비해야

박동일 연구원은 “자율주행차의 핵심기술은 센서와 V2X(차량·사물 간 통신) 등이 들어오는 실시간 데이터를 처리하는 최적의 제어소프트웨어 개발”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고정밀맵이 연동돼야한다. 또 도로 위 표지판, 도로 위 물체를 인식해야 하고 라인이 지워진 구간은 어떻게 주행할 건지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율주행차 경우 외부와 많이 연결돼있어 해킹에 노출된 상황이다. 자율주행차인 경우 V2V(차량 간 통신 기술), V2인프라(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기술) 등 운전자의 많은 정보가 외부와 연결돼있는데, 해킹에 어떻게 대비할 지를 살펴야 한다. 또, 내부로 들어오는 네트워크와 각종 제어기들이 어떻게 보안이 유지되고 있는지도 다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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