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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띄우기 전에 가라앉게 생겼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지지고 볶고…공천 둘러싸고 집안싸움에 멍드는 새누리당

박혁진·유지만 기자 ㅣ phj@sisapress.com | 승인 2016.03.17(Thu) 19:11:08 | 13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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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당내 공천 경쟁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살생부 논란, 여론조사 결과 유출에 이어 욕설 파문으로 인해 극한 대립을 펼치고 있는가 하면, 지역구에서는 예비후보 간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등 당내 분란이 일정 선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김무성 대표와 친박(親박근혜) 의원 간 갈등은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으로 폭발했다. 친박계의 물밑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윤 의원 측은 욕설 파문을 서둘러 봉합하려 하고 있지만, 상황은 간단치 않다. 그동안 친박계 인사들의 공격에 이상하리만큼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김 대표 측은 이번 파문을 반전의 계기로 삼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 내 비박계 인사들은 공천심사 보이콧까지 선언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동안 정치판에서 보기 어려웠던 지지자들의 당사 앞 시위도 이번 사태 이후 벌어졌다. 하지만 이 위원장 역시 비박계의 도전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갈등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2월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정치권 인사 “윤상현 통화 상대, 청와대 A씨”

 

욕설 파문의 향방은 김무성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윤상현 의원의 통화 상대가 누구로 밝혀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의 통화 상대가 공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은 인사일 경우 파문이 일단락되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공천 결과에 따라 집단 탈당 또는 분당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윤 의원의 통화 상대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현역 의원들의 이름이 언급됐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김 대표 측은 윤 의원의 통화 상대가 청와대 핵심 인사인 A씨라고 보고 있다. A씨는 평소 윤 의원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윤 의원이 최경환 의원과 더불어 가장 자주 만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특히 A씨가 새누리당 공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김 대표가 이번 파문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인사는 “윤 의원이 평소 자주 호형호제하는 사람이 넷이 있는데 이번에 통화한 인사는 그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화한 것이 별로 문제가 될 인물이 아니면 간단하게 밝히면 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김 대표 측이 공천 결과에 따라 청와대와 직접 대립각을 세우며 자신이 피해자임을 내세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18대 총선에서 당시 의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 결과를 두고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말하며 친박 후보들을 간접 지원했던 전례를 따라가는 전략인 셈이다.


접전 지역마다 후보 간 고소·고발 난무

지역구로 내려갈수록 파열음은 더욱 거세게 나오고 있다. 특히 접전 지역에서는 예비후보 간 과열 경쟁이 고소·고발로까지 이어지는 등 당내 경쟁이 도를 넘어선 곳도 적지 않다. 대법관 출신 안대희 예비후보와 18대 의원이었던 강승규 예비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마포 갑의 경우 강 예비후보 측에 대한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시사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2월 중순 마포구 의원이었던 정 아무개씨를 비롯한 새누리당 당원 몇 명이 강 후보를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며 “피고발인 측에 정식으로 출석을 통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고발인 측은 “강 후보가 2012년 총선 당시 자신이 공천에서 탈락하자 당원 980명의 탈당 명부를 임의로 작성해 탈당시켰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올 1월까지 당에 진정서를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부득이하게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후보 측은 집단 탈당 논란이 제기되자, 3월10일 해명 자료를 내고 “저는 집단 탈당을 모의하거나 종용하거나 지시한 바가 없으며 저 자신도 탈탕하지 않고 새누리당의 성공을 위해 헌신해왔다”며 “지난 2015년 2월 당협위원장을 공모 방법으로 선정할 당시에도 제19대 선거 과정의 집단 탈당에 대해 일체의 문제제기도 없었으며, 주민 및 당원 경선을 통해 당당하게 당협위원장에 선출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일단 경찰은 강 후보 측 인사 2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3명에 대해서는 출석통보를 한 상황이다.

 

당내 후보 간 난타전은 새누리당 텃밭 지역에서 더욱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공천=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예비후보들이 본선보다는 당내 경선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유승민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이이재 의원과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철규 예비후보가 맞붙는 강원 동해·삼척이 대표적이다.

 

먼저 이 의원 측은 이 후보의 허위 학력을 문제 삼고 있다. 이 의원은 이 후보가 고등학교와 대학을 언론에 허위로 알려왔고, 또 고등학교 재학 기간 일부와 군 복무기간 일부가 겹친다며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이철규 후보 측이 “그동안 시중에 떠돌던 악성 유언비어(‘이철규 예비후보가 고교 시절 집단성폭행을 해 퇴학당했다’) 유포 용의자가 현역 의원의 보좌진”이라며 이이재 의원의 보좌진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이재 의원은 ‘갑질 논란’에 빠졌다. 지난 대선 당시 이 의원 지역 사무실에서 선거운동원에게 지급된 수당을 돌려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에 이 의원 사무실 직원이 고발되고, 이 의원 본인에 대한 수사 의뢰도 접수된 상태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난 전혀 몰랐다.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저지른 일이었던 것 같다”며 “조만간 지역 사무실 직원을 고발해 사안을 명백히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거철 단골 메뉴인 ‘명예훼손’이나 ‘여론조사 결과 조작’ 의혹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울산 남구 갑에 출마한 부산지검장 출신 박기준 예비후보는 2월22일 “(과거) 박기준 예비후보의 ‘스폰서 검사’ 관련 동영상을 보여주는 등의 방법으로 후보자를 비방했다”며 지역구 현역인 이채익 의원 쪽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북 안동에서는 권오을 예비후보가 2월29일 “김광림 예비후보 쪽이 벌인 유선전화 면접의 조사 표본, 조사 대상 등에 조작이 의심된다”며 김광림 의원을 검찰 등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김광림 의원 측은 “6일 선거관리위원회가 공문으로 (권 전 의원 쪽이 문제를 제기한 여론조사에 대해) ‘공직선거법, 여론조사 기준을 준수한 정당한 여론조사’라는 점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인사는 “여당에 유리한 선거라는 착각 때문인지 어느 때보다 후보 간 난타전이 극성을 부리는 것 같다”며 “이러다가는 총선 승리는 물 건너가고, 배를 띄우기도 전에 바닥에 구멍이 나서 가라앉게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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