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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보다 더 실감나는 ‘VR 우동’

가상현실용 성인 콘텐츠 ‘인기’…여성·시민단체 “포르노 폐해” 우려

정윤형 시사비즈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3.17(Thu) 20:04:48 | 13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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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씨(가명·32)는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애인을 만난다. 그는 가상현실 속 애인들과 현실처럼 생생하게 스킨십하고 성관계를 한다. 애인이 싫증 나면 다른 애인을 불러낸다. 김씨는 날마다 다른 애인과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을 나눈다.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김씨 사례처럼 가상현실용 성인 콘텐츠가 나와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상현실은 기술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 콘텐츠가 좋지 않으면 3D TV처럼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사라져버리기 쉽다. 그런 면에서 성인 콘텐츠는 가상현실 기기 대중화를 이끌어줄 강력한 콘텐츠로 꼽히고 있다. 미국 성인영화 제작업체 ‘비비드엔터테인먼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VR 헤드셋을 살 계획이 있는 응답자 중 34%는 반드시 성인 콘텐츠를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대놓고 이야기는 못하지만 사실 가상현실의 흥행 여부는 성인 콘텐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성인 콘텐츠만큼 가상현실 기기와 궁합이 잘 맞는 것이 없고 또 엄청난 수요도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시사비즈 제공

 


“성인 VR 콘텐츠는 대충 만들어도 팔린다”

 

이미 다양한 성인 콘텐츠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성인콘텐츠 업체 ‘폰허브’는 여성의 신체를 본뜬 기구와 VR헤드셋을 연결한 서비스 ‘트워킹 버트(Twerking Butt)’ 패키지를 출시했다. VR헤드셋을 연결해 시각적 효과와 함께 생생한 신체 접촉 경험까지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는 마치 실제로 여성과 스킨십을 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VR 기기용 성인 콘텐츠를 판매하는 외국 사이트에는 기어VR과 오큘러스리프트용 성인 콘텐츠가 있다. 영상은 대개 30분을 넘지 않는다. 홈페이지는 첫 화면부터 낯 뜨겁다. 홈페이지에는 모자이크 없는 여성과 남성의 성기 사진, 성행위 사진 등이 게시돼 있다. 사진과 함께 영상의 내용과 재생 시간도 적혀 있다. 소녀처럼 분장한 여성이 등장하거나 남성 1명이 여성 3명과 성행위하는 영상도 있다.

 

국내에서도 소수 업체가 VR 기기용 성인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판매하고 있다. VR용 영상을 판매하는 앱 ‘자몽’에는 VR 기기용 성인 콘텐츠가 현재 9편 올라와 있다. 한 편에 3000원이며 길이는 10분을 넘지 않는다. 윤승훈 자몽 대표이사는 “VR 기기가 덜 보급되다 보니 이용자가 아직 많지 않지만, 확실히 많은 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VR용 성인 콘텐츠는 대충 만들어도 팔릴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자몽 회원 800명 이상이 무료 샘플 콘텐츠를 조회했다. 회원수가 2000명 정도 되니까 거의 절반 가까이 본 셈이다. 윤 대표는 “VR용 성인 동영상이 적어 회원들이 콘텐츠에 목말라하고 있다”며 “제작자들이 달마다 한 개 이상 꾸준히 만들 계획이고 콘텐츠 수가 늘어나면 확실히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국내 VR 기기 이용자는 ‘VR 우동’(야한 동영상의 줄임말 ‘야동’ 대신 쓰이는 은어)이라는 검색어를 통해 VR 기기용 성인 콘텐츠를 본다. 이용자들은 파일 공유 사이트나 해외 사이트 우회 접속을 통해 영상을 보고 있다. 관건은 이 같은 성인 콘텐츠들이 사회적 논란이나 법적 이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아직은 가상현실과 성인 콘텐츠가 대중화되지 않아 반대의 목소리가 크지 않지만, 본격 서비스되면 사회적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VR 기기는 영상을 생생하고 실감 나는 느낌이 들게 만들어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그런 탓에 VR 기기를 통해 성인 콘텐츠를 보면 현실과 영상을 구분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여러 여성단체들은 가상현실 성인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유통될 경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수연 박사는 “포르노는 여성을 성적 쾌락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VR 기기를 통해 지금보다 생생한 포르노를 보면 이런 폐해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는 “2개 회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VR 기기용 성인 콘텐츠에 대한 심의를 신청했다. 10여 편이 심의 대기 중이다. VR용 콘텐츠도 VR 기기 없이 일반 영상과 같은 방법으로 심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작용 해결 안 하면 가상현실 대중화 가시밭길 


ⓒ KT 제공

직장인 황재현씨(44)는 가상현실(VR) 마니아다. 며칠 전 할인매장을 찾아 가상현실 기기를 체험하다가 뜻밖에 불쾌한 경험을 했다. 짧은 시간 VR 기기를 착용했으나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려야 했던 것. 황씨는 “5분도 착용하지 않았는데 어지럽고 머리가 아팠다”며 “안심하고 사용하려면 기술을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 상당수가 가상현실이 많이 보급되기 전에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상현실 기술이 신체에 미칠 부작용을 해결하지 않고선 대중화하기 어렵다. 가상현실업계는 가상현실 기술을 알리는 데 급급할 뿐, 가상현실이 불러올 부작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VR 기기는 사용자 시선을 따라 화면이 움직인다. 그 탓에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따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내과 전문의는 “VR 기기는 영상을 눈앞에서 바로 보는 것이라 장시간 사용하면 두통이나 구토, 어지럼증 증세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빛을 차단한 상태에서 가까운 거리의 영상을 보다 보니 눈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한안과의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임상진 SL안과 원장은 “오랜 시간 VR 기기를 사용하면 눈이 침침해지고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며 “장시간 사용을 자제하고 눈의 피로가 생기면 눈을 쉬게 해야 한다. 눈의 피로를 줄이려면 먼 곳을 쳐다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4000명 중 1명꼴로 광과민성 발작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광과민성 체질 보유자는 TV·컴퓨터·스마트폰·VR 기기 등 화면을 보다가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광과민성 발작은 빠른 속도로 번쩍거리는 화면이나 현란한 빛을 내는 화면을 볼 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임상진 원장은 “VR 기기는 TV나 컴퓨터보다 눈과 화면 간 거리가 가까워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관계 당국도 VR 기기가 건강에 해로울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성창원 미래창조과학부 디지털콘텐츠과 주무관은 “외국에선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 VR 기기로 인한 부작용을 연구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부작용을 연구할 필요성을 느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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