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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유권자들은 현명, 결국 ‘2번’ 선택할 것”

107석 자신하며 ‘총선 이후’를 구상하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인터뷰=김현일 대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3.21(Mon) 13:58:40 | 13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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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김현일

4월13일 총선이 불과 20일가량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여야는 후보자 등록일(3월24~25일) 직전까지 공천을 둘러싼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이번 총선은 2017년 12월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이기도 하다.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필요한 18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여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야당들 간의 혈전이 예상된다. 특히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질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고전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유권자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사저널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등 야 3당 대표로부터 4·13총선 전략을 들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내 사정 등을 이유로 인터뷰를 사양했다.


“킹?”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다 죽어가던 당을 살려놓은 이후 (김 대표를) 대선 후보로 세우자는 얘기가 진지하게 나온다”는 얘기에 입을 다물었다. “아니다”는 말은 결코 없다. “대통령 후보감이 안 보인다” “여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기댈 수 있는 야당이 필요하다” “이제 킹메이커는 안한다” “현 정치 리더들이 상황 인식을 제대로 못한다. 결국 경제다”는 등 일련의 발언을 곱씹으면 ‘대선 후보를 하겠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후보에 이르는 수순이 복잡하지만 당장의 상황만을 놓고 보면 그럴 법하다. 3월16일 관훈토론회를 마치고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와 단둘이 만난 김 대표는 거침이 없었다.

공천 작업도 거의 마무리됐다. 그 말 많고 탈 많은 공천을 이처럼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은 전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감은.
“당사자들이 죽자 살자 달라붙는 게 공천이다. 그러니 시끄러운 게 당연하다. 하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해냈다.”

당이 위태로우니 별다른 도리가 없어서 불만 세력도 참을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닌가.
“그런 측면도 있다. 또 나 스스로 사심 없이, 당을 살린다는 일념으로 달렸으니 다른 소리가 나올 계제도 못 됐을 게다.”

그래도 문희상·유인태 의원의 컷오프 등은 문제로 지적된다.
“그들은 내가 당에 들어오기 전, 문재인 대표 체제 때 만든 기준에 따른 것이다. 내가 어찌할 대상이 못 됐다.”

총리를 지낸 이해찬 의원의 공천 탈락으로 계속 시끄럽다. 패권주의의 상징으로서 친노 좌장인 이 의원 탈락은 이해하지만 앞으로도 반발이 상당할 것 같다. 이 의원 배제는 문 전 대표와 상의했나.
“통화는 했지만 전적으로 내 결정이다. 그동안 문 전 대표와 (공천 등 당무) 협의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당을 살리기 위해 전권을 위임받았고 소신대로 일하고 있으니 하등 그럴 이유가 없다. 이 의원 부분은 정무적 판단 결과다. 여론도 충분히 들어봤고. 한 사람이 전체 선거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개인적 감정은 없다. 전반적인 선거구도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터뷰 도중 그의 스마트폰에 “문 전 대표가 부당한 공천은 용납 못한다”고 했다는 메시지가 들어오자 김 대표는 “용납 못하면 어떻게 할 건데” 하며 발끈했다. 그리곤 즉각 진위를 확인한 보좌관이 “문 대표가 직접 발언한 게 아니라 이해찬 의원이 ‘문 대표가 그랬다’고 전하는 말”이라고 보고하자 “문 전 대표도 (이해찬 의원을 탈락시키는 외에) 다른 선택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의원 지역구(세종시)에 당 후보를 내나? 이 의원 떨어뜨리기로 비칠 텐데.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공당(公黨)이 공천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 사람을 검토 중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올 때 고위 보좌관 L씨는 기자에게 “사실 이 의원은 패권주의 청산이라는 명분이 아니라도 경쟁력이 떨어져 탈락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본인이 용퇴할 길을 열어주기 위해 많은 배려를 했는데 이 의원이 상황을 잘못 읽고 무리수를 둔다고 했다.>

어쨌거나 이 의원 대목은 계속 부담이 될 듯하다.
“그래선 안 된다. 당의 원로 중진으로서 금도를 지켜야지. 참 딱하다.”

당내 일각에선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며 투명성에 이의를 제기한다.
“상식 이하의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당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내가 당무를 똑바로 파악하고 제대로 끌어 가니까 누구의 도움을 받는가 해서 막말을 하는 모양이다. 나는 남의 얘기를 듣고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딴소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심하다. 우리 당 공천 경쟁률은 1.5 대 1밖에 안 된다. 인재가 안 몰린다는 말이다. 친노 패권주의 소리나 나오는데 인재들이 오겠나. 수권(受權) 정당이 되려면 정신 차려야 한다.”

당을 살려보겠다고, 야당다운 야당 만들겠다는 대목에선 힘이 들어간다.


“생각해보라. 국민들은 경제를 저렇게 엉망으로 만든 여당에 실망하고 있다. 당연히 다른 선택, 즉 정권을 맡길 야당을 찾게 되는데 지금 야당이 그런 민심을 받들 태세가 돼 있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은 배신이다. 반성해야 한다. 의원들이 그저 배지 다는 데나 골몰하고 있으면 어찌되겠나. 호남에나 매달리는 것도 그렇고. 수권 의지가 없는 야당은 소용없다. 민주당(더민주)의 위기도 그래서 초래됐고 나더러 도와달라고 한 것 아닌가. 내가 이번 총선에 진력하는 것도 그래서고, 이후까지를 걱정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떤 목표를 갖고 당에 온 게 아니라고 했는데.

“사사로운 욕심을 갖지 않았다는 말이다.”

4월 총선에서 의석을 얼마나 얻을 것 같은가. 현재의 107석 현상 유지를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야당이 분열된 상황에서 가능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107석이 안 되면 어찌하나.

“관례가 있으니… 책임을 져야지.”

<비대위 일각에는 문 전 대표 체제 때 바닥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김 대표가 부쩍 끌어올린 만큼 ‘책임’과는 무관하다는 주장도 있다. 즉 더민주가 얻는 의석은 그게 얼마이건 최선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책임 회피로 비치는 이런 발언을 차단한다. 당당히 나가자는 것이다.>

김종인 대표가 3월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여권이 내분으로 지지멸렬하고 있어 107석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치를 설정한 것은 아닌가.
“야당이 이처럼 분열상을 보이는 마당에 107석이 그렇게 간단한 목표라고 생각하나.”

선거는 구도라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야당이 이처럼 찢겨진 상황에서 107석은 쉽지 않다. 예전 선거 결과를 보면 특히 수도권에선 5% 이내의 표차로 당락이 갈린 경우가 많다. 지난번엔 32개나 됐다. 국민의당이 동력을 잃고 있더라도 5% 정도의 표는 얻을 수 있고, 따라서 107석은 간단치 않은데 107석 미만이면 책임을 지겠다는 건 무모하지 않은가.
“우리 국민은 현명하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야당에 치명적이었음은 지난 선거사가 말해주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명한 유권자는 그런 상황까지도 헤아려주실 것으로 믿는다. 유권자들은 1, 2번에 집중할 것이다. 3번으로 손이 가지 않는다. 국민의당 지지율이 3%에 불과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고….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견실한 야당이 필요함은 국민들께서 잘 알고 계신다. 여권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 친박·비박으로 나뉘어 험악하게 싸우고 있으니 다소간 도움이 될 터다.”

국민의당은 리더십 결여와 김 대표가 던진 ‘야당 통합 내지 연대’ 제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 엉망이 된 형국이다. 총선일이 임박한 지금 그나마 남은 것은 개별 연대뿐이다.
“여당의 개헌선 확보 저지를 위해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당 대 당 통합은 물 건너갔으니 연대 등 남은 방법을 다해봐야지.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선거전에 나선 어느 후보가 양보를 할 것인가. 지지율을 기준으로 어쩌고 하지만 객관적 판정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그게 아니라도 서로 자기가 우세하다고 생각하는 게 선거판이다. 그러니 설령 연대가 이뤄지더라도 극소수일 게다.”

총선이 끝나서 김한길·천정배 의원 등이 더민주에 온다면 받을 용의가 있나. ‘안철수 대표는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탈당한 것’이라고 진단했는데 안 대표는 아예 제쳐놓는 것인가.
“모든 것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야권 통합이라는 원칙에서 보면 된다.”

정의당과의 연대는.
“정체성이 달라 쉽지 않다. 국민이 납득 않는다. 불가능하다. 다만 개별 선거구에서 우열과 유·불리를 따져 의논할 수는 있을 것이다. 정책 연대도 마찬가지로 곤란하다.”

문 전 대표가 다른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서는 것을 어찌 생각하나. 정청래 의원 낙천 시비 때 “조급하다간 안철수 의원처럼 된다.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었는데. 실제 문 전 대표가 움직이면 친노 패권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는 호남 의구심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내가 뭐라 할 부분이 아니다. 그를 필요로 하는 지역은 상관없겠지.”

새누리당이 친박·비박으로 갈라져 피 튀기는 싸움을 하고 있다.
“남의 당 일이다. 오로지 권력다툼을 위해 저러니 유권자들이 잘 심판하리라 본다.”

<김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이재오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에 몸담고 있던) 지난 19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시킬 것을 주장했으나 J 의원 등이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고 술회했다.>

‘유승민 의원’ 건으로 큰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데.
“유 의원이 무슨 잘못이 있는지 회의적이다.”

정당의 계보 정치를 어찌 보나.
“여당엔 강력한 대통령이 있어 계보가 약하나 야당은 잘 드러난다. 요즘은 ‘김영삼·김대중’처럼 카리스마 있는 정치인이 없어 갈등이 쉽게 표출되고, 수습도 어렵다.”

호남 쪽 선거 전망은.
“광주는 4 대 4 정도로 예상한다.”

총선 목표 107석을 얻으면 당에 계속 남나. 대표에 출마할 것인가.
“무슨 목표(꿍꿍이)를 갖고 당에 온 사람이 아니다. 답을 할 필요가 없다. 당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돌아간다.”

총선 후 당이 정상궤도를 찾을 것 같은가. 총선이끝나면 당장 직면해야 하는 게 내년 대선이고, 김 대표는 ‘대선 후보감이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수권정당이 되도록 기반을 다지는 게 중요한 과제라는 말도 했고.
“총선 후 당이 어떻게 될까는 나중에 판단할 문제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킹메이커는 더 이상 않겠다는 거다.”

‘대선 후보’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북문제를 포함한 안보·경제 정책 부문에서 비전을 보여줘서다. 과거 야당 지도부라면 감히 상상도 못할 햇볕정책·위안부·복지 문제 등에서 합리적 방향을 지지한 게 크게 작용했을 터다. 그런 게 여권에 실망한 부동층(浮動層) 내지 중도 성향의 유권자 지지도 이끌어냈고. 좌우간 지금은 ‘그냥’ 나돌던 초기의 대선 후보론과는 무게가 다르다. 어찌할 것인가. 여당에 실망한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야당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지 않았나.
“…”

비례의원도 하지 않기로 했고 외부에서 들어온 원외(대표)가 당을 이끌기가 쉽지 않을 텐데.
“생각해보겠다.”

총선 후 여당이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은.
“여당 내에 마땅한 대통령 후보감이 없고 하니까 정권 연장선상에서 개헌 궁리는 있을 수 있으나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도 대선 후보들의 반대로 개헌이 성사되지 않았고. 나 개인적으로는 내각제가 낫다고 본다. 우리나라 수준으로는 내각제를 할 능력이 못 되고, 내각제를 하려면 (공부, 자기쇄신 등) 노력해야 하지만.”


 

‘큰 바둑’ 두는 김종인 대표의 박근혜 대통령 및 대선 주자 평가


고위 정치인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자리는 생중계되는 현장 토론. 패널리스트들이 거북한 질문을 퍼부으면 난감한 상황에 빠지기 십상인 탓이다. 실제 ‘본전’도 못 건지는 정치인의 사례도 허다하다. 그런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다르다. 경제학 교수의 해박한 지식과 오랜 정치 현장에서 다져진 체험이 어우러진 내공(內功) 때문이다. 그 저력은 지난 3월16일 관훈토론회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고약한 질문들도 피하지 않고 척척 받아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및 차기 대선 주자들에 대한 평가는 그에 대한 ‘평가’를 높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하면서 시비 소지를 남기지 않는 점이 돋보였다.

박 대통령과 관련해선 “경제민주화를 수행할 것이라는 자세가 보여 믿었는데…” “대통령이 된 지금은 대통령이 쉽게 자기 뜻대로 할 수 있으니까…”라는 식으로 넘겼다. 하지만 듣는 이들이 행간을 읽을 만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 점수’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점수를 매길 업적이 없어 사양하겠다”고 일격을 가했다. 또 ‘박 대통령이 잘한 정책과 잘못한 정책 한 가지만 들어보라’는 요구엔 “잘한 정책? 딱 집어서 얘기할 게 없네요. 대선 때 약속한 것은 지켰어야…”라고 꼬집었다. 얼핏 평이해 보이지만 실은 정반대다. 의도적으로 말을 늘리거나 흐려 반박 가능성을 차단한 대선후보 평가 역시 고수(高手)의 솜씨였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사람이 굉장히 정직하고 절제가 있는 분이다. 변호사이니까 법률 지식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를 쭉 준비할 것 같으면 뭐 대통령 후보로 나가는 데 별 결함이 없겠다.

박원순 서울시장: (문 전 대표와) 비슷하지 않겠나. 변호사 출신이므로 시민운동도 해봤고 하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한 인식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울시장을 두 번이나 역임하면서 행정에 대해 비교적 많은 것을 숙달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계화 측면을 보완하고 가면 그분도 적당한 후보는 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느냐는 느낌을 받고 있다. 정치적으로 성숙되면 대통령이 돼도 괜찮지 않으냐는 생각을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직업 외교관으로서 유엔 사무총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력은 화려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진짜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시면 국내에 빨리 들어와 국내 실상을 익히지 않고는 대통령이 돼서도 정당의 생리도 알지 못하고 정당을 끌고 갈 수 있는 이런저런 능력 면에서 봤을 때 사무총장 임기를 다 마치고 대통령이 돼야겠다고 하면 좀 무리가 따르지 않겠나 생각한다.

김 대표는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고문에 대해선 “은퇴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묵살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며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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