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4·13 총선은 과거와 미래의 대결”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3.21 14:20
  • 호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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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 불가’ 거듭 강조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 시사저널 박은숙

‘안철수 딜레마’는 현재진행형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현실론’과 ‘원칙론’의 기로에 서 있다. 그는 여전히 야권연대를 거부하고 있다. 창당 때 설정한 ‘제3당 원칙론’을 지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동시에 야권연대에 대한 압박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대표가 ‘원칙론’을 고수하자 당내 의견차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천정배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한때 당무를 거부했다.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은 “수도권 야권연대 무산의 책임을 지겠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대표는 3월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이 ‘딜레마’와 총선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당 차원의 연대는 불가능하다”면서 ‘야권연대 불가’를 재차 강조했고,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또 이번 총선에 대해 “정치공학으로 접근하는 분들이 깜짝 놀랄 만한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마지노선은 원내 교섭단체(20석) 구성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총선 전략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미래’와 ‘내일’이다. 우리는 이번 선거를 과거와 미래의 대결로 본다. 새누리당식 대기업 중심 정책으로는 일자리도 만들 수 없고, 전체 경제의 생산성도 높일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의 경제민주화도 미래의 먹거리와 일자리 문제에 답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면, 우리는 두려움을 넘어서 더 나은 미래를 맞을 수 있다. 이제는 익숙한 정치, 낡은 정치와는 이별할 때다. 기호 1번(새누리당)과 2번(더민주)엔 이미 너무 많은 기회가 있었다. 민생 중심 정치, 정치 혁신, 모두 국민의당이 있어야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다른 당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공약은 무엇인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제2 정보통신 혁명을 준비하는 것이다. IMF 위기 속에서 정보강국을 일궈낸 제1 정보 혁명이 있었다. 미래는 제2 정보 혁명, 소프트웨어의 시대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보면서 인류는 충격과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정부의 재정을 소프트웨어 교육에 투입해야 하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초등학교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하고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야권연대를 거부하는데, 기존과 다른 조건으로 더민주가 다시 제의해온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원칙의 문제다. 당 차원의 연대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오직 국민을 보고 우리 길을 굳건하게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국민의당은 여왕과 차르의 낡은 리더십이 아니라 국민 속에서 국민의 소리를 듣는 정당이 될 것이다. 낡은 방식의 정치 ‘인간연대’가 아니라 국민과 연대하는 대안 정당이다.

수도권에서 야권연대가 없을 경우 야당의 당선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는 그만큼 고통이 따른다. 정치의 판을 바꾸지 않으면 성장이냐 분배냐의 낡은 논쟁과 대립만이 남을 것이다. 거기에는 답이 없다. 우리가 쉬운 길 대신 어렵고 힘든 길을 택하고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국민을 믿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들께서 응답해주실 것을 믿는다.

야권연대와 관련해 천정배 상임공동대표, 김한길 의원 등과 의견 접근을 이뤘나.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통합 제의가 진정성 없는 정치공학적 공세였다는 것이 이미 드러났다. 그 점에 대해 달리 생각할 것이 없었다. 천 대표 지역엔 자객 공천, 김 의원 지역엔 공천 보류…. 어르고 달래는 것도 아니고, 참 수준 낮은 정치공학이다.

호남 지역 국민의당 공천심사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공천심사 과정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 않겠나. 공천관리위원회는 심사위원 다수가 외부 인사로 구성돼 당 지도부조차 심사 과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참신성과 경쟁력을 고려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판단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탈락자들은 억울할 것이다. 기회를 드리지 못한 데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그럼 ‘당내 민주주의’가 다른 당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나.


새누리당에서는 비박계에 대한 공천 학살이 진행된다. 더민주는 급속하게 친문(親문재인)당으로 바뀌고 있다. 정세균계라든지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천한 사람들이 다 탈락했다. 이에 비해 국민의당은 광주에서 시작되는 숙의배심원단 제도를 도입했다. 전적으로 시민과 전문가가 모여서 결정하는 제도다. 광주 전체에서 뽑은 배심원단이 후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숙의배심원단이라고 한 이유는 배심원들이 모여서 토론하기 때문이다. 영화 <12인의 배심원>을 보면 소수 의견이라 할지라도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이야기면 나머지 사람들이 다 거기에 설득돼서 그 의견으로 간다. 민주적으로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정교한 장치가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비해 국민의당 공천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가 적다.


(현역 컷오프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 새누리당의 현역 컷오프는 ‘비박’에 대한 공천 학살이었다. 그 과정에서 막말 정치, 패권 정치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줬다. 더민주의 컷오프 역시 당내의 뿌리 깊은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하지 못하고 오히려 차르패권이란 평가를 받지 않나. 우리 국민의당은 기준에 따라 공천을 진행하고 있다. 신인에게 유리한 경선 룰을 적용해서 정치 신인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당을 창당해서 이끌고자 했던 방향과 지금 당이 나가는 방향이 다르지 않은가.


당은 낡은 정치를 혁파하려고 만들었다. 방향성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고, 의원들도 모두 이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석 달 만에 당을 만들고 선거를 준비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도 어떤 면에선 기적과 같다. 선거를 치러내고 한층 성장해갈 것이다. 지켜봐달라.

지지율이 높았던 수도권과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낮아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


정치에선 국민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신의 한 수’가 없다. 역설적으로 우공이산(愚公移山·어리석은 일 같지만 꾸준히 밀고 나가면 뜻을 이룬다)이 ‘신의 한 수’일 수 있다. 최근 호남에서 우리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이번 총선 목표 의석과 지지율은 어느 정도인가.


목표는 의석수가 아니라 낡은 정치의 혁파와 기득권 양당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정치공학으로 접근하는 분들이 깜짝 놀랄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마지노선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다. 지금은 공천 작업이 진행 중이라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곳의 승패를 예측할 수는 없다. 대결 구도가 세워지면 분석해서 높은 목표치를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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