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혜민 핀다(Finda) 대표
  • 장가희 기자 (gani@sisapress.com)
  • 승인 2016.04.01 13:44
  • 호수 138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최초 금융상품몰 꿈꾸는 여성창업가
핀다(Finda) 공동 창업자 이혜민 ·박홍민 대표

“아마존처럼 금융상품도 한곳에 모아 따져봐야죠”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서울 대치동 구글캠퍼스내 카페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앉아있는 손님 대부분이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었다. 맨발로 서서 헤드폰을 낀 채 일을 하는 여성도 보였다. 구글캠퍼스는 창업을 했거나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다. 카페를 지나 유리문을 열자 차분히 앉은 여성이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혜민 핀다(Finda) 대표였다.

아담한 키에 앳된 외모, 여성스러운 말투를 지닌 이 대표는 스타트업 정글과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핀다’를 설명하는 태도와 말투에서 일에 대한 철학이 느껴졌다. 첫 인상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핀다(Finda)를 만들게 된 이유는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 예·적금에 가입하고 싶을 때 보통 지인의 소개를 받고 은행을 찾아간다. ‘여기가 괜찮다더라, 어떤 지점이 친절하다더라, 금리 거기서 거기다’라는 얘기를 듣고 은행을 찾아가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쇼핑몰에서 옷을 사듯 금융도 자신에게 가장 맞는 상품을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비교해볼 수 있는 사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에서 ‘대출’이라는 단어를 치면 상단에는 대부분 광고가 뜬다. 금융 분야만큼 정보격차가 큰 분야도 없는데 일반 고객들은 하나하나 따져보기가 어렵다.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찾아주고자 핀다 서비스를 만들게 된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금융상품을 고민하는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게 핀다의 지향점이다.

◇여러 금융상품을 한데 모아놓고 비교하는 서비스가 법적으로 문제는 없나

현재 상품을 소개하는 것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 펀드, 보험같은 경우 위탁판매 자격을 취득하면 판매가 가능하다. 핀다는 아직까지 그러한 모델까지 구축하지는 않았다. 현재 핀다는 고객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소개’해주는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금융상품의 아마존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아마존에서 벤치마킹하고 싶은 부분이 내가 봤던 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아마존에서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어떤 검색을 하는지, 얼마의 주기로 들어오는지 등을 파악해 맞춤화된 상품을 소개하고 싶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금융상품 한눈에" 사이트에 들어가면 체계적으로 맞춤형 금융상품 조회가 가능하다. 핀다(finda)가 이 사이트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

현재 핀다는 금감원 홈페이지 “금융상품 한눈에”를 많이 참고해서 기초 작업 중이다. 핀다는 궁극적으로 핀다 홈페이지에서 시중은행 상품에 가입하도록 하고자 한다. 현재는 가신청서류를 PDF로 작성해 고객 이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구현하려고 한다. 보통 은행에서 예·적금 신청 서류는 손으로 쓰게 되어 있어 은행에 들려 30분 이상 서류를 작성하고 직원 안내를 들어야 한다. 만약 가신청 서류를 써서 은행에 가면 시간을 좀 더 단축 할 수 있다. 또한 핀다가 은행과 제휴하면 핀다 홈페이지에서 은행 홈페이지로 바로 넘어가 상품 신청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만들 수 있다.

◇굳이 핀다에서 가신청 서류를 써서 은행에 갔는데 은행에서 다시 한번 손으로 작성하려면 번거롭지 않겠나.

만약 은행과 제휴를 맺게 되면 핀다 홈페이지에서 시중은행 금융 상품을 바로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신한·우리·하나·농협 등 여러 은행과 논의 중인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러한 서비스 구현의 ‘최초’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핀다는 상품 검색부터 가입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목표로 하지만 국내에선 불가능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행정규칙 ‘대출모집인 제도 모범규준’을 보면 대출자와 금융사를 연결해 주는 일은 ‘1사 1인’이 원칙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규제가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고객에게 더 큰 불편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어디서 수익을 얻나

현재는 투자받은 금액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지난 1월 500 스타트업 , 매쉬업엔젤스 , 퓨처플레이로부터 2억7000만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

◇핀다는 지난 2월 P2P대출 플랫폼 어니스트펀드와 MOU를 체결했고, 이어 지난 16일에는 지역상점 전문 P2P금융 펀다(Funda)와 MOU를 맺었다. 핀다 사이트에서 P2P 금융 투자상품을 접하도록 했는데 특별히 두 곳과 맺은 이유가 있나

핀다(Finda)는 개인의 니즈(needs)에 맞는 금융상품을 소개해주는 사이트다. 시중은행 상품뿐만 아니라 P2P금융 상품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어니스트 펀드, 펀다와 MOU를 맺으면 P2P업체에 가입할 수 있는 사이트로 바로 연결해 줄 수 있고 업무 협약을 맺은 업체간 빅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핀다(Finda) 창업자 이혜민 대표

◇누적대출액이 가장 많은 순위로 보자면 8퍼센트, 렌딧, 빌리인데 이곳과는 업무협약을 맺지 않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직 협의 중이다. 대중 지지도가 생긴 8퍼센트를 제외한 다른 업체의 경우 부도율 0%이긴 하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펀다(Funda)는 대출신청자의 상환능력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펀다는 대출신청자 신용평가를 위해 POS 기기를 사용하는데, 이 기기를 이용하면 대출고객 매장 매출이 실시간으로 나온다. 채무상환능력을 가장 확실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으로 펀다와 업무협약을 맺게 됐다.

◇창업을 여러번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생각한 아이디어를 바로바로 실천에 옮기는 것 같은데 동력은 어디서 나오나

발명가 스타일은 아니다. 아이디어는 많지 않은데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엄청나게 강한 편이다. 어머니께서 편찮으신 후부터 하루를 의미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그렇다. 내가 의미있게 사는 방법은 나의 노력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창업하는 지인들이 많다. 함께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해나가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자극을 받는다. 

◇명문대를 졸업했다. 보통 고액연봉을 받으며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것을 꿈꾸지 않나. 위험한 길로 가려는 이유는

사춘기 시절부터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왜’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외연이 넓혀졌다. 대학(고려대 서어서문학과) 시절 칠레에 가서 법학과 경제 공부를 열심히 했다. 국제 대회, 컨퍼런스 인턴, APEC 정상회담에서도 활동했다. 외교관을 꿈꿨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의사소통했던 경험, 어려움에 부딪혀봤던 기억들이 나를 단단하고 도전하도록 만들었다.

◇최종 목표는

풀 문제가 너무 많아서 하나씩 풀고 싶다.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 현재 핀다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창업과정은 하나의 자아실현과도 같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들을 늘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자라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하루 24시간 일 생각만 하지만 함께 고민하는 동료 덕분에 끊임없이 에너지가 생성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