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스타트업 CEO열전]③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 “세상에 없는 것 만든다"
  • 윤민화, 강유진 기자 (minflo@sisapress.com)
  • 승인 2016.04.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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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기 세계 최초 개발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와 구로디지털단지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윤민화 기자

"내 피엔 창업 유전자가 흐른다. 창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운명 같다" 류정원(42) 힐세리온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말 구로 디지털단지 사옥에서 류 대표를 만났다.

류 대표는 2012년 2월 힐세리온을 설립했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가천의학전문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회사 8곳 이상을 옮겨 다니며 창업의 밑거름을 다져왔다.

그는 “의사로 근무하던 시절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위급 상황이나 구급차 안에서 초음파 기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수많은 환자들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힐세리온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힐세리온은 2014년 2월 세계 최초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기 소논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식 출시했다. 현재 약 3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보급 수는 외국 300대, 국내 200대 정도다.

소논은 초음파 기기를 무선으로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해당 기기를 사용해 복부 내 출혈, 복수, 장기 이상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올해 중순 출시 예정인 차기작은 근골격 검진 기기다.

류대표는 “스타트업은 작은 회사다. 작은 만큼 잃을 것도 없다. 이왕 도전한 만큼 남들이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하고 싶다. 의료 불균형, 비접근성 문제를 해결하는게 우리 회사의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류정원 대표와의 일문일답.

힐세리온을 창업하게된 된 계기는.

세상에 없는걸 만들고 싶었다. 창업 하기 전 엔지니어 관련 경험을 쌓으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주로 연구했다.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한 이유도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아서였다. 의전원, 타 기업에서 쌓은 경험들이 힐세리온 설립에 큰 도움이 됐다.

초음파 기기를 선택한 이유는.

초음파는 환자 신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유일한 진료 방법이다. 초음파 기기를 사용하면 복부 내부 상태를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초음파 기기는 너무 크고 무겁다. 구급차에 들여놓을 수 없는 환경이다. 소논은 기존 초음파 기기의 경쟁 제품이 아니다. 청진기의 대체제다.

응급실에서 사용하는 영상 진단 장비들도 다루기 굉장히 복잡하고 비싸다. 의사들이 들고 다니는 청진기도 진단엔 한계가 있다. 몸 안을 실제로 들여다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심장 소리밖에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뇌 과학과 관련해 향후 계획은.

두뇌컴퓨터인터페이스(BMI, Brain Machine Interface)를 더 공부해보고 싶다. BMI는 인간의 뇌를 기계와 연결해 당사자의 의사나 의도를 파악하는 기능이다. 향후 사람의 뇌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적용하는 알고리듬, 센서를 개발하고 싶다. 알고리즘 개발은 20년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힐세리온 차기작에 BMI 기술을 적용 시키고 싶다. 새롭고 혁신적인 기기가 될거라 확신한다. 언젠간 대형 사고를 칠 것 같다.

자금 조달 어려움은 없었나.

당연히 힘들었다. 설립 초기엔 개인 전세금을 전부 회사에 넣었다. 이틀에 한번 격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이후 창업사관학교에서 개발 자금을 지원받았다.

창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정부 규제라고 한다.

기기를 개발할 때부터 해외 수출을 목표로 했다. 첫 인증도 유럽에서 받았다. 국내 인증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면 더 힘들었을거다. 해외 인증을 먼저 받으니 국내 인증은 오히려 수월했다.

협업하고 있는 기업은 있나.

아직 없다.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몇 년 전부터 힐세리온에 관심을 보여왔다. 협업에 대해선 오픈마인드다. 우리 기업을 더 발전시키는 방향이라면 언제든 협업 할 의사가 있다.

 

기부도 한다고 들었다. 

노력은 하지만 많이는 못한다. 기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구호개발(NGO)을 통해 의료진들이 직접 찾아가기 어려운 저개발 국가에 많이한다. 회사 수익이 많아지면 기부량도 늘릴 예정이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3기로서 어떤일을 하나.

청년위원회는 대통력 직속 자문기구 중 하나다. 정부와 창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책회의를 가진다. 창업한 당사자 입장에서 청년 창업가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대변해준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규제, 절차 등에 대해 조언하기도 한다. 앞으로 정부와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창업,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창업에 정해진 답은 없다. 흔들리지 않는 소신, 목적 의식을 갖는게 가장 중요하다. 또 직접 맨 땅에 헤딩하며 배워나가야 한다. 지식은 제 3자를 통해 얻을 수 없다. 답은 자신만 찾을 수 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에 대한 취지도 명확해야 한다. 창업가들에겐 특별한 유전자가 있다. 창업에 뛰어들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뛰어든다. 주위에서 아무리 뜯어 말려도 소용없다. 내가 그랬다.

본인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가끔 아내는 ‘이상한 남자와 결혼했다'며 농담한다. 난 내가 봐도 참 독특한 사람이다. 난 항상 남들과 다르게 살아왔다. 어떤 일을 하려면 이유, 명분 등이 꼭 필요하다. 난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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