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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조선, 해법 말하다]② 양종서 수출입은행 연구원 “올해 작년보다 어렵다”

“저유가 영향으로 발주 줄어...양적 구조조정 회의적”

박성의 기자 ㅣ sincerity@sisapress.com | 승인 2016.04.06(Wed) 18: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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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서 수출입은행 연구원은 올해 조선시황이 지난해 보다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 사진=박성의 기자

조선·해양산업이 위기에 빠지자 조선사에 돈을 빌려준 한국수출입은행의 자산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입은행의 총자본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은 2014년 10.50%에서 지난해 말 10.11%까지 추락했다. 총자본비율은 금융기관의 자본 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비율이 낮을수록 손실에 대비한 여력이 적다는 의미다.

이에 수출입은행이 기획재정부에 1조 원 규모의 추가출자를 요구하자 일각에서는 “수출입은행이 조선·해양 불황에 대비하지 못하다가 이제 와 돈을 달라는 것은 혈세낭비”라는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미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조선사를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조롱도 이어졌다.

이 같은 비판에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조선·해양산업이 무너진다면 경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단순한 시장논리에 입각해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흔들리는 조선·해양을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것은 혈세낭비가 아닌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사 수주가뭄이 해를 넘겨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선·해양 시황이 지난해보다 올해 더 악화된 것인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 선박이 과잉상태고 물동량도 전 세계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선박의 경우 2010년부터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상태다. 이 정도로 발주가 줄어들 줄 몰랐다. 선박마다 정해진 수명이 있다. 매년 그 수명을 다한 배들이 나오기 마련이고, 최근에는 가격 대비 효율이 좋은 배들도 많이 나온다. 따라서 선주들이 배를 중고로 사지 않고 새 배를 발주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교체하는 배가 일부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할 일 없이 노는 선박이 많아졌다. 선주가 교체를 선택하지 않고 폐선을 결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선박량 과잉은 2013년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당시는 오히려 호황기에 준하는 발주량이 나왔는데.

“2013년에는 친환경선박이 대두되며 연비가 좋은 에코십 발주가 많았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가 발생하며, 2013년 일본이 친환경선박인 LNG선을 대량 수입했다. 또 셰일가스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으며 선복량의 30%가 추가 발주됐다.”

LNG선 발주감소에 저유가가 미친 영향은.

“현재는 고급유가 가스보다 저렴할 정도로 유가가 바닥이다. 그래서 선주들이 굳이 LNG선을 발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유가가 60달러 선을 회복하게 된다면 LNG선을 비롯해 선박 발주도 회복세를 탈 것이다. 2018년경이면 유가가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워낙 (유가에 영향을 끼칠) 변수가 많다보니 정확한 회복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국내 조선 3사가 서로 경쟁하며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개 회사를 2개로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세계 수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3개 회사가 자존심 싸움을 벌이면서 저가수주에 나서는 어리석은 짓을 범했다. 이런 문제가 회사 하나 없앤다고 해결되진 않는다. 상황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설비는 지금도 많지 않다. 현대중공업 군산 도크를 제외하고는 감축할 설비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소형 조선사는 (구조조정이 아닌) 더 생겨나야 한다. 기술경쟁력이 충분하다. 중소형 조선사가 많아진다면 국내 조선산업의 선박 포트폴리오가 더 다양화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중국이나 일본 등이 차지하고 있는 상선, 벌크선 시장을 상당부문 뺏어올 수 있다.”

조선사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나.

“설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다. 결국 사람의 문제다. 대형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가 호황이던 시기 중소형 조선사 인력을 많이 끌어왔다. 이제 도크가 빈다면 수만 명의 인력이 붕 뜨게 된다. 해양물량들이 인도되고 나서 추가 발주가 없다면 몇 달 뒤 구조조정 문제가 현실화될 것이다.”

구조조정 방식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아직 국내 조선사들은 강제적인 구조조정보다는 신규인원을 뽑지 않는 자연감소방법을 택한 것 같다. 다만 이렇게 되면 조선사인력의 노령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현장의 핵심기술력이 다음 세대로 전수되지 못할 수 있다. 조선사들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당장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신규인력을 수급해야 한다고 본다.”

인력 구조조정이 현실화된다면 중국과 일본으로 현장인력이 이동할 가능성은 없나.

“만약 국내 조선사 구조조정이 시작된다면, 현장 인력들이 중국이나 일본 등으로 넘어갈 수 있다. 브로커도 활개칠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이 나쁜 것은 아니다. 차라리 이렇게 된다면 한국과 중국, 일본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한국 조선업은 단기적으로라도 고용불안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일본과 중국은 한국 인력을 통해 전문기술 등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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