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대출 금리 2.7% 부담"…기준금리 1.5%
  •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press.com)
  • 승인 2016.04.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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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p 내릴 동안 학자금대출 금리 0.2%p 인하
12일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내 한 대학. / 사진=이준영 기자

"3년간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를 대출받아 대학에 다녔다. 한국 사회 특성상 대학은 나와야 하지 않는가. 집에서 학교가 멀어 자취 생활했지만 비용이 부담스러워 곧 통학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2.7% 금리는 부담스럽다. 근본적으론 등록금 자체를 내려야 한다." 

대학에 3년간 다닌 후 휴학중인 이아무개씨(23세) 이야기다.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9년 한국장학재단을 설립해 학자금을 빌려줬다. 처음 2009년엔 7.3% 금리로 대학생들에게 대출해줬다. 대학생 학업 지원 목적에 비춰 대출 금리가 높다는 지적에 내렸다. 2010년 5.9%, 2011년 4.9%, 2012년 3.9%, 2013년 2.9%, 2015년 2.7%로 내렸다. 그러나 현 2.7% 금리도 기준 금리에 비해 높다는 지적이다. 

장학재단이 대출 금리를 결정할 때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참고한다. 기준금리는 2013년 5월 연 2.5%에서 현재 1.5%까지 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2013년 연 2.9%였던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금리는 지난해 2학기 2.7%로 0.2%포인트 내렸다. 

한국장학재단의 2015년 한해 학자금 대출 금액은 1조7517억원이었다.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학생은 46만39명이다. 2015년 한해 장학재단 학자금대출을 이용한 전체 학생의 이자 부담액은 473억원에 달한다.

특히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학자금 대출금과 이자는 큰 부담이다.

김모씨(30세)는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했다.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과 생활비로 2000여만원을 빌렸다. 시급 6500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과 부모님 지원으로 학자금 원리금을 갚고 있다"며 "언제 취업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아르바이트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12.3%에 달했다. 2015년 8월 기준 신규 채용 청년층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64%다. 2008년 54%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 부담도 크다. 자녀 두 명이 대학에 다니는 최 모씨(56세)는 "내 월급만으론 두 명의 학비를 충당하기 어려워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게 했다"며 "자녀들이 취업하기 전까지 원리금을 지원하려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정부의 학자금 대출 제도인데 이자가 더 낮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간 기업이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실행한 적도 있다. 2012년 IBK기업은행은 세븐일레븐, 롯데슈퍼와 함께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000명에게 100억원 규모의 등록금을 무이자로 대출했다.

정치권도 13일 총선을 앞두고 학자금대출 금리 인하 공약들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연 2.7%인 학자금 대출 금리를 가계소득과 상관없이 무이자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더민주당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 무이자를 위해 2100억원이 소요된다. 재원은 고등교육재정을 국내총생산(GDP)의 1%로 늘리면 마련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고등교육재정 규모는 GDP의 0.8%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2%다. 

국민의당은 대학 학자금대출 이자를 연 2.7%에서 1.5%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이자율을 연 1.5%로 낮추는데 연간 1200억원 필요하다.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정부와 정치권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시행 가능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학자금대출 금리를 2.5%로 0.2%포인트 내리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학자금 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교육부 생각은 달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자금 대출 금리를 한번 내리면 올릴 때 저항이 생긴다"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서 관망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은 학자금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채권을 발행한다. 기획재정부가 이 채권의 지급 보증을 선다. 한국장학재단 설립 이전엔 은행이 대출하고 정부가 상환을 보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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