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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정책 알릴 기회 주세요!”

민중연합당·노동당·녹색당 등 소수 정당 ‘원내 1석’ 목표로 유세전

유지만·박준용 기자 ㅣ redpill@sisapress.c | 승인 2016.04.13(Wed) 17:38:50 | 13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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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에 나선 소수 진보 정당은 ‘원내 1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왼쪽부터 구교현 노동당 대표, 하승수 녹색당 운영위원장, 정수연 민중연합당 대변인 © 시사저널 최준필·고성준

4·13 총선의 비례대표 투표용지 길이는 33.5cm다. 역대 선거 중에서 가장 길다. 이유는 간단하다. 총선에 뛰어든 정당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정당은 21개로, 20개 정당이 뛰어든 19대 총선보다 많다. 원내 의석을 가진5개 정당을 제외하고도 16개의 ‘소수 정당’이 선거에 나섰다.

진보 정당은 이들 중에서도 소수다. 대표적으로 민중연합당과 노동당, 녹색당 등을 꼽을 수 있다. 다른 소수 정당과 마찬가지로 이들 정당의 지역구 당선 가능성은 없다. 목표는 다른 데 있다. 정당 지지율을 올려 원내 1석이라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민중연합당, ‘청년’ 앞세워 원내 진입 노린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역 인근에 있는 한흥빌딩. 이곳 3층에는 신생 진보 정당인 ‘민중연합당’의 당사가 있다. 같은 건물 2층에는 노동당 당사가 있다. 소수 진보 정당 두 곳이 한솥밥을 먹고 있는 셈이다.

민중연합당은 총선을 두 달여 앞둔 지난 2월 창당했다. 청년 세력으로 대표되는 정당인 ‘흙수저당’과 노동자들로 이뤄진 ‘노동자당’, 농민들로 구성된 ‘농민당’이 힘을 모았다. 조직력은 상당하다. 창당 직후 모은 당원만 2만여 명에 달한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총 56명의 후보를 냈는데, 이는 51명의 후보를 낸 정의당보다 많은 숫자다.

한때 민중연합당을 향해 ‘제2의 통합진보당’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옛 통진당 관계자들이 대거 입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수연 민중연합당 대변인은 “진보 정당 활동을 하면서 통진당을 거쳐간 사람은 많다. 그런데 우리 당은 처음 정당을 가져보는 스무 살, 위안부 소녀상 지킴이나 국정 교과서 반대 운동에 참여했던 대학생, 알바 노동자 권리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등 새로운 세력이 모였다”고 반박했다.

민중연합당은 ‘정치적 오픈 플랫폼’을 지향한다. 세대별·직종별 단체들이 민중연합당이라는 큰 틀 아래에서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엄마당’ ‘보건의료인당’ 등 새로운 정당들도 편입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모든 계층·연령 아우를 수 있는 진보 정당으로 거듭나겠다”
정수연 민중연합당 대변인

민중연합당은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있나.
기본적으로 ‘연합 정당’이란 형태를 가지고 있다. 3개의 정당을 주축으로 만들어졌지만 최근 ‘엄마당’도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또 ‘보건의료인당’이나 ‘장애인당’처럼 여러 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들을 발족시키려 한다.

다른 진보 정당과는 연대하지 않는 것 같다.
연대를 하고 싶기 때문에 연합 정당을 만든 것이다. 진보 정당의 흐름을 보면 민주노동당과 통진당이 있었는데, 통진당이 와해된 후 진보 세력이 각자의 길을 걷는 모양새다. ‘통합’이라는 게 야권연대 등의 상황에서 장점은 있지만, 서로 다투게 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지금 막 시작했지만 나중에 노동당·녹색당과도 함께하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지역구 당선은 불가능한 것 아닌가.
솔직히 말해서 지역구에서의 당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목표는 비례대표 의석을 1석 이상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진보정치를 펼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고 싶다. 노동당이나 녹색당도 함께 원내에 들어갈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원내에 진입한다면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가.
청년 문제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하고 싶다. 청년들의 취업 지원, 학자금 지원 등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흙수저 방지법’을 제정해 청년들이 적어도 동등한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누구나 기본소득 보장” 노동당 출사표

‘함께 살자.’ 총선에 임하는 노동당의 구호다. 당은 생활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정책을 내세웠다. 2007년께부터 진보 정당과 학계에서 논의되던 이 의제를 총선 공약으로 확정했다. 이외에도 노동당은 공약에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고, 노동자가 오후 5시에 퇴근하도록 법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강한 증세 구상도 있다. △재벌 증세 △금융자본보유세 신설 △종교인 과세 △토빈세(외국환거래세) 도입 등이다.

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선전(善戰)해 지난 19대 총선에서 입은 ‘상처’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당은 2012년 진보신당으로 총선에 도전했지만 지지율이 2%에 못 미쳐 정당법에 따라 등록 취소됐다. 2013년 재창당한 노동당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 의원 1명과 기초자치단체 의원 6명을 당선시키며 20대 국회 진입의 밑거름을 쌓았다.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의 비례대표 1번은 ‘세월호 침묵 시위’를 제안했던 용혜인 후보가 맡았다. ‘알바노조 위원장’으로 유명한 구교현 노동당 대표는 비례대표 2번 후보로 등록했다. 용 후보는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본소득 의제를 처음으로 던졌다”면서 “노동당은 좋은 일자리와 노동 시간 단축을 통해 실질적으로 노동자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더민주보다 좋은 정책, 노동당에 많다”
구교현 노동당 대표

소수 정당 후보로 힘든 점이 많을 것 같다.
노동당은 기본소득을 총선 정책으로 채택했다. 그런데 선거가 임박하면서 후보자들이 선심성 공약 경쟁을 하고 있다. 다들 좋은 말을 남발하다 보니 우리 공약의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 되어 어렵다. 유권자들이 선심성 공약만 보지 마시고 후보자가 속한 정당이 어떻게 일했는지 봐주셨으면 한다.

거대 정당의 벽이 높은데.
진보 정당이나 대안 정당을 하는 입장에서 넘어서야 할 산은 새누리당보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이다. 더민주는 진보적 정치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정체성이 불분명하다. 재벌 대변의 새누리당과 노동자 대변의 진보 정당의 정치 구도가 형성돼야 하는데 이것을 더민주가 물타기 하는 느낌이다. 진보 정당이 더민주를 극복해야 유권자가 대안적 선택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언론의 관심이 적은데, 아쉽지 않나.
언론은 경쟁 구도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진짜 해결해야 할 정책적 문제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노동당 정책은 더민주나 새누리당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

총선에 임하는 각오는.
반드시 후보를 국회에 진출시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치를 이대로 두면 미래가 암담하다. 국회에 가서 할 부분들을 준비하고 있고, 이를 현실로 만들겠다.

 


녹색당 “정책 중심 진보정당 되겠다”

녹색당은 대표적인 ‘생태주의 정당’으로 꼽힌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녹색당이라는 이름으로 창당했으나, 비례대표 선거에서 0.48%의 득표율로 정당 해산이 결정돼 2012년 10월13일 ‘녹색당더하기’로 재창당했다.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승소해 2014년에 다시 ‘녹색당’이란 간판을 달게 됐다.

녹색당은 ‘탈핵 운동’으로 널리 알려져있지만, 그 외의 많은 분야에 대한 의견도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환경 문제와 노동, 소수자 인권, 동물권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에 대해선 국내 어느 단체보다도 많은 경고를 해왔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하승수 녹색당 운영위원장은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은 아직도 높다고 본다. 국회에 들어가게 된다면 더 많은 개선 방안을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녹색당은 지역구 출마 후보가 타 지역에서 정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현행 선거법이 지역구 출마자의 유세 지역을 제한하지 않고 있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서울 종로와 동작 갑, 서대문 갑 등에 후보를 낸 이유도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녹색당의 비례대표 후보 1번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황윤씨다. 황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동물의 고통을 줄여나가는 사회에선 인간 사회의 많은 불평등과 폭력도 더불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생활에 뿌리내리는 정당 되겠다”
하승수 녹색당 운영위원장

국회의원 선거는 두 번째 참여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고 보니 예전보다 인지도는 많이 올라간 것 같다. 특히 청년들이 많이 알아보는 것 같다. 한국의 정치지형상 정책보다는 스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녹색당처럼 정책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당으로선 어려운 점이 많긴 하다.

기존 정당과의 연대는 생각해보지 않았나.
양당제 정치 체제에선 희망이 없다고 본다. 양당제는 녹색당이 추구하는 가치나 정책을 담아낼 수 없다고 본다. 우리는 기후변화를 가장 큰 의제로 삼고 있는데, 새누리당이나 더민주는 이 의제를 들고나온 적이 없다. 소수자 인권이나 동물권, 기본소득 문제도 거대 정당에선 다루지 않은 의제다.

결국 다당제가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녹색당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단 한 석이라도 국회에 들어가 녹색당의 정책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국의 보수당은 집권당이지만 기후변화 의제를 적극 끌어안았다. 영국 녹색당이 국회에 진입하고 이슈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 당원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당원이 9000여 명인데, 총선을 통해 1만명 수준으로 당원을 늘리고 싶다. 제대로 된 정당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또 지역에 당원 모임이 늘어나고 있다.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정책을 더욱 심화시키고 지역에 뿌리내리는 방안을 찾아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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