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회장 KTB증권 여전히 애착"
  • 황건강 (kkh@sisapress.com)
  • 승인 2016.04.17 17: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석종 KTB증권 대표 예정자 인터뷰

투자은행(IB)는 금융에서 가장 많은 혁신이 일어나는 분야다. 자금이 필요한 쪽에 효율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 IB업계에서 최석종 KTB투자증권 신임 대표 예정자는 남과 다른 딜 구조를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익성 악화로 시름하는 KTB투자증권에 신임 대표로 발탁되면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 들어봤다. [편집자주]

최석종 교보증권 IB금융본부장이 KTB투자증권 신임대표로 영입됐다. 최 신임대표 예정자는 4월중 이사회 의결, 5월 주주총회를 거쳐 6월초에는 KTB투자증권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 사진=황건강 기자

KTB투자증권이 대규모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다 보니 경영진 교체에 나서고 있다. 올해까지 KTB투자증권을 이끌던 박의헌 대표를 대신해 최석종 교보증권 IB금융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영입할 예정이다. KTB투자증권은 4월중 이사회 의결, 5월 주주총회를 거쳐 6월초에는 최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KTB투자증권의 부진에 권성문 KTB금융그룹 회장의 지분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이병철 다올인베스트먼트 대표가 KTB투자증권 지분 5%를 취득한 데 이어 KTB금융그룹의 신임 부회장으로 합류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매각설은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 신임 대표는 본인의 부임과 관련해서는 어디까지나 KTB투자증권의 안정적 발전이 우선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 신임 대표는 "어디까지나 KTB증권 사장으로 제안을 받았던 것이기에 그분들의 의중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 내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권성문 회장은 여전히 KTB증권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고 업계에서 본사 영업 부문에 특화된 증권사로 명성을 자리매김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관심이 많다"며 항간에 떠도는 매각설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다.

이어 "KTB투자증권으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부탁 받은 것은 IB부문 수익성 개선과 관련된 자료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며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KTB 프라이빗에쿼티(PE)에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부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최 신임 대표 예정자는 김승유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역시 말을 아꼈다.

그는 "그분의 거취에 대해서 제가 잘 알지 못하고 말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라며 "다만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데 최근 금융업종의 동향에 대해 현업에 있는 나보다 더 잘 알 정도로 여전히 열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최 신임 대표는 부임한 곳 마다 실적을 크게 개선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더구나 그가 부임했던 NH농협증권과 교보증권은 그전까지는 IB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는 회사는 아니었다.

최 신임 대표는 1988년 LG투자증권(미분양이 쌓이면서 건설사들이 도산하던 시기라 대형 건설사들도 회사채나 자산담보부증권(ABCP) 발행이 안됐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 건설사의 회사채와 미분양 아파트를 접목해서 리스크를 낮추는 구조를 정부에 제안하고 주택금융공사의 크레딧을 활용해 투자 안전상품으로 만들어 유동자금을 공급했고 건설사의 위기를 극복하게 했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재직중인 교보증권의 지난해 세전이익(경상이익)은 1066억원이다. 최 신임대표가 담당하고 있는 IB금융본부를 비롯해 IB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약 1000억원, 세전이익은 약 600억원에 달한다. 최 신임 대표가 합류하기 전인 2012년 3월말 기준 교보증권의 전체 영업이익은 176억원, 세전이익은 299억원 수준이었다. 최 신임대표가 교보증권에 재직한지 4년만에 거둔 성과다.

그는 " IB부문에서 기틀을 잡고 성과를 내는데 4년 정도 걸리더라"며 "따라서 회사 전체의 성과를 변모시키는 것도 비슷하리라고 생각했고 KTB증권에서도 보장받은 임기는 3년이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에 부임한 뒤 가장 강화시킬 분야 역시 IB 분야를 비롯한 본사 영업 부문이다. 최 신임 대표는 교보증권에서 구조화금융본부를 거쳐 IB본부까지 두곳을 이끌었다. 교보증권이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특화된 딜, 특히 해외 신재생에너지PF(프로젝트파이낸싱)과 항공기 유동화 시장 등에서 강자로 군림하게 된 데는 최 신임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그는 KTB투자증권이 직접 대형 증권사들과 경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봤다. KTB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은 A- 로 대형 증권사에 비해 한두 등급 낮다. 더구나 증권업계가 대형 증권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등급 전망도 하향 추세다. 때문에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져 대형 증권사에 비해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최 신임 대표는 "KTB투자증권이 대형사와 수수료를 놓고 경쟁해서는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교보증권에서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를 맡는 비즈니스는 지양했고 고객의 고민을 미리 연구해 맞춤형 딜 구조를 짜서 제안하는 IB영업조직으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진행한 딜은 수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며 “중소형 증권사 IB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연구하고 학습하여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고 그것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부분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신임 대표 약력

<학력>

서울 양정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정치외교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경력>

1988년                          LG투자증권(現NH투자증권) 입사

2002년 ~ 2007년            우리투자증권(現NH투자증권) IB사업부 팀장

2007년 9월 ~ 2008년 6월 우리금융지주 파견 (우리금융 민영화 담당)

2008년 6월 ~ 2012년 4월 NH농협증권((現NH투자증권) IB본부장 (상무)

2012년 5월 ~ 2016년 4월 교보증권 IB본부장(전무)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