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부회장 “선제적 혁신으로 미래 선점하겠다”
  • 송준영 기자 (song@sisapress.com)
  • 승인 2016.04.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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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화학 및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성과 낼 것”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뉴노멀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선 선제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사진=SK이노베이션

“짧은 호황, 긴 불황 하에서 생존·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로 일컬어지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 장기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선제적 사업구조 혁신 전략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뉴 노멀 시대에는 불황 때 덜 잃고 호황 때 더 많이 버는 일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며 선제적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성장 고착화로 전 산업 분야에서 국가 간, 업종 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석유화학산업 역시 구조적 변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정 부회장의 진단이다.

석유산업의 경우 저유가와 공급과잉 문제로 미국 셰일 업체들이 줄도산하는 등 상류부문(자원 탐사 개발 등)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하류부문(정제·유통 등)은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보이고 동시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 등 탈(脫)석유화 트렌드가 확산되는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화학업계는 이미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합종연횡(合從連橫)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화학업계 1, 2위를 달리는 다우케미칼과 듀폰이 지난해 말 합병에 합의했다. 중국의 한 화학기업은 올해 초 세계 최대 농업생물공학 기업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이처럼 미래 산업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생존을 확보하고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과감하고 선제적인 사업구조 혁신(Portfolio Transformation)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선 사업 포트폴리오(Hard Power) 변화와 스피드·유연성 제고 등 조직문화(Soft Power) 혁신이 근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동력으로 호황기(Upturn)에 차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불황기(Downturn)에 수익을 지키는 경영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 부회장은 먼저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의 추진 방향을 ▲ 고부가제품(Non-Commodity) ▲ 비전통자원(Unconventional) ▲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과 M&A ▲ 중국과 미국 중심의 사업개발 강화 등 4가지로 제시했다.

먼저 석유사업의 경우 차별적 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동북아에서 경쟁력 있는 정유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화학사업은 중국과 고부가 제품 중심 투자를 통해 기존 범용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계획이다. 윤활기유 사업은 합작 또는 M&A 등을 통해 완제품 윤활유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기로 했다. 트레이딩 사업은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석유개발사업은 미국 내 셰일가스 등 비전통자원 자산 신규 인수, 기존 석유개발 사업 확장 등을 통해 독립적인 석유개발 전문회사로 진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중국 내 합작법인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링을 활용해 중국 중심의 성장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중국에 배터리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올해 중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2차전지 분리막(LiBS) 사업은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며 향후 글로벌 2위인 시장 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또 뒷받침할 조직문화(Soft Power) 혁신과 관련해 스피드와 유연성을 강화함으로써 유가와 환율 등 경제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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