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주가 상승과 민영화 성공은 별개"
  •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press.com)
  • 승인 2016.04.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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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커진 탓에 매수자 나서기 어려워 매각작업 진퇴양난
증권사 연구원들은 우리은행(행장 이광구) 주가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26일 전망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이 민영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 사진=뉴스1

우리은행 주가가 상승세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우리은행 주가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이 민영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 1월 20일 8140원에서 26일 1만650원까지 30.83%(2510원) 올랐다. 외국인 매수세 덕분이다. 1월 27일~4월 26일 외국인은 2285만2408주를 누적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27만6319주, 479만1240주를 순매도했다. 이에 우리은행 외국인 비중은 1월 20일 20.7%에서 4월 26일 23.82%로 상승했다.

실적 호조도 주가 상승에 한 몫 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익은 전년동기대비 52.2% 증가한 443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3000억원대를 넘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1조2440억원으로 9.4% 늘었다. 비이자이익도 41.2% 증가한 2640억원을 기록했다.  

연구원들은 우리은행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산건전성과 견조한 이익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다. 공적자금 회수 기준 우리은행 주가는 1만3200원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의 개선세 지속으로 우리은행 실적 안정성이 증가했다"며 "이자이익이 증가세를 보이며 자산건전성 지표 개선과 대손비용률 하락이 당분간 실적 개선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우리은행 목표주가를 1만3500원으로 제시했다.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분기 1.39%를 기록했다. 2014년 2.12%, 2015년 1.48%에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대손비용률도 1분기 0.19%로 지난해 0.36%보다 낮아졌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지배주주 순익이 1조2312억원으로 전년대비 16% 늘 것"이라며 "이는 올해 기준금리 동결 예상에 따른 순이자마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산건전성 개선 노력으로 부실채권 비율도 하락할 수 있다"며 "1만3000원까지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세가 민영화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공적 자금을 회수해야할 정부 입장에서는 주가가 올랐으니 이익 극대화 명분이 커졌다. 정부는 매각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며 "다만 매수자 입장에선 주가가 올라 더욱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우리은행 주가와 민영화 성공은 관련성이 크지 않다. 현재 국내외에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우리은행 매각 공고를 내지 않았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명확한 매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매각 공고를 내기 어렵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그간 네 번 실패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를 4~10%씩 나눠 파는 과점주주 매각방식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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