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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 속 재계 총수들 비리 파일,다시 나오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배당 효성·금호·신세계 수사 재개 여부 촉각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6.04.28(Thu) 17:37:30 | 13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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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사정 칼날에 떨고 있는 곳은 비단 롯데나 부영, 대우조선해양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오래전부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통해 주요 그룹 오너들의 비리 의혹을 수사해왔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사건화되지는 못했지만, 물밑에서 비리 파일을 축적해왔다. 총선 이후 재계의 사정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검찰이 그동안 묵혀뒀던 재계 총수들의 비리 파일을 다시 꺼내들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형제의 난’으로 홍역을 치렀던 효성그룹이 대표적이다.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 형 조현준 사장과 전·현직 경영진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조 사장 등이 사업을 벌이면서 거액의 이득을 취했고, 반대로 회사는 수백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에 배당했다가 특수4부로 재배당했다. 특수4부는 2013년 정치 중립성 논란으로 대검 중수부가 폐지되고 신설된 부서다. 재계에서는 배당 사건에 대한 조사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법조 브로커 비리 등 현안에 밀리면서 진척을 내지 못했다.

올해 들어 검찰이 ‘효성 파일’을 본격적으로 펼쳐보기 시작했다. 처음 고발이 있은 지 2년여 만이었다. 검찰은 최근 고발인 조 전 부사장을 한 차례 더 불러 조사를 마쳤다. 현재는 그룹 관계자들을 소환해 고발인 조사 내용과 비교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의문을 풀어줄 핵심 참고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그룹 내부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만큼 고발장 내용이 상세하고 방대했다”며 “자료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 만큼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특수4부에서 진행해오던 법조 브로커 관련 수사도 모두 특수3부로 이관한 만큼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효성 수사 2년여 만에 재개 눈길

재계에서는 조 사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언제 시작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조 회장과 조 사장은 2014년 1월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 등으로 동반 기소돼 아직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조 회장과 조 사장에 대해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검찰이 수사망을 좁혀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 역시 수사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경제개혁연대는 2014년 박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초창기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사건을 배당했다가 나중에 특수2부로 병합시켰다.

당시 두 그룹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찬구 회장 측은 “박 회장이 2009년 12월 재무구조가 악화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기업어음(CP) 4200억원어치를 계열사들에 사들이게 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 측은 “박찬구 회장 쪽의 발목 잡기”라고 맞섰다. 검찰은 박삼구 회장이 거액의 회사 돈을 횡령하고,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2년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 수사에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신 KT&G 비리 등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일정 부분 성과도 거뒀다. 특수2부는 최근 외국계 광고대행사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백복인 KT&G 사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J사에 일감을 주는 대가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서홍민 리드코프 부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현안을 모두 털어버린 만큼 다음 타깃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최근 백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그러자 재청구를 포기하고 불구속 기소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더라도 법적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묵혀놨던 금호그룹 비리 의혹이나 최근 갑질 논란을 빚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수사를 위한 포석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된 신세계 오너 일가의 비자금 의혹 사건 역시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1월 전·현직 임직원 명의로 돼 있던 차명 주식 37만7000여 주를 이명희 회장 이름으로 실명 전환했다.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1000억원 규모의 차명 주식이 드러난 데 대한 후속 조치였다. 당시 신세계 측은 “20~30년 전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명의신탁한 주식의 일부”라며 “문제의 주식 전부를 실명 전환한 만큼 차명 주식은 단 한 주도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세청 역시 2000억원대의 추징금을 신세계에 부과했지만, 논란이 됐던 차명 주식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줬다. 차명 주식의 거래가 없고, 차명 주주 역시 실소유자인 이명희 회장과 동일한 세율로 세금을 납부한 만큼 탈루가 아니라고 국세청은 판단했다. 검찰 역시 수사에 미온적이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사건을 배당하고도 몇 년째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미니 중수부’ 불리는 특수단 첫 타깃 어디?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재벌개혁특별위원회는 신세계그룹의 차명 주식 및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가속화됐고, 결국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갈라서면서 TF 역시 유야무야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총선까지 겹치면서 신세계 오너 일가 비자금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올해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다시 이 문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 밖에도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최근 제2영동고속철도 공사 입찰 담합 혐의로 현대건설·두산중공업·한진중공업·KCC건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무엇보다 올해 초 전국 단위의 대형 비리 수사를 전담할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이 출범했다. 김기동 단장과 1·2팀장인 주영환·한동훈 부장검사 모두 특수수사를 해왔던 ‘특수통’이다. 수사 대상 후보군은 이미 2~3개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안이 워낙 치밀해 구체적인 정보는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검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니 중수부’라는 별칭답게 확실한 것을 수사하지 않겠느냐”며 “보안을 위해 검찰 직원이라도 허가된 사람이 아니면 출입을 할 수 없게 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특수단이 어떤 사건을 첫 타깃으로 잡을지에 대해서도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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