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지능화되는 보이스피싱 수법
  • 이용우 기자 (ywl@sisapress.com)
  • 승인 2016.05.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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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유인 등 연령별로 지능화
보이스피싱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 / 사진=뉴스1

보이스피싱 수법이 피해대상별로 지능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돈이 급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사칭형과 현금수취형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취업난을 이용하거나 방문 후 자금을 갈취하는 등 사기수법이 다양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분석한 보이스피싱 통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2월 사이 발생한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건수는 6046건이다. 전체 건수 중 66.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포인트 높아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은 주로 생활비·사업비 등 자금 수요가 많은 40대 남성, 3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나타났다.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금융회사, 공공기관 등을 사칭한 뒤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사기범은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대출상품을 안내하며 신용조정비·설정비·보증비·공탁금·중개수수료·선이자 등 각종 명목의 돈을 입금하라고 했다. 또 정부지원 대출을 언급하며 저금리 대출을 권유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조성목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 국장은 "신용이 낮고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대상으로 제도권 금융회사 및 공신력 있는 공공기관을 사칭하며 금전을 편취하는 것이 공통"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많이 나타난 보이스피싱 유형은 기관사칭형이다. 올해 1월~2월 사이 발생한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 중 33.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7월부터 금감원이 사기범의 실제 목소리를 녹음한 '그놈 목소리'를 집중 공개하면서 국민이 간접체험을 통해 보이스피싱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 계층은 인터넷뱅킹에 익숙하고 수사기관 접촉 경험이 적은 20대로 알려졌다. 특히 20대 취업난을 이용해 대포통장을 확보하려는 사기수법이 많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월~3월 사이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51건 발생했다.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 등을 통해 공고를 낸 사기범은 취업자에게 합격 통보를 한 뒤 개인신용정보 등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회사 보안상 체크카드를 이용해 출입증을 만든다며 카드를 택배로 보내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신분증을 이용해 현금을 받아가는 현금수취형도 계속 발생했다. 현금수취형은 창구거래가 익숙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60대 이상이 피해를 많이 봤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자 계좌에 이상이 있다는 이유로 돈을 인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금감원이나 경찰 가짜 신분증을 가지고 방문한 뒤 돈을 받아가는 수법을 이용했다. 

조 국장은 "정상적인 금융회사는 공탁금, 보증금, 전산작업비용, 선이자 등 어떤 명목으로도 대출과 관련해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팩스, 카카오톡 등으로 신분증, 통장사본 등 금융거래정보가 제공될 경우 대출사기에 악용될 수 있어 제공하지 말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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