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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벌이 옥죄기로 당대회 자금 마련 급급”

北, 7차 노동당 대회 앞두고 해외 송출 근로자 임금 가로채기 포착돼

이상용│데일리NK 기자 ㅣ . | 승인 2016.05.05(Thu) 17:44:15 | 13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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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6일로 예정된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 옥죄기’가 심해지고 있다. 당대회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외화벌이 자금의 상납을 강요하고 있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당대회를 통해 체제 공고화를 꾀하려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대북 제재로 인해 통치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자, 외화벌이 옥죄기를 통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당국이 최근 중국 현지에 송출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국 회사 측에 6개월 치 임금을 먼저 송금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한 대북 소식통이 전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으로 선(先) 송금된 임금은 정작 노동자들에겐 단 한 푼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북한 당국이 해외 송출 근로자들의 임금을 가로챈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대북 제재 및 종업원 집단탈북 등의 영향으로 해외 북한식당 운영이 어려워지자, 자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곳에서 일하는 자국민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5월6일 예정된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평양 시내에 주민들을 독려하는 선전 벽보가 붙어 있다. ⓒ EPA 연합


“연장 근로해도 추가 임금 못 받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모 수산물 유통회사의 사례도 최근 회자되고 있다. 이 수산물 회사는 평양에서 파견된 200여 명의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수산물 분류 및 포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북한 노동자 1인당 월급으로 500달러를 책정해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월급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불하지 않고 북측 책임자에게 넘기는데, 바로 여기서 임금 체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측 근로자의 월급은 내각 노동성이 정해놓은 ‘국가노동자 월급기준’에 맞춰 외화로 환산된다. 또 실적에 따른 상여금을 포함시켜도 150달러 선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월급 대부분은 근로자가 아닌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특히 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나 근로환경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대회 행사 자금 마련에 주력하는 북한 당국이 노동자의 최소 임금(월 150달러)마저 보장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엔 노동자의 하루 업무 시간을 12시간에서 13시간으로 늘리는 방안도 중국 측과 합의하는 등 외화벌이를 통해 한 푼이라도 더 벌어들이겠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북한 내 무역회사에 충성자금 상납 요구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노동시간 연장에 따른 비용은 북한 근로자를 관리하는 책임자에게 따로 지불됐지만 연장 근무에 따른 추가 임금은 정작 근로자에게는 돌아가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차라리 북한으로 가고 싶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나아가 경리직책을 가지고 있는 북한 책임자는 월급을 선불로 받았기 때문에 아픈 여성들의 치료나 휴식을 승인하지 않고 일터로 몰아대고 있다”면서 “몸이 허약해진 북한 근로자들이 귀국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책임자는 단칼에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당국은 최근 외화벌이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무역회사에 당대회를 성대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이유로 충성자금(최소 3000달러) 상납과 비료 확보를 강요하고 나섰다고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무역 활동에 제동을 걸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회사가 ‘수출입 무역 허가증’을 매년 북한 당국에서 받아야 한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기에서 당국은 북한식(式) 충성경쟁 방법도 동원했다. 무역회사들에 정확한 목표치를 언급하지도 않으면서 ‘추후에 양에 따라 순위를 결정하고 결산총화(평가)를 하겠다’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결산총화는 ‘70일 전투’ 종료 이후 무역회사들 간의 경쟁도표(그래프)로 이뤄지며 꼴찌를 차지한 지배인은 교체 위기를 맞는다. 이에 따라 어떤 수단과 방법이든 한 푼이라도 더 바치기 위한 경쟁, 즉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은 큰돈을 헌납한 주민을 모범으로 내세우고, ‘아무개는 재산까지 팔아 돈을 헌납했다’는 식으로 선전도 진행해왔다.

7차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 옥죄기’가 심해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 단둥 시내의 북한 사람들 모습. ⓒ 연합뉴스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 옥죄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국 각지에 외화벌이 기업소가 본격 창설되던 1990년대 초를 시작으로, 무역회사는 당국의 충성자금 상납 운동 등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해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엔 치적을 선전할 수 있는 핵·미사일 개발 관련 무기와 관련 부품, 충성 분자를 다독일 수 있는 사치품 구입이 절실해진 김정은이 무역회사를 더욱 옥죄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무역회사들은 대북 제재 품목이 아닌 제품을 수출입하면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북한에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과일을 최근 중국 단둥 세관을 통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로 계속 들여오고 있다고 한다.

신의주에선 최근 70톤 이상의 사과박스를 실은 대형 컨테이너 화물차를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차량이 들어오자마자 돈주(신흥 부유층)들이 물건을 구입해 시장에 유통시킨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무역회사들이 국외가 아닌 자국민을 대상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비료 과제 수행을 위해서도 무역회사 책임일꾼들은 직접 중국에 나가 ‘대방’(무역업자)들과 교섭을 벌이는가 하면, 기업소 해외 연고자들까지 총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남양과 신의주 국경세관 주변 마을에는 중국 거주 친척을 불러내면서까지 비료를 구걸하려는 사람들로 북적댄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기자와 접촉한 대북 소식통은 “무역 및 외화벌이 회사들은 ‘70일 전투’ 때 부여된 비료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면서 “무역회사와 관계가 있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비료와 비닐 박막 구입을 위해서라면 밀수행위를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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