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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핵무기 날려 보낼 SLBM 3~4년 내 실전 배치

北, SLBM 탑재 가능 3000톤급 잠수함 건조하는 듯

양욱 |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ㅣ . | 승인 2016.05.05(Thu) 17:45:21 | 13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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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에서 핵무기가 등장하면서 전쟁의 판도는 바뀌었다. 핵무기는 모든 것을 파괴시켜버리는 절대 무기로서, 어떤 재래식 무기보다도 강하다. 이런 핵무기를 합법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뿐이다.

물론 핵무기란 핵탄두만 있다고 위협적이진 않다. 핵탄두를 목표로 하는 국가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그런 수단의 대표적인 세 가지를 ‘핵전력 삼위일체(Nuclear Triad)’라고 부른다. 이는 전략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그리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이 3가지 가운데 가장 개발이 어렵고 위협적인 것이 바로 SLBM이다.

ⓒ 조선중앙통신 연합

심해 이동해 사전 타격 어려운 SLBM

SLBM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제2격(second strike) 능력이다. 지상의 ICBM은 적의 미사일이나 공습으로 파괴될 가능성이 높지만, 심해(深海)에서 이동하는 SLBM은 생존성이 높다. 그리하여 적국의 선제공격으로 본토가 쑥대밭이 되더라도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해 적에게 보복하는 능력이 있으면 적이 함부로 공격할 수 없다. SLBM은 수심 20~50m에서 발사되므로 사전에 발사준비 여부를 알기도 어렵다. 특히 소련에 비해 ICBM과 전략폭격기가 부족한 미국은 SLBM 분야에서 우세를 점하면서 핵전쟁 억제능력을 과시했다.

핵보유국을 표방하는 북한도 SLBM을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은 사실 오래전부터 있었다. 시작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SLBM 발사 잠수함인 골프급을 1994년 도입하면서부터였다. 또한 1992년 말부터는 직장을 잃은 수많은 구소련 미사일 기술자들을 북한으로 불러들여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했고, 그중에서 구소련의 SLBM인 R-27(NATO 분류명 SS-N-6)을 도입했다는 첩보도 있었다.

당시 북한 같은 후진국이 무슨 SLBM을 개발하느냐는 비웃음이 많았다. 하지만 2007년 무수단 미사일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하자 전문가들의 생각은 바뀌었다. 무수단의 외형은 R-27과 거의 동일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미 1990년대 초부터 20년 이상 SLBM을 개발해왔다는 추정은 이제 사실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이 사실로 드러난 것은 2015년 5월9일이었다. 북한은 함경남도 신포 인근 동해로 신형 고래급 잠수함을 끌고 나와 수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SLBM이 최초로 세간에 공개된 것이다. 북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5년 11월과 12월에도 역시 SLBM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11월엔 실패했고 12월은 성공이었지만, 아직 기술력이 부족하다며 대한민국 여론은 북한산 SLBM을 얕봤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월24일 보도했다. ⓒ 조선중앙통신 연합


우리 군, ‘SLBM 사냥’ 계획 준비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의 칼날을 갈고 있던 4월23일, 북한은 동해상에서 또 SLBM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당시 SLBM은 무려 30km를 날아갔는데, 북한은 이번 발사를 두고 대성공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러한 주장이 거짓이 아님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이번 SLBM 발사에서 콜드런치 방식으로 잠수함으로부터 수면 위로 올라온 미사일은 거의 직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로써 안정적인 자세에서 발사가 가능함이 입증됐다. 당시 점화 후 상승하는 미사일의 연기는 짙은 색깔로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지난 3월말 김정은이 참관했던 고체연료 로켓이 SLBM에 사용됐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소한 SLBM의 ‘수중사출-점화-상승’까지의 단계에선 안정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자, 그렇다면 북한의 SLBM은 얼마나 빨리 실전 배치될까. 북한의 주장대로 지금까지의 시험이 모두 성공적이라면 현재 남은 과정은 SLBM의 중간 비행과 목표 타격뿐이다. 이미 북한은 스커드나 노동 등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개발 운용했을 뿐만 아니라 미사일 수출로 수익을 냈던 나라다. 3~4년 이내에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 물론 북한의 ‘북극성’ SLBM은 무수단과 같이 R-27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무수단이 무려 세 차례의 발사실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극성의 성공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수단은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내부 메커니즘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북극성의 수중사출 및 상승단계 성공은 별도로 평가할 일이다.

SLBM의 개발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SLBM이란 무릇 신뢰성 높은 잠수함과 함께 수중에 배치돼 오랜 기간 동안 들키지 않고 수중에서 대기하면서 적에게 언제라도 발사할 수 있다는 위협을 줘야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보유한 고래급 잠수함은 2000톤급 정도의 작은 잠수함으로, SLBM도 함교(艦橋) 부분에 억지로 밀어넣는 등 한계가 많다. 함교에 미사일 발사관을 탑재하는 방식은 골프급과 같은 구형 잠수함에서나 채용하는 방법이다. 게다가 고래급은 골프급만큼 충분한 크기가 아니다. 잠수함 함교 부분에는 잠망경이나 스노켈, 레이더 및 각종 통신장치 등 중요한 장비가 수납되는데, 미사일 수납으로 인해 제대로 된 작전을 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한마디로 SLBM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북한은 좀 더 크고 신뢰성 있는 잠수함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얘기다.

물론 북한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현재 3000톤급 이상의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 이렇듯 SLBM과 잠수함이 완성되면 대한민국은 또다시 커다란 위협에 노출된다. 기껏 스커드·노동·무수단 등 지대지 미사일에 대한 방어책으로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고 있는 사이에, 이제 동·남·서해에서 발사되는 SLBM 공격으로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은 한·미 수중 킬체인을 통해 ‘SLBM 사냥’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공세적 수단이 하나둘씩 생길 때마다 한발 늦은 대응으로 수많은 국방예산을 쏟아부어야만 하는 전략적 불리함은 계속되고 있다. 전략과 사고를 변화하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한 전략적 불리함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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