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사장의 마지막 승부, G5 수율잡기에 달렸다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6.05.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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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흑자전환 키 잡은 G5 흥행 위해 안간힘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이 초강수를 내걸며 휴대폰 사업을 흑자 전환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조준호 사장이 G5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 사진=LG전자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이 휴대전화 사업을 흑자 전환하기 위해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특히 MC사업본부의 1분기 실적을 결정할 G5를 흥행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수율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조준호 사장은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산 증인이다. 한국투자신탁, 존슨&존슨을 거쳐 1986년 LG전자에 합류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그는 엔지니어가 아닌 ‘마케팅통’으로서 초콜릿폰 대박신화를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초콜릿폰은 지금까지도 업계에서 가장 이름을 잘 만든 폰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초콜릿폰 출시 당시 대한민국 휴대폰 시장 1인자는 삼성전자가 아닌 LG전자였다.

그런데 최근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보면 과거 잘 나가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그 상황에도 MC사업본부는 전 분기보다 오히려 악화된 2022억 원 영업 손실을 냈다. 

업계에선 이번 2분기가 사실상 조준호 사장의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번 분기에도 MC사업본부가 적자를 면하지 못한다면 조준호 사장의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준호 사장은 9일 MC사업본부 직원들에게 “인력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가볍고 빠른 체질로 변화를 이뤄야 한다”며 인력을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신성장사업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라는 취지지만,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재배치는 2분기 적자를 막기 위해 조준호 사장이 던진 초강수로 풀이된다.

MC사업본부의 2분기 실적은 G5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G5유통 경로로 프리미엄 모델의 자존심을 버리고 홈쇼핑까지 활용한 것은 그만큼 흑자전환을 위해 G5 흥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시 초기 기대를 모았던 G5의 판매량이 갈수록 주춤하고 있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출시 초기 3분의 1 수준인 3000~4000대 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G5는 4월 넷째 주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다. 출시 첫 주엔 삼성 갤럭시S7을 앞질러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G5 판매세가 흔들리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수율(일정 수 제품을 만들었을 때 정상 제품 비율) 문제로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것을 꼽고 있다. 특히 일선 현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휴대폰 유통점에선 이 같은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판매점에서는 수율 문제가 자꾸 거론되다보니 갤럭시S7이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제품에 불량이 있으면 가장 먼저 항의를 받는 곳이 일선 판매점”이라며 “판매하는 입장에선 논란을 피하기 위해 수율문제가 거론되는 G5보다 갤럭시S7을 권한다”고 전했다. 

조준호 사장 역시 수율의 중요성을 알고 출시 직전 MC사업본부 소속 연구원 300명을 평택공장에 급파한 바 있지만, 여전히 조준호 사장은 공급문제로 손해본 부분을 빨리 만회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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