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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완연한 봄기운 느끼기엔 아직도 늦지 않으리

5월에도 계속되는 전국의 다양한 봄꽃 축제 가이드 5선

김회권 기자 ㅣ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6.05.12(Thu) 17:55:08 | 13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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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송이의 꽃들을 언제 구경할까요

고양국제꽃박람회

 

수도권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첫손에 꼽히는 봄꽃 축제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알아야 할 게 하나 있다. 넓디넓은 일산 호수공원을 배경으로 펼쳐진 꽃구경 갈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서둘러야 할 때다.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세일즈가 이뤄지는 자리다 보니 세계 각국의 화훼 관련 업체들이 찾는다. 올해도 30개국 330개 화훼 관련 업체가 참가했고, 이들이 참여하는 국제무역관은 화훼의 글로벌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

 

고양국제꽃박람회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접근성이다. 그렇다 보니 폐장시간을 오후 6시에서 평일은 밤 9시, 주말은 밤 10시까지 늦췄다. 야간에 꽃을 관람하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음악을 더했다. 여기에 은은한 조명이 켜지면서 꽃들은 하나둘 빛을 머금게 된다. 꽃과 빛이 하나 되는, 일루미네이션이 어우러지는 ‘빛으로 노래하는 장미정원’이 현재 운영 중이니 이만한 분위기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전 세계에서 고양으로 몰려드는 꽃의 숫자는 약 1억 송이다. 중국·에콰도르·베트남·네덜란드·미국 등에서 다양한 꽃들이 물 건너왔다. 이곳에서는 엄청난 꽃의 수량에 흠뻑 빠져보는,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재미를 추가하자면, 흔히 보기 어려운 꽃들을 경외의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 매년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관람객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전시관은 ‘이색·희귀식물 전시관’이다. 올해도 마치 초콜릿을 발라놓은 듯한 초코딥장미, 너무 작아 뚫어져라 쳐다봐야 할 극소분재, 앵무새 깃털 모양의 꽃잎을 갖고 있는 앵무새 튤립 등 신기한 꽃들이 눈길을 잡는다. 특히 극소분재가 흥미로운데, 돋보기를 통해서만 보이는 2~5mm 크기의 작은 꽃들을 말한다.

 

호수를 끼고 있다 보니 꽃만 볼 게 아니라 물 위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호수 위에서 페달을 밟는 ‘수상꽃자전거’는 오리배의 레벨업 버전이다. 화훼를 이용한 소품 만들기 등은 아이들과 함께 체험하기 딱 좋은 소재다.

 

기간 2016년 4월29일~5월15일 │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홈페이지 https://flower.or.kr

 

 

고양국제꽃박람회 ⓒ 시사저널 임준선 아침고요수목원 ⓒ 아침고요수목원

봄이 가장 늦게 사라지는 곳

아침고요수목원 봄나들이 봄꽃축제

 

산속에서 호젓하게 봄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면 모두에게 꽤나 좋은 곳이 될 수 있을 터. 축령산 기슭에 있는 꽃과 나무의 동산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싶다. 경기도 가평군 축령산 자락에 들어앉은 ‘아침고요수목원’이라면 그런 봄꽃 감상이 가능해서다. 진달래에 이어 벚꽃마저 사그라든 지금이지만 이곳에서는 한국 야생화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모든 꽃을 볼 수 있는 ‘하경정원’ 앞에 서면 마치 일부러 물감을 섞어 만들기라도 한 듯 색감 뚜렷한 꽃들이 봄의 향연을 펼친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삼육대 원예학과 한상경 교수가 직접 설계해 1996년 문을 연 자연 속의 한국 정원이다. 한국의 자연을 이 속에 담듯 각양각색의 정원이 갖춰져 있고 우리 야생화도 망라돼 있다. 단지 보고 즐기는 야생화만 있는 게 아니다. 참나리, 섬노루귀, 처녀치마 등 먹거리로 쓰이는 야생화와 작약, 만병초, 하늘매발톱 등 약초로 쓰이는 야생화는 산수경온실에서 만날 수 있다.  목련·벚꽃·수선화·철쭉·진달래 등 200여 종의 봄 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 꽃들이 자태를 더한 것에 더해 하늘길에서 달빛정원까지는 50여 종 6만 송이의 튤립이 발길 닿는 곳마다 화려한 색깔로 가득 채운다.

 

잣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해발 879m의 축령산 자락은 상대적으로 서늘하다 보니 이곳의 봄은 평지의 봄보다 오래 자리 잡는다. 미처 봄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한 발 늦은 봄을 느껴보는 것도 5월의 재미일 수 있다.

 

기간 2016년 4월18일~5월31일

장소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홈페이지 http://www.morningcalm.co.kr
 

합천 황매산철쭉제 ⓒ 황매산철쭉제 곡성세계장미축제 ⓒ 연합뉴스

봄의 피날레 알리는 붉은 아우성

합천 황매산철쭉제

 

짧아진 봄. 마치 봄이구나 알아채자마자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그 따스함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싶다. 이럴 때 황매산 산꼭대기에 오르면 평지에서 사라진 봄이 붉은색 꽃봉오리로 변해 마치 파도처럼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 봄의 끝물을 알리는 이 붉은 꽃의 이름은 우리가 잘 아는 철쭉이다. 어찌 보면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꽃이지만 이 흔한 개체가 떼를 지어 몸을 흔들면 그런 황홀한 광경이 따로 없을 정도다.

 

등산과 꽃구경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황매산은 해발 1113m의 산으로 합천군의 군립공원이다. 남서쪽에는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북쪽에는 국립공원인 덕유산이, 북동쪽 역시 국립공원 가야산이 자리 잡고 있다. 국립공원의 자락들이 만나 만들어 낸 자리로 국내 100대 명산 중 하나다. 국내 최고의 명산을 아우르는 덕에 그동안 비교적 주목을 덜 받았지만 철쭉 군락지의 진면목이 설파되면서 지금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을 오르고 붉은 아우성을 듣는다.

 

이곳 사람들은 철쭉을 ‘개꽃’이라고 부른다. 개꽃인 철쭉은 모산재에서 정상에 오르는 목장지대부터 시작해 능선을 타고 상삼봉, 작은골 정상까지 이어진다. 만약 당신이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렇다고 황매산의 붉은 물결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차를 타고 해발 850m 지점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도 이 산의 매력이다. 쉽게 접근해 정상능선을 따라 쭉 이어진 철쭉을 누리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 얼마나 좋은 산인가.

 

기간 2016년 5월1~22일

장소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산 219-24

홈페이지 http://hmfestival.hc.go.kr

 

기차마을 따라 펼쳐진 최대의 장미공원

곡성세계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이란 단어. 풍경을 그려보면 고즈넉한 공간이 떠오른다. 정감 있는 단어다. 전남 곡성군 오곡면이 실제로 그 고즈넉함을 가진 곳이다. 이곳의 기차역인 곡성역 왼쪽에는 상수리나무가 두 줄로 곧게 심어져 있고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산책로와 차가 다니는 차로가 쭉 뻗어 있다.

 

이런 풍경에 지금은 하나 더해야 할 게 있다. 장미다. 그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4만㎡에 독일과 영국 등 유럽에서 수입된 장미 1004종을 뿌리내리게 했다. 그냥 단순한 장미가 아니다. 1867년 이전에 육종돼 가치가 높은 ‘고전 장미’도 있고 알렉산더·모나리자·미켈란젤로 등 유명인의 이름을 붙여 육종한 것들도 있다. 빨간 장미 한 송이에만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처럼 다양한 장미의 종류에 흠칫 놀랄지도 모를 일이다.

 

장미 외에도 즐길 게 많다. 장미 구경을 끝낸 뒤 17번 국도를 따라 봄바람을 맞으며 섬진강변을 드라이브하는 것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왜냐면 이 도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이렇게 평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라고.

 

기간 2016년 5월20~29일

주소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232

홈페이지 http://www.simcheong.com

 

순천만국가정원 ⓒ 연합뉴스

풍차와 함께 펼쳐진 튤립이 주는 이국적인 색깔

순천만국가정원

 

원래 순천만은 바람이 불면 굽이치는 갈대가 풍성하던 곳이었다. 황금빛이 넘실대던 이곳이 천연색으로 뒤덮이게 된 건 2013년의 일이었다. 화려한 꽃들이 가득 찬 정원이 하나둘 조성되면서부터였다. 순천에서 정원박람회가 열린 때가 바로 2013년이었다. 그리고 이 정원박람회는 순천에 ‘신의 한 수’가 됐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만으로 이어지는 동천을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분리된다. 동쪽에는 프랑스정원·독일정원·스페인정원·일본정원·네덜란드정원 등 10개가 넘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정원이 꾸며져 있어 꽃천지를 이룬다. 이들 글로벌 정원은 호수정원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전개돼 있다. 이곳을 구경하는 데 별다른 동선은 짜지 않아도 된다. 자유롭게 가져가도 좋다. 자신의 취향대로 기웃거리며 이곳과 저곳을 자유롭게 넘나들어도 상관없는 구조로 설계됐다.

 

동쪽의 정원들 중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역시 네덜란드정원이다. 일단 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풍차가 있다. 실물보다 크기는 작지만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기에는 이만한 게 없어 보인다. 풍차 아래에는 울긋불긋 각양각색의 35종 튤립 14만 본이 화려하게 꽃잎을 벌렸다. 수선화·천리향·라일락·벚꽃리나리아(애기금어초)·아네모네·라넌클러스 등 30여 종의 꽃나무도 이곳의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에는 ‘국가’라는 단어가 포함된다. 지난해 9월 이곳은 국내 첫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말 그대로 꽃밭이 아닌 ‘정원’이다 보니 꽃이 주역이 아닐 때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봄날은 꽃이 더 주목받는 때다. 특히 순천만정원의 나눔숲 약 3만5000㎡ 부지에 핀 샛노란 유채꽃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이곳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어가 포즈를 잡는 최고의 포토존이다.

 

올해 순천만정원에 피기 시작한 봄꽃은 75종, 17만 본에 달한다. 저마다의 향기와 색채를 뽐내는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사람들은 지금도 순천으로 향한다. 이미 4월14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올해 관람객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보다 10여 일 빠르고 전년 대비 28% 정도 늘어난 상춘객이 남도의 봄날을 즐기고 있다.

 

기간 1년 내내 운영

주소 전라남도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 47

홈페이지 http://www.scgarden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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