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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선 프리뷰] 세월호 변호사의 일성, “시민사회 좋은 의제들 국회에 소개하고 싶다”

‘NGO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이승욱 기자 ㅣ | 승인 2016.05.28(Sat) 10:54:32 | 1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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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그를 처음 만난 때는 2014년 11월, 가을답지 않게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서울 서초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큼지막한 팩백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당시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가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 등 굵직한 현안마다 동분서주할 때였다. 

 

그날 마주한 그의 첫인상은 사회문제와 부조리를 고발하는 ‘NGO(시민사회단체) 변호사’라는 호칭이 제법 어울렸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당선자. 그가 현실 정치의 문을 두드렸다. 박 당선자는 4·13 총선 당시 서울 은평구 갑에 출마해 54.9%를 득표하며 당선됐다. 그동안 NGO 출신 국회의원들이 다수 배출됐지만 지역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사례는 많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18일 오후 서울 용산역에서 만난 그는 같은 날 오전 엄수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상경하는 길이었다. 먼 길을 다녀온 탓인지 다소 초췌해 보였다. NGO 변호사에서 국회의원으로 변신했지만 그의 등에는 여전히 묵직한 팩백이 짊어져 있었다. 

 

 

 

더민주 영입과 총선 출마 소식을 듣고 의외라고 생각했다.현실정치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NGO 활동을 하면서 매번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우리 정치를 많이 욕했고, 기존 정치인에게 정치를 잘하라고 하고 (좋은 사람이 있으면) ‘네가 정치를 해라’라고 권하기도 했다. 물론 내가 해보겠다는 마음은 없었는데, 일종의 위기감을 느낀 것이 계기였던 것 같다. 지난해 더민주에서만 영입 제안을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정당에서도 진지한 제안을 많이 해왔다. 그때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 작년 겨울 무렵쯤 새누리당이 200석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위기감이 들었다. ‘이대로라면 내가 해왔던 일들 혹은 같이하려고 했던 분들이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향후 4년간 더 펼쳐질 수 있겠구나’라는 거였다. 그것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렇다면 (영입 제안을) 거절할 게 아니라 (정당에) 들어가서 일해야 된다는 마음을 먹었다.

 

변호사로서 활동의 한계는 무엇이었나.

 

변호사니까 사법적인 방법을 써서 문제해결을 하려고 했다. 고소고발을 한다든지, 소송을 한다든지 그런 방법이었는데, 강정(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이나 밀양 송전탑, 쌍용차 해고자 문제라든지 여러 케이스에서 성과를 얻은 경우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실패를 했다. 결국 법을 제대로 만드는 것, 그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생각을 가져왔다.

 

굳이 더민주를 선택한 이유는.

 

누구는 ‘왜 하필 민주당이냐’는 이야기도 한다. 그런데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었다. 그랬다면 규모가 작지만 더 안정적인 제안을 했던 당에 가는 게 나았을 거다. 그런데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정치인이 되고자 했기 때문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능성을 더 고려해야 했다. 그렇다면 제1야당이 낫다고 판단했다. 또 하나는 더민주가 국민의당과 분화하는 과정에서 ‘당이 쇄신할 수 있겠구나’라는 판단도 들었다. ‘더민주가 고정불변의 존재가 아니구나’ ‘주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정당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NGO 출신 인사가 국회 입성한 사례는 있었지만 초선에 그치는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재선·삼선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잘하겠다는 생각부터 하고 있다. 재선·삼선은 필요에 따라서 결정할 일이다. 단순히 ‘내가 어렵게 국회의원 됐으니까 재선으로 늘려보겠다’는 식으로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NGO 출신 국회의원들이 보여준 한계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주위의 평을 들어보면 두 가지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 한 가지는 일부 NGO 출신들이 현실정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시민사회 진영과 갑자기 멀어진다는 점이다. 시민사회는 100을 요구하는데 정치 영역으로 들어가니까 10~20 정도만 이야기하면 시민 사회로부터 ‘너 변했어’라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NGO 출신 국회의원들이 기존의 정치하는 분들에 대해 ‘나는 너희와 달라’라는 생각 때문에 화합을 못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양쪽의 날에 가위질 당한다는 것이다. 저로서는 양쪽 다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민사회와 서로 욕을 할지언정 끝까지 같이 가고, 기존 정치인들과 비교해 독야청청해야지라는 생각도 지양하려고 한다.

 

시민사회와 교감을 계속 높여나가야할 것 같다.

 

NGO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의제들이 있는데 굉장히 좋다. 그래서 그들이 갖고 있는 의제들을 국회에 소개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정치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가족들과는 미리 상의를 했고 과거처럼 밀어주는 분위기였다. 다만 주위 분들은 ‘너처럼 자기 것 못 챙기는 애가 거기 들어가면 죽는다’고 걱정하셨다. ‘미리 이야기했으면 말렸을 거’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현실 정치판에 가면 이용만 당하다 죽을 거라고 그렇게 걱정을 많이 해주셨던 거다. 

 

실제 본인은 걱정이 없었나.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됐다. 입당한 이후에 공천이 계속 안 되면서, 사실상 그런 대접을 받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도 했다(웃음).

 

박주민 당선자하면 세월호가 떠오른다.

 

이대로 가면 19대 국회에서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이나 권한과 관련한 입법적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면 20대 국회에서 어떻게든 해야 한다. 사건의 진상 규명이나 관련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다. 특조위의 활동 기간과 인양된 선체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건 입법적으로 해결해줄 부분이다.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과 관련해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분위기는 어떤 것 같나.

 

이번에 더민주 당선자 워크숍 갔을 때 해수부에 항의 서한 보내려고 하니 법 개정할 경우 공동 발의해달라는 요청 서명을 돌렸다. 93명 정도가 서명해주셨다. 당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국민의당 쪽에도 이야기를 해놨고 ‘고민하겠다’는 답도 들었다. 야권에서는 그렇게 분위기 나쁘지 않은데, 정치 의제라는 것이 힘을 가지려면 지속적인 에너지가 있어야 되지 않나. 그게 없으면 다른 사안에 밀리고 묻히기도 한다.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파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든다.

 

4년 후 어떤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나.

 

더민주만 보면 19대보다는 초선 비중이 줄었다. 초선은 아무래도 기존 정치의 문법보다는 외부에서 정치를 지켜본 시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본다. 그렇게 좀 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려고 노력하겠다. 4년 후에는 ‘열심히 참 잘했다’ ‘뭔가 제대로 일을 하려고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 맞구나’라는 평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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