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 ‘오너 리스크’란 없다
  • 송응철 기자 (sec@sisapress.com)
  • 승인 2016.05.30 12:39
  • 호수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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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사정기관 수사는 물론 경영권 분쟁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해

 

재계에선 LG그룹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오너 리스크’가 없다는 점을 꼽는다. 실제 LG그룹 오너 일가는 수사 대상이 되기는커녕, 사소한 구설에 휘말린 적도 거의 없다. 이뿐만 아니라 그동안 단 한 차례의 경영권 분쟁도 없었고, 향후 골육상쟁(骨肉相爭)의 소지도 별로 없어 보인다. 재계에서 LG그룹을 ‘양반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대기업 사정수사가 줄을 이었다. 앞서 2013년 CJ그룹을 시작으로 효성·동양·STX·웅진그룹 오너 일가가 수사를 받았다. 2015년에도 포스코·신세계·롯데·동부·금호아시아나그룹 등 대기업들이 수사 선상에 올랐다. 사정 행렬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네이처리퍼블릭과 부영그룹, 롯데그룹, 대우조선해양, 대림산업 등이 검찰 ‘수사 리스트’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SK와 한화는 그룹 총수가 구속 수감됐다가 출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LG그룹 오너 일가는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오너가 수사를 받는 기업들은 경영에 공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다 구속이라도 되는 경우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옥중에서 원격 경영을 한다 하더라도 매끄러울 수가 없다. 그래서 오너가 구속된 대기업들이 구명활동을 위해 가장 먼저 내세우는 근거가 ‘총수의 부재로 인한 투자 중단과 신성장동력 사업의 제동’이다. 이는 단순히 구명을 위해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SK나 CJ 등 총수가 구속된 기업의 경우 투자 중단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상당한 차질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G 부회장, 구광모 LG 상무

 

향후 경영 승계도 ‘구광모 상무 유력’ 분위기 

 

 


다만, LG가(家) 방계가 물의를 일으킨 적은 있다. 고(故) 구자헌 범한물류 회장의 아들이자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6촌 관계인 구본호씨가 그 장본인이다. 구씨는 앞서 주가조작 혐의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투자를 빌미로 금품을 받다 사기 및 횡령 혐의로 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보유한 건물 세입자들을 상대로 부당한 퇴거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소위 ‘갑질’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그러나 혈연관계를 제외하고 구씨는 LG그룹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인물이다. 그가 지분을 보유했던 범한판토스 역시 애초에 LG그룹과는 별개로 설립돼 운영돼왔다는 설명이다. 

가족 간 경영권 분쟁 소지도 없다. LG그룹은 그동안 가족경영을 해오면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문제가 생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총수가 사전에 경영권을 넘겨 가족 간의 다툼을 사전에 예방했다. 심지어 공동창업주인 구씨 일가와 허씨 일가가 분리되는 과정에서도 이렇다 할 잡음이 없었다. 향후 골육상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사실상 전무하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슬하에 두 딸과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본래 자녀는 딸만 둘이지만,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권을 넘기기 위해 구광모 LG 상무를 양자로 받아들였다. 재계 안팎에서는 별다른 이변이 없을 경우 다음 경영권이 구 상무에게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대기업 홍보실 관계자는 “신성장동력 발굴의 핵심은 오너 주도하에서의 과감한 투자인데, 오너가 수사를 받거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등 문제를 일으키면 이런 의사 결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이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것은 LG그룹의 상당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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