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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원만 있어도 사장님 된다

중국의 창업 육성정책…2015년 무려 365만개 업체 신설

모종혁│중국 통신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6.13(Mon) 15:54:01 | 13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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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9살인 롄하이신(蓮海欣)은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에 있는 스타트업(start-upㆍ신생벤처기업) ‘폰수리(修機)100’의 사장이다. ‘폰수리100’은 무료 AS기간이 지났거나 정식 유통채널이 아닌 경로로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리 서비스를 한다. 이용자의 스마트폰이 고장이 나 온라인으로 ‘폰수리100’에 수리를 요청하면, ‘폰수리100’은 오토바이를 탄 직원을 보내 물건을 수령해온다. 이를 직영점이나 계약한 대리점에서 약속한 시간까지 수리한 뒤 오토바이로 배송해준다. 중국 특색의 유통 토대 위에 신속 수리·배달 서비스를 접목한 것이다.

 

그런데 ‘폰수리100’은 5월까지 독립된 사무실이 없었다. 3W커피가 운영하는 인큐베이터센터에 입주해 코워킹 스페이스의 한 공간을 빌려 썼기 때문이다. 롄 사장은 “3W커피 센터에는 나를 포함해 6명만 근무하면서 기획과 관리, 고객지원 업무를 봤다”고 말했다. 코워킹 스페이스에선 업종이 같거나 유사한 스타트업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책상, 전화, 팩스, 인터넷, 프린터, 회의실 등 사무용품 및 공간을 함께 나눠 쓴다.

 

 

중국의 ‘창업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다.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중관촌(中關村)’의 야경.


 

대륙 곳곳에 인큐베이터센터 갖춰

 

3W커피는 중국 청년 ICT(정보통신기술) 창업자인 촹커(創客)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업체다. 2011년 8월 커피와 인터넷을 제공하고 업무를 돕는 살롱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5개 대도시에 센터를 두고 중국 최대의 규모로 성장했다. 리단허린(李丹鶴林ㆍ여) 3W커피그룹 마케팅 디렉터는 “촹커와 스타트업은 인큐베이터센터에 입주해 6개월에서 1년까지 이용한다”며 “한 달에 1600위안(약 28만8000원)의 사용료만 내면 센터 내 모든 사무용품과 각종 지원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워킹 스페이스엔 제품 시연실, 휴게실, 흡연실, 당구대 등 입주자를 위한 각종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휴대폰과 노트북만 가져오면 바로 업무를 볼 수 있다. 1인 촹커나 9인 이하 직원을 둔 스타트업에 최적의 작업공간인 셈이다. 리 디렉터는 “스타트업이 직원을 충원하고자 할 경우 그룹 내 리크루팅 회사를 통해 지원자를 연결해준다”며 “스타트업에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도 3W커피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고 밝혔다.

 

이런 인큐베이터센터는 중국 내륙 곳곳에 산재해 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있는 촹투자이시안(創途在西安)이 선두주자다. 촹투자이시안은 2014년 10월 문을 열었다. 3W커피 선전센터의 2배 규모다. 촹투자이시안에도 코워킹 스페이스가 마련돼 있지만 사용료는 무료다. 양산(楊衫ㆍ여) 시안창업원투자관리회사 부사장은 “촹투자이시안은 시안 시정부 산하 창업원에서 대학생과 일반인 창업자를 교육하고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3W커피는 대주주가 따로 없어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주만 100명이 넘는다. 주요 주주는 텐센트(?訊), 바이두(百度), 성다(盛大), 신랑(新浪) 등 중국을 대표하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임원진이다. 이에 반해 촹투자이시안의 운영주체는 시안창업원이다. 중국 내륙의 인큐베이터센터 대부분은 이처럼 지방정부가 주도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양룽(楊戎) 시안창업원 부주임은 “중국 연해 대도시는 창업 생태계가 이미 완비됐지만 내륙은 경제 성장이 더디었고 입지조건이 안 좋기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시안은 바닷에서 1200㎞ 이상 떨어진 내륙이다. 우리로 치면 충청북도와 같은 위치다. 중국 정부는 기반이 열악한 내륙의 창업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 창업원을 설립했다. 그중 시안창업원은 1993년 5월에 문을 열어 중국 내륙에서 가장 오래됐다. 창업원에 입주한 스타트업엔 일정한 보증금만 받는다. 관리비 외에 운영비는 전혀 들지 않는다. 

 

창업원 내 유학생창업원에 대한 지원은 더욱 파격적이다. 유학생창업원은 중국 정부가 귀국한 해외 유학생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1994년부터 창업원 산하에 설립했다. 시안창업원은 1998년 유학생창업원을 개설했다. 2011년부턴 중앙정부가 ‘유학생귀국창업지원의견’을 발표해, 해외 우수 인재의 귀국과 정착을 국가 차원에서 돕고 있다.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어 지난 5년간 150만명의 유학생이 귀국했다. 양룽 부주임은 “유학생이 창업한 기업은 기업소득세를 25%에서 15%로 감면해주고 연구개발비는 실제 투자액을 150%로 부풀려 계산해 세금을 공제해준다”고 말했다. 또한 귀국 정착비와 주택 보조금도 지원해준다. 시안창업원은 2014년 말까지 1047개 기업을 육성해 내보냈고, 현재 2200여 개 기업을 지원하는 중이다.

 

 

‘창업신화’의 주인공들. 마윈 알리바바 회장(위), 마화텅 텐센트 회장(왼쪽), 레이쥔 샤오미 회장


 

꾸준한 정책 추진으로 결실 맺어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듯이, 중국도 ‘대중창업ㆍ만인혁신(大衆創業ㆍ萬衆創新)’이라는 창업정책을 국가시책으로 내걸었다.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석상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뉴노멀 시대에 ‘대중창업ㆍ만인혁신’ ‘공공제품ㆍ서비스’를 양대 성장엔진으로 삼아 경제의 양과 질을 끌어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그 뒤 창업은 중국 경제의 핫 이슈가 됐다. 이는 수치로 잘 드러난다. 2015년 중국에서 새로 설립된 일반기업은 365만개에 달했다. 한 해에 한국 전체 중소기업(약 537만개)의 3분의 2나 되는 기업이 생겨난 것이다.

 

우리도 지방정부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경쟁적으로 세웠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스마트안전캠퍼스처럼 결실을 맺어 인큐베이터센터를 졸업하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중국 지방창업원의 지원 내용은 우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규모다. 중국은 인재 영입과 육성, 새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측면을 고려해 엄청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둘째, 중국은 창업의 문턱부터 낮췄다. 2014년 2월 ‘등록자본등기제도’를 개정해 1위안(약 180원)만 있어도 창업이 가능하다. 기업 설립도 손쉬워 영업허가증, 조직기구코드증, 세무등기증 등 삼증합일(三證合一)로 등록이 가능하다.

셋째, 중국은 지방이라도 경제 규모가 거대하다. 2014년 산시성의 지역 내 총생산은 1조7689억 위안(약 318조4020억원)에 달했고 상주인구는 3775만명이었다. 넷째, 중국 현실에 걸맞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다. 스마트안전캠퍼스는 중국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상품가치를 지녔다. 무엇보다 중국은 20년 넘게 지방창업원을 운영하면서 지역마다 창업환경을 조성했다. 정권 차원에서 창조경제를 내세웠다가 뚜렷한 추진방향을 잡지 못했던 한국과 전혀 다르다. 이처럼 정부 주도로 창업생태계를 건설하는 중국을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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