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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장묵의 테크로깅] 신생아의 사주, 점집이 아닌 DNA로 예측

2045년 미래에 펼쳐질 ‘디지털 점집’, ‘스마트 부적’의 신풍속도

강장묵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JM 코드 그룹 대표)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6.03(Fri) 10:35:26 | 13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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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에도 부적이 있을까. 혹시 점집도 ‘디지털 점집’, 부적도 ‘스마트 부적’ 등으로 변신하는 것은 아닐까. 사주팔자 등 미신이라고 일컫는 정보들이 다른 기술과 결합해 서비스되지는 않을까. 미래의 정치인들과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도 자신이나 자녀의 운세를 보러 역술원(손금·주역·점술·관상·사주·명리학 등)에 자주 들락거릴까. 기술 사회에 유약한 인간의 본성은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고 위험을 대비할까. 다음의 시나리오를 보며 생각해보자. 


‘2045년 초여름, 때 이른 아침에 눈을 뜬 가장 K씨는 마음이 뒤숭숭하다. 요즘 연일 벌어진 사고 때문이다. 지난달 아침에는 자동차 사고를 겪었고, 이번 달에는 자녀가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느낀 K씨는 용하다는 도사를 찾아 ‘조상님이 화가 나셨는지’ ‘어떤 굿판을 벌이면 좋을지’ ‘부적이라도 지니고 다녀야 할지’를 고민한다.’

개인의 흥망성쇠, 사전 예측 가능해 

과연 2045년에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2045년에는 개인의 흥망성쇠 중 사고의 위험, 갈등의 잠재성, 그리고 이들 갈등이 특정 시기에 연쇄적으로 발생하거나 폭발하는 것을 예측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량을 구입한 K씨는 자동차 사고의 발생 원인으로 ‘자율주행차량의 오작동’ ‘최근 5년 동안 자율주행 운영체제의 사고 기록과 빈도, 그리고 가능성’ ‘대한민국 도로 사정에서만 유독 자주 발생하는 자율주행차량의 오류’ 등에 대한 분석 데이터에 기초해 차량을 구매한다. 사고 책임과 사고 발생 가능성 등을 시뮬레이션한 보험상품에도 가입한다. 사고의 범위와 빈도를 차량 구매 시 예측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차량과 보험에 가입한다. 예를 들어 ‘Z라는 자율주행차량은 오작동 또는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빈도가 1년에 0.01%이며, 이 사고의 범위 역시 찰과상에 그칠 확률이 99%이다’라는 회사 측의 설명과 이에 대한 연계 보험을 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K씨는 사랑하는 자녀가 최근 학교 내에서 폭행의 피해자가 되어 마음이 크게 상심한 상태다. 폭행은 아이들 간에 순간적이고 우발적으로 이루어졌다. 과연 이런 우발적 상황도 정확하게 예견될 수 있을까. 교실 내 아이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아이들의 폭력성과 문제를 인지해 교내 보안 시스템에 전달하는 기술이 적용된 미래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우발적 싸움이라 할지라도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면 선제적으로 차단된다. 과연 이런 일들은 어떤 기술 때문에 가능한 것일까?

 

 K씨는 16년 전, 아들 출생일 때 받은 신생아의 기질이라는 문서를 떠올린다. 아들은 code blue로, ‘분노조절장애’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물론 아들의 장기와 재능에 대한 DNA 분석 역시 임신 초기에 측정돼 아내는 출생할 아이의 음악적 재능을 발달시키는 태교를 마친 상태이다. 유난히 섬세하고 조용한 성격의 DNA를 가지고 태어날 아들이지만, code Z(상대를 야금야금 화나도록 유도하면서 즐거워하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를 만나면 순간 ‘분노조절장애’가 발생하고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최근 K씨 아들의 반에는 code Z로 불리는 유전자를 가진 아이가 전학을 왔다. code blue와 code Z가 만나면 특정 시간이 흘러 우발적 다툼이나 사고로 번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므로, 이미 담임선생님과 학교 내 폭력을 담당하는 경찰관은 비상경계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렇듯 어느 정도 사건과 사고, 그리고 흥망성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미래에는 ‘액땜’ ‘운’ ‘사주’ ‘부적’ 등을 보러 가는 일이 현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DNA 활용, 점집 찾는 것보다 우선시

 

미래에 태어날 아이의 부모는 인간의 DNA를 어려워하는 일반인을 위해, 쉽고 재미나게 분류한 DNA 타입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이 DNA 타입은 각 나라의 고유한 전통에 기초해 설명한다. 예를 들어, DNA에 ‘불같은 성격의 아버지와 대지처럼 넓은 마음을 가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P군은 섬세하면서도 순간 감정조절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풀어주는 식과 ‘과거 2000년대 초 유행하던 혈액형 유형 성격으로 볼 때 A형에 가까운 자녀를 두었다’ 등이다. 또는 한의학의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 등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DNA 분석 자료를 가진 회사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그리고 잘 분석된 DNA 정보는 의료 정보를 다양하게 가공하는 서비스 업체에서 나아가 아주 먼 친척의 가계도를 찾아줄 수도 있다. 또한 DNA 정보는 인간의 질병 가능성을 전 생애 주기별로 쉽게 설명하거나 도와주는 서비스 회사, DNA 정보를 가지고 식사 때마다 영양과 음식 조절에 대한 실시간 조언을 해주는 회사, DNA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장소에서 자신과 가장 대화가 잘되고 성격적으로 번쩍하는 호감을 나눌 사람을 찾아 추천하는 서비스, DNA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장소에서 특정인과 말다툼·실랑이·폭력·사망사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확률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렇듯 미래에는 DNA 정보를 1차원적인 암 진단과 질병 예측에만 활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DNA 정보로 폭력을 막고 사건사고를 예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 우리는 길흉화복을 어떻게 생각할까?

 

2045년도에는 DNA로 태어난 아이의 질병 유무, 발생 확률뿐만 아니라, 성향과 성질 등 인간 행동의 유형을 예측할 수 있다. 즉 부모를 잘못 만났다기보다, DNA가 나쁘다는 것이다. 여기서 DNA는 모두 나쁜 것이 아니라, 그 성질이 있다. 분노조절이 어려운 DNA라고 할지라도 이것을 억누를 수 있는 좋은 DNA가 몸속에 기억되어 있다. 이것을 발현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2045년 미래라 할지라도 DNA로 여전히 사람의 길흉화복을 예측할 수는 없다. 미래에도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DNA를 극복하는 여러 방법들이 제시될 것인데, 그중 하나가 발현되지 않은 DNA 또는 특정 DNA를 약화(결과로 나타난 성향을 중화시키는)시키는 것이다. 이런 DNA의 활용 등이 점집을 찾는 것보다 더 우선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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