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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우받는 변호사는 따로 있다

전관예우 고액 수임료 논란 일으켰던 법조계 인사들

조유빈 기자 ㅣ you@sisapress.com | 승인 2016.06.08(Wed) 14: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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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5월27일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를 소환조사했다. 홍 변호사가 사건 수임 내역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과 탈세 여부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전관예우(前官禮遇)’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1년 8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검찰을 떠난 홍 변호사는 3년 사이 250억원이라는 거액을 벌어들였다. 검사장 출신의 홍 변호사가 자신이 맡은 사건들을 담당하는 수사 검사들에게 영향력을 끼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같은 문제로 구속된 최유정 변호사 역시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부장판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총 50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 변호사가 짧은기간 동안 수백억원의 수입을 올린 데는 고질적으로 지속돼온 전관예우 특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 된 전관예우 

전관예우는 법조계에서 부정부패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문제다. 판사나 검사로 재직하다가 변호사 개업을 한 경우 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자리에서 물러난 선배 대신 자리를 맡은 후배가 일정기간 선배를 예우해주는 관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유리함 때문에 대형 로펌에서는 퇴직한 고위 법조인들을 앞다퉈 영입한다는 것이다. 법조인 출신 고위공직자 임명 과정에서 항상 검증 대상이 되는 것 중의 하나도 바로 이 전관예우 논란이었다.

 

2014년 안대희 전 대법관이 국무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했던 배경에도 전관예우와 고액 수임료 논란이 놓여 있었다. 대법관에서 물러난 후 2013년 7월 개인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한 안 전 대법관은 5개월 동안 사건 수임과 법률자문 등으로 16억원을 벌었다. 특수통 검사 출신인 안 대법관은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할 당시에는 형사 사건을 거의 맡지 않고 조세 등 민사 사건과 법률자문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회에서 안 전 대법관이 “대법관에서 물러나면 변호사 업무를 하더라도 구체적인 사건을 수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과 달리, 수임료가 많은 조세 등 민사 사건을 맡은 게 문제로 지적됐다.

 

2006년 대법관 인사청문회 때 안 전 대법관이 “변호사 업무를 한다 하더라도 자문 위주로 하고 구체적인 사건을 수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다른 결과라는 것이다. 안 전 대법관이 변호사 활동으로 늘어난 재산 11억여 원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으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과거 안 전 대법관이 ‘변호사의 적정 보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며 전관예우의 폐단을 지적한 바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안 전 대법관은 총리 후보를 사퇴했다.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현 국무총리)의 임명 과정에서도 전관예우는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다. 황 총리는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고액수임료 논란에 휩싸였다.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에서 퇴임한 후 법무법인 태평양에 스카우트돼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황 총리는 17개월 동안 16억여 원의 수입을 올렸다. 한 달에 약 1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셈이다. 야당 의원들이 황 총리에게 구체적인 수임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황 총리는 변호사 윤리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사건 건수(형사 사건 54건, 민사 사건 47건)는 공개해 한 사건당 1600만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황 총리는 전관예우 주장을 부인했지만 서영교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년 반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본인의 재산보다 많은 수임료를 받았다는 것은 ‘전관예우’ 차원에서 지급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도 전관예우 논란과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이 겹치면서 스스로 사퇴했다. 김 소장은 2000년 헌법재판소장 퇴임 후 법무법인 율촌의 상임고문으로 영입돼 논란을 빚었다. 

전관예우 논란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총리처럼 청문회 관문을 통과한 인사들도 많다. 이 때문에 인사청문회 통과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비판과 함께 박근혜 정부가 이전 정권보다 전관예우 문제에 상대적으로 관대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13년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였던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2004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퇴직한 후 2006년 10월부터 2008년 6월까지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로 활동했고, 이 기간 5억4700여 만원의 예금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관예우 문제가 떠올랐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역시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4개월간 2억4000여 만원의 수입을 올려 2011년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은 2015년 퇴직 후 법무법인 ‘인’의 고문변호사로 일하며 2개월 동안 1억6000만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관예우 논란으로 낙마한 첫 사례는 이명박 정부 시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였다. 대검찰청 차장에서 퇴직해 법무법인 바른으로 옮긴 뒤 7개월간 7억원을 번 사실이 드러나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를 계기로 퇴직한 판·검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법원·검찰청의 사건을 1년간 수임할 수 없도록 하는 ‘전관예우 금지법’이 2011년에 도입됐다. 그러나 이 법률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임제한 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관해 벌칙 규정을 두지 않고 단지 수백만 원의 과태료 처분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2011년 도입 ‘전관예우 금지법’ 실효성 없어

전관예우가 사회적 논란으로 부각되는 시기는 보통 고위 법조인들이 공직에 진출하기 위해 거치는 인사청문회 때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 드러난 전관예우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에 뜻이 없을 경우 전관예우 혜택을 받아 홍 변호사와 같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더라도 그 사실이 밝혀지기는 쉽지 않다. 

 

개업 1년이 지난 뒤 ‘개업 1주년 인사’ 등으로 신문광고를 내는 식으로 ‘친정 사건 수임제한 해제’를 알리는 변호사들도 있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는 전관 출신 변호사들의 이러한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나 정직 등의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판사나 검사로 일한 사람이 정년 전에 퇴직해 변호사로 개업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는 내용의 입법청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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