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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이 언젠가 다시 열리리라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다”

인터뷰 /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정기섭 대표

김경민 기자 ㅣ kkim@sisapress.com | 승인 2016.06.15(Wed) 18: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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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0일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내려진 뒤 4개월이 지났다. 당시 정부의 중단 조치는 개성공단 내 업체들과 사전 협의나 예고도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철수 조치였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124개 업체들은 우리 측 정부 발표, 그리고 북한의 추방명령에 따라 생산 물품도 제대로 들고 오지 못한 채 허겁지겁 귀국해야 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대표이자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정기섭 대표에게 개성공단 폐쇄 후 남북 경협 전망에 대해 물었다. 2016년 6월15일, 남북정상이 만나 공동선언을 발표한 날이다.

2월10일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 결정된 뒤 물품을 적재해 철수하는 차량의 모습

철수 이후 3개월이 지났다. 대북 사업 기류는 어떤가. 민간 차원에서의 사소한 교류도 없는가.

 

 


우리 남한 사람들이 제3국에서라도 북한 사람을 만나려면 통일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요즘에는 기업 차원에서 정부에 개성공단 방문 신청을 해도 즉각 거부된다. 지금으로선 어떠한 교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성에서 나온 업체들은 어떻게 기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나.

 

 


일단 개성공단의 현실을 알아야 한다. 개성공단에 입주하면 업체는 처음 3~5년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 북한 노동자의 임금은 싸지만 이들은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에 따라 일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기업이나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이 없다. 때문에 교육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또 남한 업체에 배치 받은 북한 노동자들은 남한에 대한 경계심과 잠재적 적대감이 있다. 때문에 말도 안 듣고 불량품도 많고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계약처 쪽에 기한을 지키지 못하거나 물량을 맞추지 못하면 패널티를 물어야 한다. 초반 적자가 불가피한 이유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부분은 안정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공단 전체가 중단돼버리면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기업활동을 멈출 순 없다. 이미 계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해외에 다른 공단을 물색하든, 국내에서 더 비싼 비용을 들이든 계약된 물량을 생산해야 한다.

 

 


개성공단 생산품은 베트남이나 대만 등 인건비․원가비가 싼 지역과 경쟁을 한다. 개성공단 생산품은 그게 개성에서 생산됐기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개성공단이 아닌 곳에서 원래대로 생산해낸다는 건 어렵다. 이중 손실을 보는 업체가 많다.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정책 과정에 문제는 없었나. 

 

 


남북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정부에서 매우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한다. 특히 최근 정부 들어 남북 경협 문제와 북한의 핵문제를 연계해 다루는 것은 그리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는 물론이고 이명박 정부까지도 남북 경협과 북한의 핵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다뤘다. 남북 경협은 우리 입장에서도 긍정적이 효과가 크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2013년까지는 핵문제와 별개로 가는 방향이었다. 2013년 공단 중단 사태 이후 여러차례에 걸친 실무회담 끝에 7월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가 구성됐고, 이후 어떤 상황에서도 개성공단은 ‘유지한다’는 기조를 확인한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가 채택됐었다.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핵문제와 개성공단 문제를 직접적으로 연계해버리면서 기존의 정책 기조를 손바닥 뒤집듯 해버렸다.

 

 


특히나 개성공단에 들어가 있는 기업은 공기업도 아닌 민간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에 대해 어떠한 사전 예고나 논의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렇게 해버리는 건 불합리를 넘어 위헌적 요소까지 있다고 본다.

 

 


안 그래도 2008년 이후 개성공단이 잠시 중단되기도 하고 하루 이틀씩 출입금지가 내려지기도 하면서 생산라인이 불안정해지자, 개성공단 입주 기업측과 거래를 끊거나 줄이는 업체가 나오곤 했다. 생산의 연속성이 이어지지 않으니 업체 간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개성공단이 곧 재가동될 것이라고 보나.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이 언젠가 다시 열리리라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다. 지금 정부는 제제에만 몰두하고 있는데, 좀 더 큰 그림으로 남북 경협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남북경협법에 따르면 개별기업의 기업 활동을 중지시킬만한 법률적 근거가 있다. 하지만 이번 개성공단 폐쇄 조치 때 정부는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았다. 그저 ‘우린 아직 미국이나 유럽처럼 선진 법치주의 사회가 아니라 그런가보다’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피해지원을 하고 있다고 생색내지만 나는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단 한 푼의 피해보상금을 받지 못했다. 정부가 제공하는 것은 말 그대로 운영지원 정도며 보험 처리도 내가 가진 개성공장을 담보로 무이자 대출을 해준다는 것에 불과하다. 이조차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자까지 물어야 한다. 피해 업체에 대해 정부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것 역시 법적 근거 없이 일방적 중단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피해보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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