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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장서 소변 봉투에 용변보라?”

공무원 시험장의 용변 인권 문제…정부는 “공정성이 더 중요”

박준용 기자 ㅣ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6.24(Fri) 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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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을 앞둔 요즘 공무원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별 게 아닌 고민이 하나 다가왔다. 누군가 시험 중 용변이 급한 당신에게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막는다면? 그리고 공개된 시험장에서 용변을 보라고 한다면? 그럴 경우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까? 이는 한국 공무원 시험장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2015년 6월 말 ‘경기도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 감독당국(경기도 인사위원회)은 시험시간에 응시자의 화장실 출입을 금지하고, 급한 경우 소변 봉투에 용변을 보도록 하는 지침을 경기도 공무원 시험 감독관들에게 내려보냈다. 지침에 따르면, 남성은 시험장 뒤쪽에서 소변 봉투에 용변을 보고, 여성은 우산으로 가림막을 친 뒤 소변 봉투에 용변을 봐야 했다. 이를 원하지 않고 화장실을 가겠다는 응시자는 ‘시험포기’로 간주하겠다는 게 골자다. 

 

경기도 인사위원회의 지침은 곧장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왔다. 수원시 인권센터는 2015년 7월 “응시자들의 시험시간 중 화장실 이용과 관련한 기존의 인권 침해적 관행 및 제도를 개선하라”는 권고를 했다. 센터는 “최소한 2시간 이상을 극도로 긴장된 상태에서 시험을 치르면서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생리현상을 참아야 한다는 것은 일반인으로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시험의 포기를 감수한 채 화장실을 이용토록 강제하는 것은 오랜 기간 시험을 준비해 온 응시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수원시 인권센터는 또 화장실 사용을 자주 해야 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에게는 더 불합리한 처사라고 설명했다. 2012년 기준 한국의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는 162만 명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토익, 대입수학능력시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현대차그룹 직무적성검사(HMAT)와의 형평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시험들은 모두 감독관 동행 아래 응시자가 시험 중 화장실을 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에만 이런 기준을 세우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예비 공무원들은 여전히 ‘화장실’이라는 사소한 문제가 찝찝하다. 현재 이 문제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공무원시험을 주관하는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는 “공정성이 더 중요하다”며 수원시 인권센터의 권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험 중 화장실 사용 불허는 행복추구권 침해다”
[인터뷰] ‘공무원 시험장 화장실 불허’ 문제 제기한 김주아 수원시 시민인권보호관

공무원 시험장 화장실 불허는 어떤 문제가 있나.

위헌적 요소가 크다. 헌법 제10조에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다. 화장실 사용을 시험 중 제대로 못한다는 것은 인격권, 행복추구권 침해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수원시 인권센터 차원에서 문제제기 했지만 공무원 시험은 모든 지역에 해당되기에 중앙정부에서 해결해야 한다. 

수원인권센터가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수원인권센터는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접한 후 사실을 조사했고, 2015년 9월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문제에 대한 인권위의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인권위는 2015년 10월 국가기술자격시험(기사)에 응시한 박모씨가 시험 중 화장실 사용 불허로 쓰레기통에 용변을 본 뒤 “굴욕감을 느꼈다”며 낸 진정을 받아들인 적이 있다. 지금 상황과 유사하다. 하지만 알려져 있다시피 인권위의 권고는 강제성이 없다. 

관할 당국인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는 어떤 반응인가.

부처들은 응시자가 화장실 갈 때 감독관이 따라가야 하고 그런 부분에서 인건비가 더 든다고 우려한다. 또 부정행위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아예 인권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150분밖에 안되는데 성인이 그것도 못 참느냐’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해결 의지가 없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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