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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MB(이명박 前 대통령) 정조준한다

[단독] 대우조선해양, 차명 물류회사 통해 MB 정부에 로비 의혹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6.06.27(Mon) 13:57:48 | 13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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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검찰의 사정 칼날이 이명박(MB) 정부를 향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에까지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두 기업 모두 MB 정부 시절 수혜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 계열사 10곳을 압수수색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총수 일가와 관련된 3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 단서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의 비밀금고와 장부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수사는 롯데그룹 및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횡령·배임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검찰의 칼날은 기업 비리 이상을 겨누고 있다. 롯데와 관련된 수사가 대대적으로 시작된 만큼 결국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를 완수하기 위해 MB 정부 당시 인허가 과정에서 정치권을 대상으로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포스트 중수부’ 특수단, 첫 타깃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한 수사에 대해서는 대검찰청의 ‘포스트 중앙수사부’라 불리는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이 직접 나섰다. 특수단은 김수남 검찰총장이 부임하면서 만든, 말 그대로 특수수사를 위한 특별 조직이다. 검찰은 지난해 포스코 비리 등 거악(巨惡) 척결을 내건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용두사미에 그쳤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만들어진 조직이 특수단이다. 특수단은 검찰 내부 직제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의 조직으로 직제표를 꾸리며 검찰총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특수통’이라 불리는 김기동 검사장 아래 주영환·한동환 검사가 1·2팀장을 맡고 있으며 검찰 최정예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이런 특수단이 첫 번째 타깃으로 삼은 것이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7조원이 넘는 공적자금과 국책은행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경영에도 관여한 기업이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은 롯데그룹과 달리 사실상 공기업 성격이 짙다. 특수단이 첫 번째 수사로 대우조선해양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의 칼끝은 결국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향하고 있다. 특수단은 6월17일 정준택 휴맥스해운항공 회장을 구속했다. 정 회장은 남 전 사장과 대학 동기로, 남 전 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휴맥스해운항공은 대우조선해양의 물류운송부문 협력사다. 대우조선해양은 남 전 사장 재임 시절인 2006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독점적으로 일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07년 5월 해상화물운송업체인 티피아이메가라인과 10년간 운송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업체는 휴맥스해운항공이 최대주주인 회사다. 또한 남 전 사장은 2009년 10월 자회사 디섹을 통해 부산국제물류(BIDC) 지분 80.2%를 사들였는데, BIDC는 정 회장이 대주주인 업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0년부터 BIDC가 육상과 해상운송 거래를 중간 관리하도록 했으며 100억원 이상의 운송비를 추가 지급했다. 남 전 사장은 차명으로 이 회사 주식 1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이때 조성된 상당수의 비자금이 남 전 사장에게 전해진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 회장은 증거위조교사·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남상태 前 사장 ‘연임 로비’까지 다룰까 

 

남 전 사장에 대한 수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남 전 사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창하 디에스온 대표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남 전 사장은 2006년 2월 이 대표의 장유종합건설을 64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건설 지분 12%를 이 대표에게 주고 관리총괄 전무로 영입했다. 이 대표는 2007년 디에스온을 설립하는데 거의 모든 매출이 대우조선해양건설에서 나왔다. 또한 수백억원의 각종 사업을 독점적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009년 횡령혐의로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대우조선해양과의 거래는 끊임없이 유지됐다. 이때 조성된 비자금 역시 남 전 사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남 전 사장이 퇴임한 후 디에스온과 계열분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5월28일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이 과연 어디로 흘러들어갔을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가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다. 남 전 사장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연임에 성공하며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맡았다. 이때는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시기였다. 이 때문에 남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에 연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강기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0년 “김윤옥 여사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남 사장의 연임을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거액의 사례금이 김 여사 등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연임 로비와 관련해 검찰은 남 전 사장이 부동산·물류 회사를 통해 MB 정권에 로비를 벌인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 사장은 2006년 3월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2007년 18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물류센터를 통해 수십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매년 지급했다는 것이다.

 

남 전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07년 대우조선해양은 S기업과 물류센터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S기업은 아웃소싱 계약 직전인 2007년 상반기에 급히 만들어졌는데, 설립 당시부터 여러 가지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S기업은 물류센터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8200평을 평당 60여만원에 사들였다. 이 자금은 모두 담보대출로 조성됐는데, 당시 대출을 해준 은행은 평당 감정가를 매매가보다 높은 100만원으로 책정해 평당 73만원의 대출을 해줬다. S기업은 이를 통해 부지 매입비와 초기 운영자금을 해결했다.

 

 

“물류 하청업체 통해 MB 정권에 로비”

 

또한 원금과 대출이자는 대우조선해양과 곧바로 체결한 물류센터 아웃소싱으로 해결됐다. 2007년 하반기 대우조선해양은 S기업과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는데, 이때 원가보다 두 배 이상 되는 금액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S기업에 지급한 임대료는 2007년 5억9500만원, 2008년 20억6600만원, 2009년 18억6000만원, 2010년 18억3700만원, 2011년 18억4800만원, 2012년 20억1400만원, 2013년 19억8000만원, 2014년 23억7100만원, 2015년 28억5500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모두 174억2600만원이 지급된 것인데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외주업체 물류비로 지급하고 있는 금액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인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S기업의 물류센터가 위치한 장소를 따져봤을 때 대우조선해양이 임대료 명목으로 터무니없는 돈을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20억원 정도를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상적인 계약이라면 연간 1억원 수준이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S기업의 물류센터가 결국 MB 정부에 비자금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차명기업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기업은 대표를 비롯해 4명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대표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지분이 결국 남 전 사장 또는 MB 정권 실세의 차명주식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남 전 사장은 김윤옥 여사의 남동생 고(故) 김재정씨와 중학교 동창으로 막역한 관계를 맺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전 의원은 “김씨가 2009년 1월26일 남 전 사장과 골프를 하다 뇌출혈로 쓰려져 입원했고 남 전 사장은 김윤옥 여사가 방문하는 날을 미리 알아내 부인과 함께 김 여사를 만났다”며 “남 전 사장의 부인은 김 여사의 둘째언니 남편인 황태섭씨 주선으로 2월 초 청와대 관저에서 김 여사를 만나 남편의 연임 로비를 했다. 이 과정에서 1000달러짜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수표 묶음이 김 여사와 황씨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S기업 외에도 이와 유사하게 운영된 다른 물류센터가 없는지에 대한 조사도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수단이 칼을 빼든 만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특수단은 6월8일 검사와 수사관 등 150여 명의 대대적인 인원을 동원해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우선 특수단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수조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통해 회사의 부실을 은폐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외부 감사를 맡아온 안진회계법인이 연루된 정황도 나타나 향후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밝혀진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규모는 5조원에 이르고 있다. 감사원은 6월15일 대우조선해양이 2013년부터 2년간 40여 개의 해양플랜트 사업을 진행하면서 1조5000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수단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김아무개씨를 조사하면서 분식회계 규모가 감사원의 조사 결과보다 훨씬 큰 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으로부터 2조4000억원의 대출을 받는 등 총 5조6000억원의 금융 지원을 받았다. 특수단은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를 통해 부실을 숨기고 대출을 받았는지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을 받아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경영 부실 은폐 의혹 등이 제기된 대우조선해양을 정조준하고 첫 수사를 시작했다.

 

MB 정권 수사가 핵심

 

대우조선해양이 검찰의 수사를 받은 것은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특수단에 소속된 검사와도 인연이 깊다. 특수단장인 김기동 검사장은 2009년 대우조선해양 납품비리 의혹을 수사한 바 있다. 주영환 특수단 1팀장 역시 2010년 대우조선해양 관련 수사를 진행하면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천 회장은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때도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이 제기됐지만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지는 않았다. 당시 남 전 사장의 부인이 이창하 대표에게서 수천만원의 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지만 이 역시 기소되지 않았다. 현재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에 집중하면서 MB 정권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2015년 4조2000억원 추가 지원은 청와대 서별관회의의 결정이라고 폭로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라 정·관계에 대한 수사를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야당에서는 이미 서별관회의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공조를 마친 상태다.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 역시 결국에는 MB 정권을 향할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은 MB 정권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2롯데월드는 성남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의 안전문제가 걸림돌이었지만 MB 정부는 비행기 이착륙 각도를 변경하면서까지 허가를 내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0년 호텔롯데의 AK글로벌 면세점 인수를 독과점 논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조건 없이 승인했다. 롯데가 2012년 맥주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도 MB 정부가 저장시설 기준을 1850kL에서 100kL 이상으로 완화했기 때문이다.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도 MB 정부에 대한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를 통해 레임덕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이제 공은 검찰에 넘어갔다. 지난해 포스코 수사 당시 ‘빈 수레만 요란’ 했던 검찰이 특수단을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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