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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리더십] 오스만제국 600년 초석을 놓다

오스만 1세, 몽골에 패망한 이슬람 재건

김경준 딜로이트 안진 경영연구원장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7.02(Sat) 10:01:27 | 13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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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 1세(1258~1326)는 십자군전쟁의 후유증으로 허약해지고 분열된 이슬람 세력이 몽골에 패망한 공백기에 발흥해 이슬람의 종주국 지위를 확보하고 동부 지중해 지역의 절대강자로 20세기 초반까지 600여 년간 존속했던 오스만제국의 창시자다.

 

610년에 아라비아반도에서 선지자 무함마드가 창시한 이슬람은 급속히 성장해 서쪽으론 이베리아반도에서 동쪽으론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세력권을 형성했다. 창시자 무함마드의 가계라는 정통성을 기반으로 출발해 급속히 확장한 이슬람제국 아바스 왕조(750~1258)는 10세기에 들어와선 노쇠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중국에서 돌궐로 불린 투르크의 부족장 셀주크가 이끄는 일단의 유목민이 볼가강을 넘어 이란 방면으로 남하하면서 이슬람 세계에 등장했다. 셀주크 세력은 이슬람 수니파로 개종하고 페르시아 왕조의 용병을 직업으로 삼아 세력을 키우다가 1038년 셀주크 투르크 왕국을 수립했다. 1064년 아르메니아와 조지아를 정복했고 1068년에는 비잔틴제국의 아나톨리아를 침공해 1071년 만지케르트 전투에서 승리하고 황제 로마누스 4세를 포로로 잡고 소아시아의 맹주로 부상했다. 셀주크 투르크(1038~1194)는 아바스 왕조의 종교적 정통성을 상징하는 칼리프를 인정하고 보호하는 대신 세속통치의 절대 권력을 의미하는 술탄의 칭호를 사용하면서, 과거 정교일치(政敎一致)의 절대 권력자였던 칼리프는 실권 없는 종교적 상징으로 전락했다.

 

셀주크 투르크의 아나톨리아 패권이 확립된 직후인 1096년부터 시작된 200년간의 십자군전쟁에서 지루한 공방전으로 셀주크 세력은 약해지고 분열됐다. 이슬람 세력이 사분오열된 와중에 칭기즈칸의 손자인 훌라구가 이끄는 몽골 군대가 1258년 침공해 바그다드를 점령하면서 그나마 명맥만 유지하던 아바스 왕조는 완전히 소멸한다. 몽골의 훌라구는 이란을 중심으로 일한국을 세웠지만, 왕위계승을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면서 1353년 100년 남짓의 역사를 끝으로 해체된다.

 

기존의 지배자 이슬람제국은 멸망했으나 새로운 지배자인 일한국의 통치력이 확립되지 않은 혼란의 시기에 투르크의 일파 카유족의 오스만이 1281년 24세에 부족장으로 추대됐다. 그의 조상은 비잔틴 영역에서 마르마라해 남쪽의 육지로 둘러싸인 비티니아 지방의 전사였다가, 셀주크 투르크의 분파왕조였던 룸셀주크의 직업군인으로 입지를 다졌고 몽골군 침입 이후 허약해진 룸셀주크를 떠나 정치적 독립을 선택했다. 당시 셀주크 투르크의 붕괴로 구심점을 상실한 투르크 계열 전사들이 수백의 기병을 보유한 강력한 군사조직이었던 오스만이 이끄는 전사 집단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당시 소아시아는 비잔틴제국의 약화, 셀주크 투르크의 몰락, 일한국의 내분으로 정치적 공백기에 있었기 때문에 조직력을 갖춘 오스만의 군대는 급속히 세력을 확장했다. 

 

오스만은 1299년 왕국 수립을 선언하고 수도를 고향인 소구트로 삼아 오스만 1세로 즉위했다. 건국 이후 오스만은 소아시아의 전통적 강자인 비잔틴제국의 수도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우회 포위하는 전략을 택해 수도 주변의 핵심 거점에 대한 공략을 지속했다. 외부의 적으로 투르크 내부의 통합성을 높이면서 영토정복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군사적 행동을 보상하는 일석이조의 정책을 펼친 오스만에 비잔틴제국은 공략의 대상이자 이익의 원천이었고, 내부 지배체제를 강화하는 명분의 기반이었다. 오스만 1세는 1326년 비잔틴 세력의 소아시아 거점인 부르사(Bursa)를 정복하던 중 갑자기 사망했으나, 부르사가 부친의 유지를 받든 아들 오르한 1세에게 함락되면서 아나톨리아 전역을 석권했다. 오스만 1세가 세상을 떠난 부르사에는 그의 무덤이 만들어졌고 오스만제국의 두 번째 수도가 됐다. 오스만을 이은 후계자들은 비잔틴에 대한 공격을 계속해 15세기 초반까지 세르비아·우크라이나·불가리아에 이어 그리스까지 점령했다. 과거 소아시아·발칸·그리스·북아프리카에 이르는 광대한 권역을 통치했던 동로마제국의 후예 비잔틴제국은 오스만 세력에게 밀려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영토로 하는 일종의 도시국가로 전락했다. 이후 1453년 오스만제국의 메메드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면서 비잔틴제국은 기원전 753년 로마 건국 이후 2300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콘스탄티노플은 이스탄불로 도시명을 변경해 오스만제국의 세 번째 수도가 됐다. 오스만이 세운 제국은 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패망하는 1922년까지 600여 년간 유지됐다.

 

 

서유럽 국가들, 동양 가는 바닷길 찾아 나서다

 

서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이어주는 길목을 차지한 오스만제국은 지역적 위치를 이용해 경제적으로 큰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이는 지리적 이점 이외에도 상거래에 종사하는 상인들에게 각자의 종교를 허용하고 법적 유연성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물론 유대인들에게도 공동체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선 최소한으로 관여했고, 오스만제국 지배자인 술탄의 종주권을 인정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한에선 각 민족별 공동체 내부 지도자들의 권위를 인정했다. 오스만제국은 이슬람을 국교로 삼았지만 다민족 다문화의 광대한 영역을 통치하는 데 필요한 유연성을 법과 관습의 조합에서 찾았다. 오스만 왕조는 외국인들에게 자신들의 법에 따라 판결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고, 여기에서 오늘날에도 외국 상인과 외교관들에게 적용되는 ‘치외법권’이 유래했다. 영토로 편입된 발칸과 그리스에서 오스만 법률은 세르비아인, 그리스인, 개신교 기독교도들에게도 사회·종교적 권리를 인정해줬다. 이러한 배경에서 15세기 가톨릭의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이 득세하던 에스파니아의 종교재판에서 추방당한 유대인조차 오스만제국에서 새로운 근거지를 인정받고 권리를 보호받으면서 상거래를 계속할 수 있었다.

 

1453년 비잔틴의 멸망은 반세기 후 세계사의 방향을 바꾸는 변수로 작용했다. 동부 지중해를 장악하고 동서양 중개무역에서 이익을 얻던 오스만제국은 상거래를 장려했으나, 서유럽의 기독교 국가들은 과거 기독교 세력권이었던 콘스탄티노플이 존재할 때보다는 장애물이 많다고 느끼면서 동양으로 가는 바닷길을 찾는 계기가 됐다. 신생국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나가는 인도항로, 에스파니아의 대서양 횡단을 통한 신대륙 발견 등이 오스만제국이 성립하고 비잔틴제국을 멸망시키면서 촉발된 세계사적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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