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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나쁘게 만든 대가' 국민 1인당 한 해 200만원

한국의 대기오염 사회적 비용 年 104조원 OECD “2060년엔 30조원 피해 전망”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6.07.08(Fri) 18:02:50 | 13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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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관계자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초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허공으로 연간 100조원 이상의 돈을 날려 보내야 한다면 어떻겠는가. 실제, 공기를 나쁘게 만든 대가로 연간 104조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광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대기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2013~15년 각 오염물질별 사회적 비용을 산출하고 여기에 인구수·소득수준·자동차 보급 대수 등 한국의 환경적 특수성까지 반영해 사회적 비용을 추정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산출한 오염물질별 사회적 비용을 보면, 현재 대도시를 기준으로 1kg당 초미세먼지의 사회적 비용은 약 45만원이다. 질소산화물(NOx)은 약 4만원,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은 2825원, 황산화물(SOx)은 약 3만원, 일산화탄소(CO)는 약 2만원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공개한 2013년 오염물질별 배출량은 초미세먼지 7만6802톤, NOx 109만614톤, VOC 91만3573톤, SOx 40만4660톤, CO 69만6682톤이다.

 

톤을 kg으로 환산하고, 물질별 사회적 비용을 곱하고, 한국의 특수성을 적용하는 등 복잡한 계산을 거치면, 약 104조원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나쁜 공기질 때문에 우리 국민 한 명은 연간 약 200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강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사회가 대기오염으로 부담하는 사회적 비용은 약 104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수치에는 포함되지 않은 다른 오염물질도 많이 있으므로 실제 사회적 비용은 더 크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15년 만에 사회적 부담 2배 껑충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2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7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수치(300만 명)보다 2배 이상 많다. WHO는 질병을 일으켜 사회적 부담을 가장 많이 주는 환경적 요인으로 대기오염을 꼽은 바 있다. 또 산업체 피해까지 포함하면 대기오염에 대한 사회적 비용은 더 증가한다. 반도체·항공기 등 정밀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공기정화기를 가동해야 하고, 도장 작업을 하지 못하므로 선박과 자동차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시계(視界)가 나빠 항공기 운항도 쉽지 않다. 유통업계나 레저업계 매출도 10~2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강광규 연구위원은 2002년에도 대기오염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추정했다. 당시에는 약 45조원이라는 수치를 제시한 바 있다. UNEP와 KAIST 등의 오염물질별 사회적 비용과 환경부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자료를 종합했다. 미세먼지는 6조~18조원, NOx는 5조~14조원, SOx는 8조~10조원, VOC는 7조~10조원, CO는 6조~8조원 등이다. 이를 합하면 최소 31조6000억원에서 최고 59조5000원으로, 평균 45조5000억원이 나온다. 국민 1인당 67만~127만원(평균 약 97만원)을 부담하는 셈이다. 인체 피해, 노동생산성 및 농어업 생산성 감소, 구조물 부식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여기에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사회적 비용을 더하면 연간 손실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한편, 경기개발연구원은 2003년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권(서울·인천·경기)만 따로 떼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계산했더니 약 10조원이라는 금액이 산출됐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오염 피해를 위한 사회적 비용의 4분의 1은 수도권의 몫인 셈이다. 강 연구위원은 “당시 유럽 계상 방식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국내 자동차 보급 대수, 인구밀도, 소득 등 한국 실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새로 한국의 환경을 토대로 추산했더니 15년 만에 사회적 비용이 두 배 증가한 셈이 됐고, 대기오염을 해결하지 않으면 그 증가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 “2060년 한국 GDP의 0.63% 피해”

 

OECD는 대기오염에 대한 사회적 손실로 한국이 약 40년 후 연간 약 30조원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6월9일 발표한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에서 2060년 대기오염에 따른 의료비용 급증과 노동생산성 저하 등 경제적 피해 규모가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1%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연간 약 2조6000억 달러(약 3000조원)에 이른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의 피해 규모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2060년 한국의 GDP 대비 손실 규모는 0.63%로 미국(0.21%)이나 일본(0.42%), EU 주요 4개국(0.11%)을 크게 앞질렀다. 사이먼 업턴 OECD 환경국장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대기오염으로 향후 40년 동안 벌어질 수명 단축 현상은 끔찍하다”며 대기오염 저감을 위해 당장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OECD의 장기 전망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GDP는 현재 1조7484억 달러에서 2060년 4조1431억 달러(약 4900조원)로 늘어난다. 이 수치의 0.63%에 해당하는 약 30조원이 40년 후 한국이 대기오염으로 부담해야 하는 ‘미래의 빚’인 셈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내 인구는 5100만 명이다. 이 인구는 2030년 5200만 명으로 최고점에 도달한 뒤 점차 줄어들고, 2060년 4400만 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30조원)은 국민 1인당 약 68만원이고, 3인 가족으로 따지면 200만원 이상이 된다. 

 

 

한국 2060년 조기 사망자 수 세계 1위

 

이와 같은 부끄러운 전망이 나온 배경에는 ‘조기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가 있다. OECD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의 조기 사망률이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60년 100만 명당 조기 사망자가 1109명으로 증가해 34개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한국이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2010년 현재 100만 명당 조기 사망자 수는 359명으로 일본(468명)이나 EU 주요 4개국인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412명)보다 낮다. 미국(307명), EU 주요 4개국(340명), 캐나다(300명) 등 OECD 주요국의 2060년 조기 사망자 수는 현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그 수가 2060년 각각 95명에 그쳐 조기 사망률이 한국의 8.6%에 불과할 전망이다. 2060년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0년(300만 명)보다 3배가량 늘어난 연간 900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약 40년 뒤 조기 사망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나라로는 한국 외에 인도와 중국도 꼽혔다. 2060년 중국의 조기 사망자는 2052명으로 현재(662명)의 3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인도는 현재(508명)의 4배로 늘어난 2039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인도와 중국은 OECD 비(非)회원국이다. OECD는 2060년 국가별로 조기 사망자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에 대해 “미국과 서유럽 국가는 청정에너지와 저공해 교통수단 사용으로 조기 사망률이 낮아지지만, 인도·중국·한국은 인구 집중과 도시화로 경유 차량·공장·대형건물 냉난방 등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기 사망이 늘어난다는 것은 질병이 증가하고 그만큼 노동생산성도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는 우리 사회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 된다. 이미 미세먼지는 질병을 일으키고 사망에 이르게 하는 환경적 요인 1위가 됐다. 강 연구위원은 “사회적 부담이 수백조원이 나오는 것은 숨 쉬는 공기를 당장 깨끗하게 만들지 못하면 미래에는 숨을 헐떡이게 된다는 자연의 경고”라고 강조했다.   

 

 

호흡기 질환자 1인당 376만원 부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우리 국민이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사례를 분석했다. 2013년 기준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건수는 2만6705건이고,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약 421억원이다. 진료를 받아 완치될 때까지 드는 비용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병원에 가는 교통비(약 49억원), 간병비(약 104억원), 생산성 손실(약 339억원)까지 포함한 사회적 비용은 약 913억원에 달한다. 1인당 약 376만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진료비 192만원(보험 158만원+본인부담금 34만원)에 교통비 18만원, 간병비 39만원, 생산성 손실 127만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배현주 부연구위원은 “대기오염을 포함한 모든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호흡기 질환의 진료비이며 약값은 제외한 수치”라며 “전체 비용 중 의료비 비중은 51%, 생산성 손실 비용이 33%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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