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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흑인 부당 대우’ 34%만 인정한 백인, 73%가 인정한 흑인

통계로 보는 미국의 흑백 인종 갈등

김경민 기자 ㅣ kkim@sisapress.com | 승인 2016.07.12(Tue) 14: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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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의 미국은 ‘인종갈등’ 문제로 떠들썩하다. 루이지애나․미네소타․텍사스 주에서 연이어 발생한 사고들로 인해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과 더불어 인종 간 갈등 문제가 재점화된 것이다.

때 아닌 인종갈등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7월5일 새벽 루이지애나 주 한 편의점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이날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은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2명의 경찰은 스털링이 손님을 총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중 한 명이 스털링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여러 발의 총을 쐈고 스털링은 즉사했다. 이 사건은 마침 현장을 지나가던 행인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다음날인 7월6일 밤 미네소타 주 미네아폴리스에서는 또 다른 흑인이 백인 경관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흑인 남성 필랜드 캐스틸은 운전 중 경찰의 검문을 받았고 경찰의 지시에 따라 신분증을 꺼내던 중 네 발의 총을 맞고 숨졌다. 캐스틸은 총을 가지고 있었으나 사고 당시 총을 꺼내거나 총을 사용하려는 몸짓은 하지 않았다. 당시의 상황은 캐스틸의 차에 동승하고 있던 그의 여자친구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SNS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 두 사건은 흑인 사회는 물론 인권․시민단체를 격앙케 했다. 미국 전역이 떠들썩해졌고 곳곳에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피켓을 앞세운 가두시위가 이뤄졌다.

이 같은 움직임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7월7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 총기 살인’이었다. 백인 경찰의 과잉 공권력 사용에 앙심을 품은 예비역 육군 장병 출신인 흑인 마이카 제이비어 존슨이 매복하고 있다 경찰을 조준 사격했다.‘백인’ 그리고 ‘공권력’에 대한 앙심이 표면화되는 순간이었다. 이 사건으로 경찰 5명이 살해됐다. 2001년 9·11 이후 사상 최대의 경찰관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존슨은 경찰이 투입한 ‘폭탄 로봇’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다.

미국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흑백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이는 2년 전 미국 사회를 휩쓸었던 흑백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2014년 7월 뉴욕에서 에릭 가너가 백인 경찰에 목이 졸려 죽고, 한 달 뒤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격에 사망한 뒤 겪었던 양상과 흡사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백인에 대한 흑인의 의도적 공격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집단과 문화가 뒤섞인 미국 사회는 마치 ‘용광로 같다’고 해서 ‘멜팅 팟(melting pot)’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다양한 인종이 섞여 지내며 갈등과 화합의 역사를 걸어왔다.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미국이다. 약 3억 명 이상의 인구를 자랑하는 미국, 그 가운데서도 백인은 인구의 대다수(62.6%)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인 가운데 흑인은 세 번째로 많은 인종이다. 2014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3.2%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흑인보다 많은 인종은 히스패닉계열(17%)이다.  

 


1963년 유명한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의 “나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 이후 2009년 흑인 대통령이 등장하기까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유색 인종의 인권 역시 비약적으로 개선돼왔다. 하지만 미국 내 백인과 흑인 사이의 인종 갈등, 그리고 사회적 처우에 대한 불평등 인식은 여전히 격차를 보이고 있다. 2년 전에 발생한, 그리고 이번 7월 초에 발생한 사건을 두고 표면적으로 봉합돼있던 인종갈등이 곪을 대로 곪아 터져 나오는 것이라 보는 이유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이 갤럽US는 인종 간 관계에 대해 여론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2015년 갤럽US는 ‘흑인과 백인의 관계 개선 여부’에 대해 질문했는데 조사에 참여한 흑인 70%, 백인 79%가 ‘개선됐다’고 답했다.  

 

 

 

‘미국 사회가 흑인을 어떻게 대하는 것 같나’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응답이 나왔을까. 백인의 53%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답했다. 반면 흑인이 ‘만족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2년 전 같은 조사 때는 백인의 67%, 흑인의 47%가 ‘만족스럽다’고 답했으니 과거보다 오히려 양 쪽 모두 감소했다. 

 

 


흑인들은 여전히 그들의 사회적 처우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흑인에 대한 사회적 처우에 만족하냐는 질문에는 흑인의 47%, 백인의 67%가 ‘만족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두 인종 간의 인식 격차는 상당히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흑인들은 백인과의 관계에 대체로 긍정적인 생각을 보이고 있었다. ‘미국 내 흑인과 백인과의 관계가 좋은가’를 묻는 질문에는 흑인의 51%, 백인의 45%가 ‘좋다’고 답했다. 2년 전 조사보다는 다소 하락한 수치였다. 2013년 갤럽US 조사에서는 조사대상 흑인의 3분의 2가 백인과 흑인의 관계가 ‘좋은 편(66%)’이라고 답했다. 백인들은 같은 조사에서 72%가 ‘좋은 편’이라고 답했다.  

 

 


경찰과 법치 시스템에 대해서는 인종 간의 생각 차가 꽤 컸다. 2015년 조사에서 ‘경찰이 백인에 비해 흑인을 부당하게 대우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부당하게 대우한다’고 답한 백인은 34%였던 반면 흑인은 무려 73%가 ‘부당하다’고 답했다. ‘부당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백인은 63%, 흑인은 26%였다. 

 

 


하지만 경찰에 대한 흑인 커뮤니티의 ‘신뢰감’은 결코 적지 않은 편이다. 2013년 갤럽US 조사결과를 보면 흑인의 74%가 경찰에 대해 ‘약간의 신뢰가 있다’고 답했고. 백인의 88%가 같은 대답을 했다. 다만 ‘신뢰도가 대단히 깊다’라는 응답률을 놓고 봤을 때 흑인의 대답은 37%로 뚝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응답을 한 백인은 58%로 흑인보다 월등히 높았다.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한 2009년, 흑인들의 낙관론은 정점을 찍었다. 흑인의 39%가 미국에서 그들의 상황이 지난 5년간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2013년 조사에서 이 수치는 26%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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