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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류’ 오타니 쇼헤이 투수야? 타자야?

세계 유일의 투타 겸업 선수, 결국엔 한 포지션 선택해야

김남우 MLB 칼럼리스트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7.15(Fri) 21:46:33 | 13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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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3일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의 오타니 쇼헤이는 8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무실점 호투를 했다. 그리고 타석에서는 1번 타자로 나와 홈런을 포함해 총 4번 출루에 성공했다. 7월3일 기준 오타니의 성적은 8승 4패 평균자책점 1.90이다. 그리고 타자로 0.339의 타율과 10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양대 리그(센트럴리그·퍼시픽리그)를 통틀어서 평균자책점 4위, 탈삼진 2위다. 그리고 규정타석을 채웠다고 가정하면 장타율 2위, 출루율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렇게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선수를 최근에 ‘이도류(二刀流)’라 부른다. 영어로는 ‘Two Way Player’라고 말한다.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선수는 주로 아마추어 야구에서 볼 수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들다. 물론 메이저리그의 내셔널리그나 NPB의 센트럴리그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선다. 하지만 그런 투수들은 ‘이도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현재 전 세계 프로야구 선수 중에 ‘이도류’에 해당하는 선수는 사실상 오타니 한 명뿐이다.

 

 


김성한 ‘10승-10홈런-10도루’ 진기록

 


100년이 훌쩍 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선수는 흔하지 않다. 투타를 모두 겸한 선수들 대부분은 19세기에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20세기 들어서는 몇 명 없는데 투수와 타자 양쪽에서 모두 이름을 날린 선수로는 베이브 루스가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루스는 투수로 94승 46패 2.2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당대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그런데 루스의 경우에는 투수로 활약하다 훗날 타자로 전향한 케이스로, 투수와 타자를 함께 겸하지는 않았다. 투수로 등판하는 날에만 타석에 들어섰고 가끔 대타로 나섰을 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 선수는 1914년 닥 크랜달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당시 신생팀이었던 세인트루이스 테리어스에서 활약한 크랜달은 1914년 196이닝 13승 9패 3.54의 성적을 남겼으며, 타자로는 341타석에서 0.309의 타율과 0.429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한 바 있다. 크랜달은 투수 등판이 없는 날에는 주로 2루수로 경기에 출장했다. 그를 끝으로 메이저리그에는 한 시즌에 300타석 이상 타석에 들어선 투수는 사라졌다.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일본에서도 메이저리그와 마찬가지로 투타 겸업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전쟁 시기였던 1937년 가게우라 마사루와 1946년 후지무라 후미오가 투수와 타자를 겸한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모두 오사카 타이거스(現 한신 타이거스)의 창단 멤버였다. 가게우라는 1937년에 투수로 137.2이닝을 던지며 1.0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0.306의 타율과 78타점을 기록했다. 후지무라는 1946년에 투수로 107이닝 2.44의 평균자책점, 타자로 0.323의 타율과 69타점을 올리는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NPB에서는 이들 이후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는 지금의 오타니뿐이다.


우리나라에도 프로야구에서 투타를 겸한 선수가 있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해태 타이거스의 김성한이다. 김성한은 10승 2.88의 평균자책점과 타율 0.305 13홈런 69타점 10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10승-10홈런-10도루’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긴 김성한은 그해 타점왕까지 차지했으며 총 4시즌에 걸쳐서 투수로 등판했다. 김성한 이후에 심재학이 투수로 잠시 전향한 적이 있으나 두 포지션을 함께 뛴 것은 아니다. 엄밀히 따지면 심재학은 투수와 타자를 겸한 ‘이도류’는 아닌 셈이다.


이처럼 한·미·일 야구를 통틀어도 투수와 타자를 겸한 선수들은 대부분이 리그 초창기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에 비해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시절이다. 물론 투수와 타자를 겸한 선수들은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재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두 포지션에서 뛰었다기보다는 부족한 선수 때문에 두 포지션을 겸했다고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이도류’ 닥 크랜달은 세인트루이스 테리어스의 창단 멤버였으며, 일본의 두 선수도 오사카 타이거스의 창단 멤버였다. 김성한 또한 마찬가지다. 해태 타이거스의 경우에는 창단 당시 선수단을 20명으로 꾸렸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투수와 타자를 모두 겸하는 선수는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오타니 쇼헤이는 어떻게 투타를 겸하고 있는 것일까.

 


오타니 ‘20승-20홈런’ 도전


오타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계획했다. 실제로 그를 영입하고자 했던 구단들도 있었다. 오타니는 NPB 드래프트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자 본인을 지명하지 말 것을 각 구단에 당부했으나 닛폰햄이 오타니를 지명했다. 닛폰햄은 오타니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를 설득했으며, 계약 과정에서 투수와 타자를 모두 시켜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오타니는 팀의 보호 아래 투수와 타자를 겸하게 된 것이다. 이미 2014년에 11승과 10홈런을 기록하면서 NPB 최초로 10승-10홈런이라는 기록을 세운 오타니는 2년 만에 20승-20홈런에 도전하고 있다. 닛폰햄은 오타니를 위해서 6일 휴식의 선발 등판 간격을 정확히 지켜주고 있으며, 선발로 등판하기 전 이틀과 등판한 다음 날은 타자로 나서지 않고 있다. 주 1회 선발 등판과 타자로는 정확히 주 3회 출장을 지켜주는 것이다. 투타 겸업을 계약 조건에 넣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기용법이다.


아마추어에서는 투수를 하는 선수가 대부분 타석에서도 강한 경우가 많다. 아마추어 팀이 프로보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것도 있지만, 그 당시에는 운동신경이 가장 좋은 선수가 대부분 투수를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와 이대호는 모두 투수로 활약했으며, 우리나라 역대 홈런 1위인 이승엽 또한 투수 출신이다. 메이저리그 3000안타 달성을 앞두고 있는 스즈키 이치로도 고교 시절에는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아마추어에서 거르고 걸러진 선수들이 올라와서 뛴다. 투수와 타자에서 모두 욕심을 냈다가는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수 있다. 그리고 프로구단이 많은 돈을 들여 영입한 신인 선수를 양쪽에서 모두 키우는 경우는 없다. 어느 한쪽의 재능만을 키우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NC 다이노스의 나성범은 투수로 입단했으나 결국 타자로 전향했고, 고교 시절 타자로 미국에 건너간 봉중근은 마이너리그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결국 구단은 더 가능성이 보이는 포지션에 투자하는 셈이다. 오타니도 계약 당시 그런 조건만 없었다면 투수 또는 타자 둘 중 한 포지션은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현대 야구에서 더 이상은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 투타 겸업. 심지어 양쪽에서 모두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화 같은 일을 우리는 목격 중이다. 오타니와 닛폰햄의 특이한 계약 조건으로 인해 우리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유형의 선수를 보고 있다. 몇 년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될 오타니는 과연 투수와 타자 중 어느 포지션을 선택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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