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은 쓴 경험을 견딘 끝에 맛보는 달콤한 열매”
  • 조철 문화 칼럼니스트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7.22 10:37
  • 호수 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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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졌다면, 일어나라!》로 한국 젊은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전하는 니토리 아키오 회장

“인생은 모험이다. 앞으로도 나는 일을 전부로 알고 살면서 모험심을 불태울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데 중요한 것은 ‘꿈과 비전’이다. 그리고 남자든 여자든 동시에 갖춰야 할 것은 ‘애교와 배짱’이다. 물론 이런 특성은 성격상 타고나는 면이 강하다. 하지만 얼마든지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애교는 항상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자 하는 서비스 정신에서 나온다. 곤란한 상황일수록 리더에겐 애교와 배짱이 필요하다.”

 


일본의 이케아라 불리는 가구회사 ‘니토리’의 창업자 니토리 아키오(似鳥昭雄) 회장이 《넘어졌다면, 일어나라!》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니토리 회장은 가구와 생활용품의 원가를 탁월하게 낮춰 질 좋은 제품을 싼값에 공급하고, 일본 최초로 ‘홈퍼니싱(home furnishing)’ 개념을 도입한 혁신가로 유명하다.

 

 

니토리 아키오 지음
서울문화사 펴냄
388쪽
1만5800원

 

 

“나쁜 결정보다 더 나쁜 건 아무 결정도 않는 것”

 


니토리 회장은 1944년 사할린에서 출생했다. 1964년 삿포로(札晃) 단기대학 졸업 후 홋카이가쿠엔(北海學園)대학 경제학부에 편입해 1966년 졸업했다. 1967년 니토리 가구 1호점을 내며 사업을 시작했고, 1972년 미국 가구 산업 시찰 투어에 참가하면서 사업의 큰 비전을 찾게 됐다. 니토리홀딩스는 2015년 연매출 4000억 엔을 돌파했고, 대만·중국·미국 등으로 진출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43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 현재, 29기 연속 매출·이익 증가를 달성하며 성장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니토리 회장의 일생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그는 학교에서 꼴찌와 왕따를 도맡아 하는 아이였다. 집에서는 어머니가 파는 암거래 쌀을 배달하기 위해 밤새도록 발이 닿지 않는 커다란 자전거를 타는 연습을 해야 했으며, 사흘이 멀다 하고 매를 맞았다. 성인이 된 후에도 맹장 수술을 하고 회복도 안 된 아들에게 중노동을 시키는 가난한 부모가 싫어서 가출을 감행했다. 가출 후 광고회사 영업사원으로 취직했지만 실적이 없어서 6개월 만에 해고당했다. 우여곡절 끝에 회사를 차린 후에도 직원에게 사기를 당하고 새로 연 점포가 개점 당일 폭설로 무너지는 등 그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자기 이름조차 못 쓰는 열등생이었던 내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지금도 나는 애주가에다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야무지지 못하고 칠칠치 못한 성격도 변함없다. 어쩌면 무엇 하나 잘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힘을 빌려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아내로부터 ‘당신은 사람들이 보통 할 수 있는 것은 못하지만,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은 해내는군요’라고 놀림을 받기도 한다.” 일본도, 그리고 한국도 요즘 경기가 나쁘고 취업도 힘들다. 되는 일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시절이다.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푸념하는 젊은이가 많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시대에 니토리 회장은 시대를 불문하고 인생은 원래 거친 시련의 연속이라고 강조한다. 어려운 일을 향해 덤비는 도전 정신으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니토리가 작은 가구점에서, 오늘날 일본 최고의 가구회사가 되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시련을 도전 정신 하나로 이겨내 왔다. 넉넉한 자본이나 스마트한 두뇌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면서 스스로 길을 개척한 것이다. 그는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용기를 내서 도전하라고 격려한다.

 

 

“단점을 고치기보다 장점을 키워야 발전”

 

 


“니토리 1호점을 개업한 1967년, 당시 나는 낯선 사람 앞에만 가면 얼굴이 붉어지고 말을 더듬어서 고객을 상대할 수 없었다. 다행히 갓 시집온 아내 모모요가 판매에 능했기 때문에 나는 물건을 사들이고 유통하는 데 전념할 수 있었다. 만일 내가 판매에 능했다면, 니토리 가구는 그저 장사 잘되는 가게 정도로 그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점은 오히려 기뻐하고 장점이 없다면 슬퍼하라’가 내 신조였기 때문에, 고객 접대에 미숙하다는 단점에 연연하지 않고 물품 조달이나 유통에 능한 장점을 살려서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니토리 회장의 모토는 ‘단점을 고치기보다는 장점을 키워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객을 상대하는 일은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자신은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구 공급처를 찾아서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에 집중했다. 이것이 바로 니토리 회장 특유의 ‘단점으로 행운을 부르는 기술’이다. 

 

 


또, 니토리 회장은 새로운 시도나 투자를 할 때,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거나 신중을 기하기보다는 일단 되는 대로 부딪치고 본다. 되는 대로 부딪치면 당연히 실패하지만, 그 시행착오가 쌓여서 니토리의 저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교섭이란 거절당한 순간부터 시작되는 법이다. 대부분은 3번 거절당하면 포기하고 만다. 하지만 나는 4번째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성공하려면 좀 더 끈덕지게 버틸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애교와 집념이 중요하다. 이것은 암거래 쌀을 팔 때 어머니로부터 배운 교훈이다.”

 

 


니토리 회장은 무슨 일을 하든 타성에 젖어 사고가 정지되는 것이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말한다. 《넘어졌다면, 일어나라!》의 원제목으로 ‘행운은 만드는 것이다’를 정한 것도 그런 뜻에서다. “사람들은 사업에서 실패하거나 하는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나는 운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운은 중요하다. 나 자신도 지금까지 니토리를 키운 것은 80%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찾아오지 않는다. 행운이란 그때까지 쌓아온 인간관계, 실패와 좌절, 리스크를 무릅쓴 과감한 도전 등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다. 또 오랫동안 진지하게 맵고 쓴 경험을 견디어낸 끝에야 맛볼 수 있는 달콤한 열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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