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지 않는 리우올림픽, 울상 짓는 스폰서 기업들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6.07.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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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혼란∙지카 바이러스 등 난제…올림픽 관심 하락으로 기업 홍보 주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 올해 8월6일 개막되는 리우올림픽에는 전 세계 206개국에서 1만 명이 넘는 선수들이 참가한다. 306개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이 대결하는 모습은 전 세계 방송국을 통해 방영된다. 올림픽 개최국은 이 이벤트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 공식 스폰서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올림픽 마케팅으로 전 세계에 기업 이미지를 홍보하며 막대한 가치의 홍보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고 리우올림픽에 여러 가지 난제들이 생기면서, 스폰서 기업들의 홍보 활동이 얼마나 긍정적일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개최국인 브라질조차 올림픽을 통해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를 걱정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016 리우올림픽을 통해 브라질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인프라구축 등에 그칠 것”이라며 그 외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리우올림픽 개최지인 브라질은 현재 정치적 혼란으로 치안이 불안한 상태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 정지된 상황이라 국가원수가 없는 최초의 올림픽 개최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 국제적인 테러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올림픽 개최국은 테러 위험성이 상존한다.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브라질이 지목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은 감염을 우려해 참가를 꺼리는 일이 많아졌다. 골프나 테니스 종목에 참가할 예정이던 유명 선수들의 출전 포기 선언이 속출한 상태다.  

 

  


과거 많은 관심과 성공적인 개최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스폰서 기업들이 실익을 올리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다.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65개 업체가 스폰서로 참여한 2008 베이징 올림픽은 스폰서 기업들에게 받은 협찬 금액만 9억7000만위안(14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지 ‘21세기 경제보도’의 《2008 올림픽 마케팅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 올림픽 스폰서의 90%가 원하는 홍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KOTRA의 《올림픽 마케팅, 스폰서의 득과 실》 보고서에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존슨앤존슨, 코카콜라 등 일부 기업만이 올림픽 마케팅 효과의 실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후원금으로 지불한 막대한 비용이 가시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마케팅 효과를 누릴 것이 확실시되는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면 올림픽을 통한 홍보 목표 달성 자체가 어렵다는 뜻이다. 

지금은 올림픽과 관련한 홍보 활동이 가장 본격화될 시점이지만 기업들은 관련 마케팅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 자체가 리우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유통∙패션업계 등의 기업에서 마케팅을 시작하고 있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해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곳도 많다고 분석한다. 4년 전 런던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올해는 국가대표팀 선전(善戰)을 기원하는 업체들의 프로모션들이 대거 생략되는 등 홍보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한 기업 마케팅 관계자는 “올림픽에 대한 대중의 관심들이 과거보다 낮아져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 효과도 (그때만큼) 크지 않을 것이다. 공식적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월드와이드) 파트너가 아닌 기업들이 홍보 효과를 보려면 올림픽과 연결된 완성도 높은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스폰서 기업의 등급

 

스폰서 기업들은 크게 월드와이드 파트너, 공식 스폰서, 공식 서포터, 공식 공급사, 공급사 등 5단계로 등급이 나뉜다. 등급에 따라 부여되는 홍보 권한이 다르다. 월드와이드 파트너만이 오륜마크를 모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맹국에서 사용할 수 있고, 올림픽과 관련된 제품을 대회조직위원회에 우선적으로 납품하는 등 공식적인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번 리우올림픽의 월드와이드 파트너 기업은 코카콜라, 삼성전자, 파나소닉, 비자카드, 아디다스, BMW, 맥도날드, 오메가, GE, 다우, P&G 등 11곳이다. 다른 기업들은 공식적인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 올림픽의 분위기 속에 ‘매복’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올림픽과 관련된 TV광고를 하거나, 출전하는 개별 선수를 후원하는 방식 등을 통해 기업 홍보를 하는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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